서예교실

어떻게 시작할 것인가

(1) 재료와 용구의 준비와 활용

서예 활동에서 없어서는 안될 네 가지 필수 용구는 종이, 붓, 먹, 벼루이다. 이 네 가지 용구를 특히 예부터 문방 사보(文房四寶) 또는 문방 사우(文房四友)라 하여 서제의 네 가지 보물로 표현하고 있다.

① 종이[紙] : 서화에 사용되는 종이[紙]를 화선지(畵仙紙)라고 하며 전지 한 장의 크기가 보통 가로 70㎝, 세로 130㎝ 정도이다. 화선지는 먹의 흡수와 먹색의 농도가 투명하게 나타나는 것이 가장 좋으며, 지면이 거칠고 매끄러운 정도에 따라 맛이 다르다. 쓸 때에는 글씨의 크기에 따라 알맞게 접어서 사용하고, 보관할 때에는 건조하고 햇빛이 직접 들지 않는 곳이 무난하다.

② 붓[筆] : 붓은 서화에서 가장 중요한 용구로서 주로 양털을 가지런히 하여 대나무 끝에 끼워 만들었으며 먹을 찍어서 사용한다. 털이 곧고 탄력이 있으며 끝을 펼쳐 보아 가지런한 것이 좋다. 사용할 때에는 호 전체에 먹을 듬뿍 묻혀 쓰고, 다 쓰고 나서는 먹을 깨끗이 씻어 내고 붓걸이에 걸어 바람이 잘 통하는 그늘에 말리는 것이 괜찮다.

③ 먹[墨] : 먹은 재료에 따라 다양하나 가볍고 광택이 나며 오래된 것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갈 때에는 똑바르게 잡은 후 부드럽게 갈아야 발묵이 잘 된다. 사용 후에 습기를 제거하고 서늘한 곳에 보관하도록 한다.

④ 벼루[硯] : 벼루는 먹이 맑게 갈리고 물은 잘 마르지 않는 것이 좋다. 묵은 찌꺼기가 남아 있으면 발묵이 잘 되지 않으므로 글씨를 다 쓴 후에는 벼루를 깨끗이 씻어 보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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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자세(姿勢), 집필(執筆), 운완(運腕)

생동감이 넘치는 글씨를 쓰는 일은 붓을 어떻게 다루느냐에 달려 있다. 따라서 글씨를 보다 효과적이고 합리적으로 쓰기 위해서는 붓을 잘 다루기 위한 규범으로서 자세, 집필, 운필에 대하여 잘 이해해야 한다.

① 자세 : 의자에 앉아 쓰는 자세, 서서 쓰는 자세, 엎드려 쓰는 자세가 있는데, 의자에 앉아 쓰는 경우가 가장 일반적인 방법으로 작품과 글씨의 크기가 그리 크지 않을 경우에 취하는 자세이다.

② 집필 : 쌍구법, 단구법이 있는데, 집필의 요체는 첫째 붓을 세우고[管直], 둘째 손가락을 충실하게 갖는[指實] 데에 있다. 붓을 세우는 이유는 온몸의 힘을 손실이 없이 종이에 모음에 있고, 손가락을 충실히 함은 붓을 몸의 일부분으로 삼고 표현하고자 하는 뜻을 붓에 가장 잘 전달하기 위해서이다.

③ 운완 : 운완이란 글씨를 쓸 때에 팔을 움직이는 자세이다. 현완법, 제완법, 침완법이 있는데, 서예에서는 일반적으로 큰 글씨 쓰기에 유용한 현완법이 가장 무난하다. 특별히 작은 글씨를 쓸 때에는 침완법으로 하고, 제완법은 그 중간이다.

이상의 자세와 집필과 운완은 글씨를 쓰는데 있어서 붓을 보다 효과적으로 사용하기 위한 선행 조건이라 할 수 있다. 실제로 운필을 할 때에는 모필이 지니고 있는 성질을 최대한 살려서 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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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상호

서화용구. 짐승의 털을 추려서 모아 원추형으로 만들어 죽관(竹管) 또는 목축(木軸)에 고정시킨 것으로 호(毫)의 끝을 봉(鋒), 호의 끝부분 반을 전호(前毫), 그 필두(筆頭)까지의 짧은 털은 부호(副毫)라 한다. 털로 된 모필 이외에도 죽필(竹筆) ·고필(藁筆) ·갈필(葛筆) 등 특수한 것이 있다. 호는 주로 토끼털(紫毫라고도 함), 양털을 비롯하여 이리 ·너구리 ·사슴 ·족제비 ·말 ·고양이 ·노루 등의 털과 쥐수염 ·닭털 ·태발(胎髮) 등으로도 붓을 맨다. 털이 부드러운 붓을 유호(柔毫)필, 탄력이 큰 털로 맨 붓을 강호(剛毫)필이라 하고 유호에 강호심(剛毫)을 박은 것을 겸호(兼毫)필이라 한다. 또 털의 길이가 긴 것을 장봉(長鋒), 짧은 것을 단봉(短鋒), 보통의 것을 중봉(中鋒)이라 한다. 토끼의 털은 중추(仲秋) 무렵의 것을 상질로 치고 사슴의 털은 여름 것을 취한다. 필관은 대개 대나무를 쓰지만 나무 ·골각 ·보옥 ·금은 ·도자 등으로 만들기도 한다.
【연혁】 중국에서는 은(殷)시대에 이미 모필로 글자를 썼음이 은허(殷墟)에서 출토된 ‘묵서도편(墨書陶片)’으로 알 수가 있다. 진(秦)나라 사람 몽염(蒙恬)이 붓을 발명하였다고 전하여지지만 그는 예전부터 있어오던 붓을 더욱 기능적으로 개량한 사람인 것으로 보고 있다. 한(漢)나라 시대의 붓은 닝샤성[寧夏省]의 거연(居延)과 낙랑(樂浪)유허에서 실물이 출토되었다. 그것들은 짐승의 털을 거의 가지런히 모아 묶어서 가느다란 대나 나무 끝에 끼워 실로 동여매어 고정시킨 원시적인 것이다. 한나라 때에는 자호(紫毫)가 널리 쓰였으며 진(晉)나라의 왕희지(王羲之)는 유명한 난정서(蘭亭敍)를 쥐수염으로 맨 서수필(鼠鬚筆)로 썼다고 한다. 붓촉이 길어지기 시작한 것은 9세기 무렵부터이며 유공권(柳公權)은 장봉을 즐겨 썼다고 한다.
당나라의 필장(筆匠)으로는 선주(宣州)의 진씨(陣氏), 제갈씨(諸葛氏) 등이 유명하였으며 이 시대부터 붓에 변화가 생기기 시작하여 11세기 중엽에는 무심산탁필(無心散卓筆)이라는 붓이 만들어져 널리 쓰임에 따라 서풍(書風)의 변화를 가져왔다. 엄영(嚴永) ·오무지(吳無至) 등은 무심필을 만들었다. 원(元)시대에는 저장[浙江]의 후저우[湖州]에 빙응과(應科)라는 명장(名匠)이 나타난 이후 후저우는 제필의 본산지가 되어 후이저우[徽州]의 먹과 더불어 ‘호필휘묵(湖筆徽墨)’이라 일컫게 되었다. 18세기에는 양호(羊毫)가 널리 쓰이게 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한국에서는 족제비털로 맨 황모필(黃毛筆)이 유명하다. 그러나 대개는 세필(細筆)로 만들어지고 노루의 겨드랑이털로 맨 장액필(獐腋筆) 또한 모질의 제약 때문에 중필 이상의 큰 붓은 생산되지 않는다.(네이버 백과사전)
권상호
문방사우(文房四友)

문방(文房)이란 문한(文翰 ; 글 짓는 일)을 다루는 곳 즉, 문사(文士)들의 방이란 뜻이다. 문방에 없어서는 안 될 종이(紙),붓(筆),먹(墨),벼루(硯)를 문방의 사우(四友)라 하며 혹은 문방사후(文房四候), 문방사보(文房四寶)라고도 한다. 문방사후란 것은 사우를 의인화하여 각각 벼슬이름을 붙여 준 것이다.

1. 붓(筆)

①붓의 시작

문자가 생기면서부터 모필(毛筆)이 사용되기 전에는 뾰족한 것으로 뼛조각이나 금속 또는 돌에 새겼다. 문헌에 의하면 붓을 처음 만든 사람은 몽염이라는 진(秦)나라 사람으로 보여 진다. 그러나 중국 은대(殷代)에 이미 모필(毛筆)로 쓴 도기의 조각이 발견되는 것으로 봐서 몽염 이전에도 붓의 형태를 지닌 것이 존재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②붓의 재료

붓은 주로 동물의 털이나, 드물게는 수염을 이용한다. 주로 쓰이는 것은 양털, 토끼털, 족제비털 등이 있다. 같은 동물의 털이라도 채취시기와 신체부위에 따라 성질이 다르다. 붓대는 대부분 죽관(竹管)을 사용하지만 옛날에는 금관(金管), 은관(銀管), 상관(象管)도 있었다고 한다.

③붓의 분류

붓의 호(毫)의 굵기에 따라 극대필(極大筆)부터 쥐의 수염4~5개로 만든 미세필(微細筆)까지 종류가 많다. 호의 길이에 따라 서는 장봉(長鋒), 중봉(中鋒), 단봉(短鋒)으로 나누어진다. 호의 강한 정도에 따라서는 강호(剛毫), 겸호(兼毫), 유호(柔毫)로 나눌 수 있는데, 겸호는 강한 털과 부드러운 털의 두 가지 이상의 털을 섞어 만든 것이다.

④좋은 붓

좋은 붓은 네 가지 덕(德)을 갖춘 것이라야 한다. 즉 첨(尖), 제(齊), 원(圓), 건(健)을 말하는데 `첨'이란 붓끝이 날카롭고 흩어지지 않은 것을 말하며, `제'란 굽은 털이 없이 가지런히 정돈되어 있는 것을 말하며, `원'이란 보기에 원만한 모양을 지니고 회전이 잘 되는 것을 말하며, `건'이란 충실한 선이 꾸준히 그어지며 붓의 수명도 긴 것을 의미한다. 덧붙여 붓대는 너무 크지 않은 것이 좋으며 각자가 잡기에 편하면 좋다고 볼 수 있다.


⑤붓의 선택과 손질(보관)

붓을 고를 때는 털을 넓혀 봐서 붓끝이 가지런하고 털끝이 투명한 부분이 많은 것이 질이 좋은 것이다. 물론 앞에서 말한 사덕(四德)도 갖춘 것이 좋겠다. 붓을 처음 사용할 때는 물에 장시간 담가서 풀기를 충분히 제거한 후 쓰도록 한다. 굳은 붓을 먹으로 눌러 부드럽게 하는 것은 붓을 상하게 한다. 붓을 쓰고 난 후 호가 뒤틀리지 않게 잘 빨아 남은 먹물을 완전히 제거하고 통 풍이 잘 되는 곳에 보관하는 것이 좋다.


2.종이(紙)

①종이의 기원

일반적으로 종이의 기원은 B.C.4000년 경 이집트의 나일강변에서 자라는 파피루스(Papyrus)라는 식물을 이용해 만들어 쓴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런데, 우리가 보통 쓰는 종이는 A.D.105년 중국 후한(後漢)의 채륜(蔡倫)이 삼(大麻)등을 원료로 처음 만든 것 이라고 알려져 있었지만, 그 후 전한(前漢)의 한 무덤에서 종이가 출토됨으로써 이것은 사실이 아님이 밝혀졌다. 따라서 채륜은 종이를 개량했던 사람인 것 같다. 중국에서는 종이가 발명되기 이전에, 간(簡:간은 대나무를 혹은 나무 조각을 잘 다듬어서, 표면 에 나무즙으로 필요한 것을 기록하여 그 조각들을 가죽이나 끈으로 연결한 것)과 독(牘)이 많이 사용되었고 붓이 발명되면서부터는 비단도 같이 사용하게 되었다.

②종이의 종류

서화용으로 쓰이는 종이는 크게 나누어 선지계(宣紙系)와 당지계(唐紙系)로 나누어진다. 선지는 지질이 무른 편이며 습기를 흡수하는 성질이 있다. 옥판전(玉版箋), 라문전(羅文箋), 백지(白紙) 등이 선지에 속한다. 당지는 원래 중국제 종이 전반을 가리키는 것이었으나 현재는 죽을 원료로 하는 종이를 지칭하고 있다. 그 종류에는 일번당지(一番唐紙), 이번당지(二番唐紙), 백당지(白唐紙) 등이 있으며 이 외의 가공지로서 납전(蠟箋), 채전(彩箋), 문양전(文樣箋), 주금전(酒金箋), 문당전(文唐箋) 등이 있다. 또 한 청조(淸朝)시대의 종이로서 지금까지 감상의 대상으로 애장되는 고지(古紙)가 있는데 징심당지(澄心唐紙), 방금율산장경지(倣金栗山藏經紙)같은 것이 있다.

③종이의 선택과 보관

서화용 종이로는 다음과 같은 것이 좋다. 거칠지 않고 매끄러우며 앞뒤의 구분이 정확히 되는 것, 흡수, 윤갈(潤渴)이 적당히 되어서 필법이 잘 나타나는 것, 번지지 않고 발색(發色)이 좋고 먹빛이 오랫동안 변하지 않는 것, 너무 얇지 않고 찢어지지 않는 보존성을 지닌 것 등이다. 종이 보관할 때는 습기가 없고 통풍이 잘 되는 곳에 두어서 벌레나 곰팡이로 인해 종이가 파손되지 않게 해야 한다.


3. 벼루(硯)

①벼루의 기원과 재료

벼루가 언제 만들어졌는지 확실한 기록은 없으나 은허(殷墟)에서 발굴된 묵서(墨書)의 흔적으로 미루어 그때 이미 벼루가 있었던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진시황제(秦始皇帝)때<B.C.217>인 것으로 추정되는 원판석연(圓板石硯)이 발견되면서 그것이 현존하는 최고(最古)의 벼루로 알려져 있다. 벼루는 대개 돌로 만들어지지만 와연(瓦硯), 도연(陶硯)도 있고 수정, 비취, 금, 은 등으로 만든 것도 있다. 먹을 가는 부분을 연당(硯堂), 간 먹물이 모이는 곳을 연지(硯池)라고 한다.

②좋은 벼루

좋은 벼루란 한마디로 `마묵(磨墨)과 발묵(發墨)이 잘되고 붓털을 상하게 하지 않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봉망(鋒芒;벼루의 표면에 있는 미세하고 날카로운 줄눈과 같은 것)이 가지런히 꽉 차 있어야 하며 단단함과 강도(强度)도 동시에 지녀야 한다. 벼루의 표면은 매끄럽고 경도가 높은 것이 좋으며 적당히 무거워서 먹을 갈 때 흔들리지 않는 것이 좋다. 또 먹을 가는 촉감이 마치 뜨거운 다리미에 양초를 문지르는 것같이 소리는 들리지 않고 달라붙어 미끄러지는 상태와 같은 벼루가 좋은 벼루라 하겠다.

③벼루의 취급과 보관

오랫동안 벼루에 묵은 먹물은 먹빛을 감소시키고 벼루를 손상케 할 뿐 아니라 붓을 상하게 하므로 벼루 사용 후엔 반드시 깨끗이 닦아 놓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그리고 벼루에 말라붙은 먹은 벼루를 상하게 하며 다음에 쓸 때 먹빛을 상하게 한다. 특히 여름철에는 곰팡이가 날 경우도 있고 붓까지 버리는 경우가 생긴다. 끓인 물로 벼루를 씻지 말고 헝겊이나 종이로 표면을 닦아내는 것도 올바른 취급이 아니다. 또 벼루를 포개서 보관하지 않도록 하며 통풍이 잘 되는 곳에 보관한다.


4.먹(墨)

①먹의 기원

우리가 지금 쓰고 있는 형태와 비슷한 먹은 한대(漢代)에 들어와서 소나무의 그을음으로 처음 만들어졌다.

②먹의 종류

먹은 첫째로 노송(老松)을 태워 나온 그을음에 아교와 기타 약품을 섞어 만든 송연묵(松烟墨)이다. 먹은 그을음의 고운 정도와 아교의 질 등에 따라 좋고 나쁨이 결정되며, 송연묵은 오랜 세월이 지나면 청홍색을 띠는 것이 특색이다. 다음으로 유연묵(油烟墨)이 있는데 이는 식물의 씨를 태워서 만든 것으로 가격이 상당히 비싸 궁궐에서 혹은 고관대작만이 썼다고 한다. 또 양연묵(洋烟墨)인데 카본블랙이나 경유, 등유 등을 써서 만든 것으로 우리나라에서 쓰는 대개의 먹은 바로 이 먹이다. 이 밖에 석각을 하거나 전각을 할 때 쓰이는 주묵(朱墨)이 있다.

③좋은 먹

먹은 부피에 비해 가벼운 것이 좋으며 주묵(朱墨)은 무거운 것이 좋다. 먹의 표면은 매끄럽고 결이 고우며 윤기가 나는 것이 좋다. 오래된 먹은 수분기가 빠져 단단하므로 새로 만든 먹이 좋다. 그리고 광택(光澤)은 먹빛에 따른 필수조건으로서 화려한 윤기가 아니라 침착하고 그윽한 광택이 나는 것이 좋다.

④먹의 사용법

좋은 먹이라도 가는 방법이나 사용법이 좋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 갈 때는 너무 힘을 주어 갈면 안 되는데, 이는 먹의 입자가 거칠어져 쓰기에도 힘들고 먹빛도 안 좋기 때문이다. 가는 것에 대해서는 `마묵여병아 파필여대장부(磨墨如病兒 把筆如大壯夫)'라는 말이 있듯이 천천히 가볍게 둥글게 가는 것을 본령으로 삼는다. 그리고 전날 쓰다가 남은 먹물에 물을 넣어 갈아 쓰는 경우 , 아교질과 탄소(炭素)가 분리되어 먹물이 광택을 잃게 되고 번지게 되므로 쓰다 남은 먹물에 물을 넣어 사용하지 않도록 한다.

* 참고문헌 : [연세대학교 서우회 동아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