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강 서예의 필요성
1. 왜 서예를 하는가?
* 서예는 현대사회의 사회․문화적 삶을 위한 필수적인 활동이다.
현대인은 글쓰기와 글읽기의 동시적 주체로 거듭나고 있다. 서예는 가장 어렵고 불편한 글쓰기 수단인 것만은 사실이나, 그런 만큼 더한 사고의 집중을 가져오고 내용과 형식의 조화를 통한 전신의 전율을 주는 예술은 없다.
* 서예를 통해 우리는 자기 자신을 발견하고, 확장하며, 새롭게 창조할 수 있다.
붓을 잡는 순간 우리는 세계 앞에 철저히 혼자가 된다. 이 고독은 소극적이고 부정적인 고독이 아니라, 적극적이고 창조적인 고독이다. 자신을 끊임없이 발견하고, 확장하며, 새롭게 창조해 나간다. 그 과정에서 자신과 자신의 삶에 대해 진정한 주체가 된다.
* 서예를 통해 우리는 타인과 대화하며, 세계를 깊이 있게 인식하고 해석할 수 있다.
서예는 인간의 본질과 전체성을 회복하는 효과적인 방법이다.
2. 서예를 잘 하는 몇 가지 방법
* 붓과 화선지에 대한 두려움을 떨쳐버려야 한다.
禪에 다음과 같은 말이 있다.
“말할 때는 오로지 말 속으로 들어가라. 걸을 때는 걷는 그 자체가 되어라. 죽을 때는 죽음이 되어라.”
그러므로 붓글씨를 쓸 때는 쓰기만 하라. 열등감과 자책감으로 중무장한 채 자신과 피 흘리는 싸움은 하지 말라.
* 포기하지 말고, 끊임없이 써야 한다.
사람들은 서예가 육체적 노동이라는 사실을 잘 모르고 있다. 서예는 생각하는 행위만으로 이루어지는 일이 아니다. 그것은 시각과 촉각, 후각, 느낌 등 모든 지각능력과 관계하고 있다. 또한 서예는 머리 속으로 떠오르는 생각만으로는 결과물이 생겨나지 않는다. ‘손을 계속 움직여 써 내려가는’ 과정이 반드시 있어야 하나의 작품이 탄생한다.
* 가능한 한 쉽고 정확하게 써야 한다.
서예라고 하면 일반적으로 너무 어렵게 생각한다. 실제 작품을 감상하려 들면 너무 어려운 한문 내용에다가 그것도 알아보기 힘든 서체가 많다. 한글도 고전의 난해한 내용을 진흘림으로 띄어쓰기 없이 써 놓으면 십중팔구 이해하기 힘들다. 가능한 한 알아보기 쉽고 정확하게 시작해야 한다. 형식만 남고 내용을 찾을 길이 없다면 서예의 절반은 놓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