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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서예의 구조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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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정(대구 예술대학교 서예과 교수)
K군 자네 눈에는 보이지 않는가?
유난히 초롱초롱한 눈으로 신입생 환영회에 참석하여 예술혼을 이야기 하면서 새로운 작품세계를 펼쳐보게 라고 다짐하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졸업이 눈앞에 다가와 있지 않은가? 자네 졸업작품 계획안을 보고 나는 심한 좌절감을 느꼈다네. 자네 지금 시대가 어느 때인가? 저 엄청난 빌딩 숲 속에서 어떠한 사람들이 어떤일을 하고 있는지 알기나 하는가? 농경사회를 거쳐 산업사회, 기술사회를 거쳐 숨 가쁜 정보사회의 긴박한 숨을 몰아 쉬고 있는 판국에 자네의 예술계획은 아직도 농경사회의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네. 내용전달의 기능을 버리라는 주문도 아니고, 표현의 바람을 태풍처럼 몰아치라는 주문도 아닌데, 자네의 예술마당, 일일권으로 좁아진 세계의 무대가 눈앞에 보이지 않는가?
아직도 서예의 본질을 이웃 간에 오가는 편지글이나 약방문이나 게시문정도로 보고 있는가?
세계의 미술시장을 직시해 보게. 또 세계의 미술이 어떻게 흘러가고 있는가를 똑똑히 보게. 고전주의, 사실주의, 인상파, 야수파, 하이퍼리얼리즘, 미니멀, 콘셉튜얼, 튜페인팅, 추상회화의 몸부림을 보면서 자네는 무슨 생각이 드는가? 이제는 갈곳이 없다네, 그 강력한 內在力을 지닌 우리 붓의 파워를 마음껏 휘두를 때가 되었다네. 지금 때가 어느 땐데 왕희지보다 더 고와지려 하고 구양순 보다 더 단정해 보려고 가녀린 몸짓을 한단 말인가?
내가 억울하게 생각하는게 뭔 줄 아는가? 천수백년 몸부림쳐서 해온 한국의 서예를 외국인들이 뭐라고 보는지 아는가? 일본 사람 이름은 그래도 넉자나 다섯자로 되어서 일본 것으로 분류할 수 있는데, 우리나라 사람의 이름은 중국과 마찬가지로 석자씩으로 되었어서 같은 중국 상자속에 넣어버리고 만 다네, 구라파나 미국에서 서예전을 하면 한국으로 보낼 작품을 찾아내지 못한다는 말을 듣고, 외국 큐레이터들의 무식을 탓할 수밖에 없다고 하겠는가? 이 짓을 끝내 계속해야 한단 말인가? 그러고도 예술가라고 뻐기고 다닐 수 있단 말인가? 그것이 서예이고 서예의 운명인걸 어떻게 하느냐고 자네 생각이 아직도 그 정도라면 졸업을 보류시키는 도리밖에 없네. 우수한 측에 속하는 자네가 그 정도의 생각에 머물러 있다면 나의 서예교육은 완전히 실패한 셈이네. 수업 시간에 내 말에 곧잘 고개까지 끄덕이곤 했던 자네 아닌가? P군 자네도 K군과 같은 생각인가? 자네는 K군보다 더할지 모르겠네 唐三家, 宋四家와 같은 글씨를 쓰고 싶은데 늘 닮지 않는다고 한탄하지 않았는가? "아닙니다. 선생님. 닮지 않는 것이 제 작가지질 때문이란 걸 근래에 와서 깨달았습니다. 제 기질대로 밀고 나가겠습니다." 자네는 가능성이 있겠구먼 내가 가장 싫어하는 것이 남을 닮는 것 아닌가? 그 생각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우리는 영원히 중국의 종살이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네, 옛날 명가를 닮아야 제대로 공부가 되었다고 생각하는 무지를 하루 빨리 분리시키는 일이
우리 서예를 살리는 길이라네.
이것을 일찍이 알고 실행한 분이 추사 김정희 선생이라네. 중국의 냄새가 다 빠지고 한국적인 힘있는 서예가 우뚝 솟은 셈이지. 그런 작품이라면 외국 큐레이터가 먼저 알아보고 한국상자 속에 귀중하게 모셨을 것이네.
자 그러면 어떻게 하면 추사선생님과 같은 당당한 서예술의 길로 들어설 수 있을 것인가? 하고 질문을 던졌을 때 한 학생이 번쩍 손을 들었다.
대답인즉 "예! 먼저 귀양을 가야합니다." 학생들은 와하고 폭소를 터뜨렸지만, 나는 진지하게 말했습니다. "참으로 똑떨어진 대답입니다. 가끔 마음 열린 가운데 그러한 명답이 나올 수 있습니다. 모든 주변의 유혹을 물리치고 집중해야 한다는 뜻으로 알아듣겠습니다. 목표를 정하고 전심전력을 다해 집중해야 합니다. 지금은 차라리 자료공해 시대라 볼 수 있습니다. 이것 저것 다 좋아보이면 끝내 내것을 찾지가 어렵습니다. 정신적 담금질을 가해야 합니다. 수십차례 담금질을 하면 할수록 名劍이 나온다고 하지 않습니까? 집중해야 합니다. 수없이 실패해야 합니다. 추사선생이 귀양을 가시지 않았다면 이런 경험을 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나는 때로 이런 생각을 합니다. 여러분이 일년 내내 한일자만 긋는다면 크게 깨닫는 기회를 가질 수 있을 터인데. 괜스레 이것저것 많은 수업을 시키는 것이 아닌가 하고, 각기 다른 한일자가 되면서 개성이 뚜렷하게 출발선에서 시작 될 수 있을 것인데. 그러나 부질없는 일이니 그만두기로 합시다. 일년내내 한일자만 긋는 것 보고 부모님이 등록금을 낼 리가 없고 그러다 보면 학교가 문을 닫게 될 형편이니 없던 이야기로 합시다." 그러나 못내 아쉽다는 생각을 지울수가 없다. 이 세상에 단 한번 밖에 그을 수 없는 한일자가 각자의 손에서 탄생할 수 있을 터인데, 왜 저 선이 이 세상에 존재해서 이다지 사람을 아프게 하는지, 방법의 때가 다 벗겨져 버린 저 한일자가 왜 세상에 존재해야하는지의 당위성을 알 수 있을 터인데. 두 번 다시 그을 수 없는 그 선읠 의미를 ,보는 사람의 가슴속에 영원히 살게 해서 서예의 진정한 존재의 의미를 느끼게 할 수 있을 터인데...
예술은 스스로 깨닫는 날부터 터지는 것이네. 바로 서는 것이라네, 지금이라도 늦지 않네, 자네의 손을 떠나버린 한일자가 나온다면 그것 하나로 졸업을 승인하겠네 서예작품 앞에서 서예이상의 것을 느끼게 하지 못하는 것이, 오늘날 한국서예의 가장 큰 불행이라네..
한국서예속에 書神을 살아나게 해서 깊은 '삶의 현재'를 재현하는 것이 시급한 일이라네.
K군, 깊은 삶의 현재가 무엇인가? 짐작하는가? 敎外別傅(교외별부)라는 말이 있다네.
같은 가르침이라도 똑같이 받아들이는 법이 아니네. 자기가 한만큼, 쌓은만큼 받아들인다는 뜻이지 참으로 진지하게 마음을 모으지 않으면 우리 서예가 세계 미술시장에서 귀한 대접을 받지 못한다네, 우리의 서예가 일시적은 진기한 구경거리로 취급되어 서구인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일에 그친다면 불행한 일이 아닐 수 없네. 외국인들이 진실로 아파하고 우리들이 진정한 삶의 목소리에 가슴을 떨게 되었다면, 또 그렇게 되어야 우리 서예의 가치가 인정된다는 뜻이라네, 쉬운 일례로 우리나라의 옛날 도자기가 바로 그러한 성공사례라고 할 수 있겠지. 그 진지한 삶의 현장을 머릿속에 떠올려보게 생활이 예술이고, 예술이 바로 생활이 아닌가? 참으로 죽을힘을 다하여 흙과 함께 아파하고 즐거워하고 슬퍼하지 않았는가? 그렇게 힘들게 만든 그릇들이 구워져 나왔을 때,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다 깨어버리고 겨우 한 두개만을 살리지 않았는가? 그러한 고난과 아픔과 이상을 딛고 남겨진 그릇들이 높은 대우를 받지 않을 수 있겠는가? 세계에서 도자기 하면 한국을 첫째 손가락으로 꼽게 된 이유를 알 수있겠는가? 중국이 영어로 차이나 아닌가? 분명히 중국에서 배운 도자기 기술인데 지금은 중국 도자기보다 더 높은 값을 받게 되었다네, 그냥 높은 값이 아니라, 같은 시대 것으로 수십배 어떤 것은 수백배의 값을 받은 도자기가 있다네. 한국서예는 어떤가?
내가 언젠가 소더비와 크리스티 경매에 나온 옛날 중국 명가의 서예작품이 엄청난 값으로 팔린 것을 소개한 일이 있지 않았는가? 거기에 비하면 우리 서예는 쓰레기 값에 불과한 정도라네, 당연한 귀결이 아닌가? 예술에서는 남을 닮는다는 것이 이렇게 비참한 대우를 받는다는 것을 깊이 명심하게. 그런제도 아직도 중국서법을 신주단지처럼 모셔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사람이 있으니 어떻게 하겠는가? 서예교육만 그렇게 시키는 것이지 작품을 그렇게 하라는 뜻이 아니라고 강변할지 모르지만, 자네들 스스로 작품을 보면 알게 아닌가? 미국이나 구라파 시장에 내 놓아서 "아! 특이한 한국의 서예작품이로구나" 하겠는가 말이네. 중국의 삼류작가의 작품 정도로 알겠지. 사실 솔직한 말이지 현대에 와서 서예적 행위가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것은 걸레스님 重光(중광)이라고 할수 있네, 랑카스터교수에 의해 처음 미국에 소개되어 책이 발간된 후 CNN 방송을 통해 한국의 피카소라는 명칭으로 소개되긴 했지만, 그의 퍼포먼스는 한국 귀신의 광기를 유감 없이 발휘한 것이었네. 먹물이고 물감이고 닥치는 대로 다 뒤집어쓰고 둘러엎고 춤추고 뒹굴고 하면서 한바탕 난장을 연출하였는데 뭐 점을 이리 붙여야 하고 획을 저리 그어야 한다는 법 좋아할 큼이 어디 있는가? 내가 샌프란시스코에서 직접 미국인으로부터 들인 이야기인데 중광이 작품전을 오픈하면서 또 한바탕 난장을 펼쳤다는데 자기의 男根에다 붓을 매달고, 처음에는 좀 꼿꼿하다가 나중에는 질질 끌면서 연출된 붓자국을 따라 그려지고 쓰여진 글씨들이 손의 방법을 뛰어넘어 처절한 아픔이 깔리는 것을 보았다네. CNN 방송 이후 천지사방을 자기 자랑을 하고 다니는 데도 알아주는 사람이 없느니까 결국 자리에 누워 한달 내내 병을 알았다네. 뭇사람들이 정규교육도 못 받은 사람이 무슨 미친 짓거리냐고 손가락질해서 그런지 중광은 심한 중병에 시달렸다네, 중광스님, 어서 일어나시오, 또 한번 자리를 떨치고 일어나서 시들어 자빠진 한국서예를 위해서 그 정신기둥이 살아나도록 한바탕 굿으나 해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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