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가 그치자 폭포를 구경하려고 혜화문을 나섰는데 정릉에 이르렀을 때 비를 만나 봉국사에 들어가서절구 3수
〔積雨初霽 爲看瀑布 出惠化門 行至貞陵遇雨 入奉國寺 得三絶〕
지팡이 짚고 나선 동쪽 성곽 밖 / 携筇東郭出
온종일 물소리 속에 있더니 / 終日水聲中
별안간 산 비〔山雨〕가 급히 쏟아져 / 忽然山雨急
이내 몸 선궁(仙宮)으로 들게 하누나 / 送我入琳宮
비 지나자 구름이 달을 토하고 / 雨過雲吐月
고요한 산 나무숲에 안개 비끼네 / 山靜樹橫煙
고요할사 뭇 생물 잠들어 쉬고 / 寂寂群囂息
들리느니 백 길의 시내 소리뿐 / 惟聞百丈泉
아침에 동악(東嶽)의 산 빛 보았고 / 今朝東嶽色
내일은 듣겠네 조계(槽溪) 물소리 / 明日槽溪聲
하늘에서 쏟아지는 은빛 폭포가 / 九天銀瀑景
벌써부터 내 마음을 맑게 하누나 / 先向意中淸
조선 후기의 문신 윤기의 시문집. [서지적 사항] 20권 20책. 필사본. 서문과 발문이 없어 편자 및 편년을 알 수 없다. 성균관대학교 도서관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