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생은 한 조각의 뜬구름
셰익스피어는 “인생은 그림자 같고
또 짧은 촛불… 아무 뜻도 없는 소리를
격정으로 소란스럽게 지껄여 대는
바보 천치의 소리를 듣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인생은 수유찰나(須臾刹那), 무상한 것이다.
무상이라는 큰 수레바퀴가 회전하고 있는데,
너 나 할 것 없이 모두 매달려
나도 죽고 너도 죽고 하는 것이 인생이다.
이 짧은 인생의 기회를 어떻게
살다 가느냐 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인생의 지혜는 출세하고 성공하는 일이 아니다.
재물을 쌓고 권력을 잡고 휘두르며
영화를 누리는 지혜가 아니다.
참 지혜는 “생활의 발견”이다.
그것이 예지이다.
한 때 권력을 잡았던 우리나라 대통령들의
말로는 비참했다. 그들은 예지의 인생관이
없었던 어리석은 사람들이었다.
나는 그런 사람들을 부러워하지 않는다.
도리어 불쌍하다고 본다.
불우한 처지로 태어났어도 인생의 기회를
최선을 다해 사는 사람이 참 지혜자이다.
공자의 제자 십철(十哲) 가운데서도
가장 뛰어난 자공(子貢)은 지혜가
뛰어났지만 남 보기에 바보 같았다.
불후의 명작「신곡 (神曲)」을 쓴 단테는
고향에서 쫓겨난 방랑자였다.
천재 음악가 베토벤은 귀머거리였다.
병서(兵書)를 쓴 손자(孫子)는 앉은뱅이였다.
시인 카메온은 거지였다.
성 프란치스코는 말년에 소경이 되었다.
그러나 그들의 일생은 불쌍하지 않았다.
오히려 다이아몬드 같이 빛났다.
깨닫지 못하고 멍청하게 살다보면
자기를 완전히 상실하고 만다.
모든 것은 흙으로 돌아간다.
육체는 먼지다. 인간 일생의 사랑도,
쌓은 공적도 모조리 재가 되고
흙이 되고 남을 것이 없다.
사랑하는 것들, 내 아내, 내 자녀,
내 애인이란 것도 있을 수 없다.
모든 목숨은 각각 혼자 고독하게
자기가 갈 곳으로 돌아가고 말 것뿐이다.
- 엄두섭 (영성수도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