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 글은 고려 말 문신 제정(霽亭) 이달충(李達衷 ? ~ 1385)의 《제정집(霽亭集)》에 실린 〈애오잠 병서(愛惡箴幷序)〉 중 일부를 번역한 글입니다. 저자는 유비자(有非子)와 무시옹(無是翁)의 문답을 보여주며, ‘자신에 대한 남들의 평가를 바라보는 태도’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유비자가 무시옹에게 “옹은 어째서 어떤 사람에게는 좋은 사람 대접을 받고, 어떤 사람에게는 좋은 사람 대접을 못 받습니까?”라고 묻자, 무시옹은 다음과 같은 요지로 대답합니다.
‘내가 어떤 평가를 받느냐는 중요치 않다. 나를 평가하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가가 중요하다. 나를 좋게 평가하는 그가 어떤 사람이며, 나를 나쁘게 평가하는 그가 어떤 사람인가? 좋은 사람이 나를 좋은 사람이라 하면 기쁜 일이지만 좋지 않은 사람이 나를 좋은 사람이라 하면 두려워할 일이다. 또 좋은 사람이 나를 좋지 않은 사람이라 하면 두려워할 일이지만 좋지 않은 사람이 나를 좋지 않은 사람이라 하면 기뻐할 일이다.’
잘못을 지적당했을 때 스스로 반성해 보아 허물이 있으면 고치고, 덕이 있는 이의 충고를 귀담아 듣는 일도 중요합니다. 하지만 이러쿵저러쿵 말하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괜한 말에 상처 받지 않는 일도 아주 중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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