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가을 서리 이슬 산숲 씻어 말끔하여 / 高秋霜露洗林丘
하늘 끝에 높이 뜬 삼봉 반겨 바라보네 / 喜見三峯天畔浮
절벽의 싸늘한 놀 비 기운 남아 있고 / 絶壁冷霞餘雨氣
무너진 성 기운 햇살 차가운 개울 비추네 / 壞城斜日映寒流
덩굴 얽힌 옛길이라 갈피 잡기 어려워 / 藤蘿古道深難取
등불 밝힌 절간 방 날 저물어 들어갔네 / 燈火禪房暝始投
아름다운 산수 속에 언제나 은둔하여 / 勝處每懷長往志
계수나무 부여잡고 스님 함께 머물고파 / 會攀叢桂共僧留
농암집 제1권 / 시(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