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글 깊은 생각
1. 새지 않는 밤.....김수증
일없이 무료하여 억지로 잠청하다 옷 입고 되앉으니 하루 밤이 일 년 같네.
無事無聊强就眠 披衣還坐夜如年
-김수증(金壽增), 〈잡영(雜詠)〉
2. 산 속에 혼자 산다. 삼동을 침묵 속에 지나왔다. 밤에도 정신은 닦아 놓은 유리알 같다. 잠을 자야지. 이불 속에서도 생각은 꼬리를 물고, 얼음장 밑 개울물 소리까지 다 들린다. 다시 일어나 주섬주섬 옷을 입는다. 정좌를 하고 책상 앞에 사려 앉는다. 겨울밤은 밝아올 기미가 전혀 없다. 우주가 나를 덮씌우듯 짓눌러온다. 잠자던 정신이 화들짝 깨어나고, 사물이 내게 말을 걸어온다. 행간이 훤히 다 보인다.
(정민·한양대 국문과 교수)
3. 불다마는 것이 바람이고, 살다마는 것이 사람이고, 쓰다마는 것이 글씨”라고 했던가?
강사현(백암) 서가협초대작가. 서울특별시 강남구 역삼동 790-18 (02)407-98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