終南望餘雪(종남망여설) - 祖詠(조영, 699~762)
終南陰嶺秀(종남음령수) 빼어난 종남산 그늘진 산마루
積雪浮雲端(적설부운단) 눈 덮여, 흐르는 구름 위로 단아하다.
林表明霽色(림표명제색) 아름다운 숲, 풍광이 밝게 드러나니
城中增暮寒(성중증모한) 성 안은 해거름 추위가 더해진다.
산을 항상 볼 수 있다는 것은 축복이다. 특히 단조로운 잿빛 고층빌딩 사이로 보이는 산은 도시인들에게 큰 위안을 준다. 하루 종일 잔뜩 찌푸린 날씨에도 불구하고 산봉우리는 여전히 준수하다. 구름이 흩어지자 산봉우리에 눈을 이고 구름 위로 솟아난 산의 자태가 더욱 단아하다. 구름이 걷히면서 밝게 드러난 숲의 풍광이 눈부시게 아름답다. 산과 구름이 어우러진 경치를 즐기다가 어느덧 날이 저물어 간다. 문득 추위가 느껴진다. 이제 집으로 돌아가야겠다. ‘성 안은 해거름 추위가 더 해진다’라고 쓴 마지막 구절이 이 시의 감칠맛이다. 돌아갈 따뜻한 곳이 있기에 산의 빼어난 풍광이 눈에 들어올 수 있는 것이다.
*終南(종남): 섬서성 남쪽에 있는 산, 주남산
*餘雪(여설): 殘雪(잔설)
*端(단): 바르다, 첫머리, 끝, 단정하다
*霽(제): 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