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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시대 대문장가인 이규보가 길을 가다 지은 두 편의 시 중 한 편입니다.
작은 샘물은, 우뚝 솟은 산봉우리처럼 벅찬 감동을 주지도 않고, 도도히 흐르는 강물처럼 가슴을 일렁이게 하지도 않습니다. 그래서 흔히들 무심코 지나치곤 합니다.
그러나 더운 여름 지친 행인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것은 거창한 그 무엇이 아닌 바로 시원한 물 한 잔일 것입니다.
요즘은 큰물에 비유될 만큼 많은 것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많지만, 그 많은 물들이 어떻게 사용되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저 무심히 흘려보내기만 하지는 않는지?
목마르고 지쳐 쓰러진 사람들에게 한 잔씩 나누어 줄 수 있다면, 우리 주변에 갈증을 느끼는 사람이 그만큼 줄어들 수 있을 텐데요. 나는 누구의 샘물이 될 수 있을까, 옆을 한 번 돌아보면 좋겠습니다.
혹은, 이규보가 지은 나머지 한 편처럼 길가의 나무가 되는 것도 좋겠지요.
큰 나무[大樹]
더운 날씨에 쉬기 좋고 好是炎天憩 소낙비 피하기도 좋아라 宜於急雨遮 시원한 그늘 양산만 하니 淸陰一傘許 주는 혜택이 또한 많구나 爲貺亦云多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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