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연계율 70%‘ 유지하고 '만점자 1% 원칙' 폐지
[베리타스알파=조익수 기자] 첫 선택형 수능이 올해 11월7일 시행된다. 국어 수학 영어 영역을 현행 수준의 B형과 더 쉬운 A형 가운데 선택해 응시하게 된다. 최근 2년 간 적용됐던 ‘영역별 만점자 1% 원칙’은 폐기되고, EBS교재 및 강의와의 연계율은 지난해처럼 70%로 유지된다. 수능 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29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201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시행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 11월7일 첫 선택형 수능 시행을 앞두고 수험생들의 영역별 유형 선택에 큰 혼란이 야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6월 모평 이후 선택해도 늦지 않다고 조언한다./사진=신승희 기자 |
2011년 발표된 ‘201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개편방안’에 따라 올 수능에 국수영 3개영역에서 A/B형을 택하는 방식이 도입된다. 상대적으로 어려운 B형은 최대 2개영역까지만 선택할 수 있고, 국어B와 수학B를 동시에 선택할 수는 없다. 늦어도 원서접수 마감일인 9월6일까지는 응시할 영역별 A/B형을 정해야 한다.
영역별 만점자를 1%로 맞추는 것은 폐지된다. 김경훈 평가원 수능출제본부장은 “두 유형을 선택할 수험생의 규모와 학력 수준을 예측하기 어려워 만점자 비율을 정하는 게 어렵다”며 “올해는 영역별 만점자를 1%로 맞추는 원칙은 고려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BS 연계율 70% 기조는 유지된다. 김 본부장은 "문항 수 기준으로 70%를 EBS 수능교재 및 강의와 연계해 출제하고 교육과정에서 중요하게 다루는 개념과 원리 중심의 연계 출제를 강화한다"며 "연계유형은 영역별로 차이가 있지만 중요 개념과 원리의 활용, 지문 재구성, 그림과 도표 등의 자료 활용, 문항 변형 등이고 국어와 영어는 출제 범위 바탕으로 다양한 소재의 지문과 자료를 활용해 출제한다"고 밝혔다.
2014 수능에서 달라지는 점 |
◆ 기존수준의 B형과 쉬운 A형 중 선택 (국어B와 수학B 동시선택 불가능) |
◆ 국어 영어 문항 수 축소 (50개→45개) |
◆ 1점짜리 문항 사라지고 2~3점 문항만 출제 |
◆ 듣기평가 국어는 없어지고 영어는 문항수 확대 (17개→22개) |
◆ 탐구과목 수 축소 (사탐 과탐 선택 최대 2과목, 직탐 1과목) |
◆ 제2외국어/한문 영역에 베트남어 신설 |
/자료=한국교육과정평가원 |
2014 수능 주요일정 | |
6월 모의평가 |
6월5일 |
9월 모의평가 |
9월3일 |
원서 교부 및 접수 |
8월22일~9월6일 |
시험일 |
11월7일 |
이의신청 |
11월7일~11일 |
채점 |
11월8일~26일 |
성적통지 |
11월27일 |
/자료=한국교육과정평가원 |
‘황급조합’ 찾느라 눈치싸움 불가피 ... 영어 5등급 이하면 A형 고려
올해 첫 시행되는 선택형 수능은 유형별로 난이도가 달라 어느 유형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등급 커트라인이 달라질 수 있어 수험생 혼란이 극심해질 것이란 예상이다. 평가원조차 적정 난이도를 어떻게 정할지 갈피를 못 잡고 있는 상황. 김경훈 평가원 수능출제본부장이 “A/B형 응시자는 6월 모의평가가 끝나면 일부 이동이 있고 9월 모의평가에서 또 바뀔 것”이라며 “학생들이 A/B형 사이에서 어떻게 움직일지 모르는 상황이어서 본수능 출제에 어려움이 있다”고 말할 정도다.
수험생들은 ‘황금조합’을 찾는 데 고민이다. 중상위권 대학들이 대개 2개의 B형을 요구하고 있고, 국어B와 수학B를 동시에 선택할 수 없는 원칙 때문에 수험생들은 인문계열 국B-수A-영B의 조합을, 자연계열은 국A-수B-영B의 조합을 가장 많이 선택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올해 대학들이 발표한 입시안을 보면 상위권 대학의 일부 모집단위와 중하위권 대학들이 A/B형을 모두 반영하면서 B형에 최대 30%의 가산점을 부여하고 있다.
가장 치열한 눈치접전은 중하위권 학생들의 영어에서 일어날 전망이다. 국어는 자연계 상위권들이 A형을 택할 전망이기 때문에 B형 지원자가 A형으로 바꾼다 해도 상위 등급을 얻기 힘들다. 수학은 A형은 기존 수리나형, B형은 수리가형의 체제라 지원전략에 큰 위력을 발휘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영어는 선택률에 있어 국어 수학과 다른 모습을 보였다. 지난 3월 전국 고3 학생들이 치른 전국학력평가에서는 영어B 선택률이 85%였고 A형 선택률은 15%에 불과했다. 국어가 A형 49% B형 51%였고, 수학은 A형 62% B형 38%로 예전 문/이과 응시비율과 큰 차이가 없었던 데 비해 영어는 A형 선택률에 큰 차이를 보였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본수능 때는 영어A 선택률이 20~40%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영어A를 치르면 주요대학 지원은 포기해야 하지만 성적이 최소 2등급 올라 A/B형 모두를 인정하는 대학에선 유리할 수 있기 때문에 5등급 이하 수험생의 경우 영어A를 선택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보는 분위기다. 한 입시전문가는 “외고 국제고 학생들에게 굉장히 유리한 제도”라며 “상위권 대학 위주로 영어는 인문 자연계열 모두 B형을 선택할 게 당연한데 영어B에선 ‘영어귀신’이라 할 수 있는 외고 국제고 등의 출신들과의 경합을 벌여야 한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만기 유웨이중앙교육 평가이사는 “영어B를 지정한 서울시내 주요 대학과 지방 거점 국립대 진학이 어려운 4등급 이하 수험생이라면 과감하게 영어A를 선택하는 게 바람직하다”며 “여전히 150여 개 대학이 A/B형을 구분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영어를 중심으로 6월 모평 결과를 보고 신중하게 유형을 선택하라고 조언도 있다. 오종운 이투스청솔 평가이사는 "중하위권 학생은 성적이 오르기도 하고 내리기도 해 무조건 영어 B형을 고집하는 경우가 많다"며 “학기초보다는 6월 모의평가를 본 이후에 선택해도 크게 혼란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 첫 시행되는 선택형 수능에는 반론이 만만치 않았다. 선택형 수능이 학습부담을 덜어준다는 애초의 취지에 부합하지 않을뿐더러 박근혜 대통령의 입시 간소화 정책과도 상반된다는 것이다. 지난 1월에는 경희대 고려대 서강대 성균관대 연세대 이화여대 중앙대 한국외대 한양대 등 서울시내 9개 사립대학 입학처장들과 고교 진로진학지도 교사들까지 A/B형 선택형 수능시험을 유보해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학업능력보다 유형선택 전략에 따라 수능성적과 대학합격여부가 달라지는 등 입시가 복잡해져 입시컨설팅 등의 사교육이 성행할 것이라는 비판이 대세다. 한 입시전문가는 “정보가 없으면 공교육이 불리한 것이지 사교육은 힘들지 않다”며 “이해의 각이 크기 갈리는 입시판에 교육정책 입안자들이 순진한 생각으로 접근해 결정적 파행을 일으킬 빌미를 내준 것”이라 개탄했다.
2014 수능 시간표 | ||||||
구분 |
문항수 |
문항유형 |
배점 |
시험시간 | ||
문항 |
전체 | |||||
국어(택1) |
A형 |
45 |
5지선다형 |
2.3 |
100점 |
80분 |
B형 | ||||||
수학(택1) |
A형 |
30 |
1~21번 5지선다형 22~30번 단답형 |
2.3.4 |
100점 |
100분 |
B형 | ||||||
영어(택1) |
A형 |
45 |
5지선다형 |
2.3 |
100점 |
70분 |
B형 | ||||||
사탐/과탐(택2) 직탐(택1) |
사탐 |
과목당20 |
5지선다형 |
2.3 |
50점 |
과목당30분(최대60분) |
과탐 |
과목당20 |
5지선다형 |
2.3 |
50점 |
과목당30분(최대60분) | |
직탐 |
과목당40 |
5지선다형 |
2.3 |
100점 |
60분 | |
제2외국어/한문(택1) |
과목당30 |
5지선다형 |
1.2 |
50점 |
40분 | |
/자료=한국교육과정평가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