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렌지- 신동집(申瞳集)
(cf. 김춘수 꽃)
해제 : 오렌지를 소재로 하여 존재의 본질을 추구한 주지주의 계열의 작품이다. 사물의 외면(外面) 과 내면적 의미를 대조시켜 한 존재의 참다운 본질 파악이 얼마나 지난(至難)한 일인가를 제시하고 있다.
작품 개관
갈래 : 자유시, 서정시, 주지시
운율 : 내재율
심상 : 상징적 심상이 주로 사용됨. 오렌지는 구체적 대상으로서의 오렌지가 아니라, 관념적 사물을 상징한 것이고, 배암의 또아리도 위험한 시간들이라는 상징적 의미임.
어조 : 존재의 본질을 탐구하는 관념적 목소리
주제 : 존재의 본질과 진정한 의미의 추구
성격 : 관념적, 형이상학적, 존재론적
표현상 특징
1. 관념적이고 추상적인 문제를 구체적 언어를 통하여 표현함
2. 상징적 표현이 많이 구사되어 있으며 반복법이 사용됨
이해와 감상
전 6 연으로 된 주지시이다.
제1연에서는 오렌지라는 의미 이전의 사물 그 자체로서의 오렌지가 묘사된다.
제2∼3연은 ‘나’가 인식하는 단순한 외형적 사물로서의 오렌지이다. 그러므로 ‘나’는 오렌지의 껍질을 벗길 수도 속살을 깔 수도 있다.
제4∼5연은 존재의 본질로서의 오렌지이다. ‘나’가 그를 파악했다고 느끼는 순간, 오렌지는 ‘손을 댈 수 없는’ 주체적 존재로 마주한다. 그러므로 ‘나’와 오렌지는 서로를 경계해야 하는 상대적 존재로 대립해 있는 위험한 상태에 있다.
제6연은 오렌지와 ‘나’의 긴장이 계속된 채 ‘누구’인지는 모르지만 ‘어진 그림자’의 존재를 막연히 감지함으로써 긴장 해소의 예감을 느낀다.
존재의 본질을 파악한다는 것이 가능한 일인가 하는 회의로 시작된 이 작품은 한 가닥 가능성을 발견하는 것으로 끝을 맺고 있다. 사물의 생명 본질에 닿을 수 없는 인간의 한계를 느끼게 하는 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