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핵심 정리
성격 : 산문적, 낭만적, 토속적, 신화적
심상 : 초록, 다홍의 색채 심상의 선명한 대비. 특히 '초록 재와 다홍 재'는 현실 세계를 뛰어넘는 영적인 존재로서의 신부의 존재를 표상함
어조 : 옛이야기를 들려주는 듯한 어조. 여인의 一夫從事의 유교적 덕목을 은연중 비꼬는 듯한 어조
구성 : 서사적 구성 - 전반부는 신랑의 순간적인 오해를 후반부는 신랑을 기다리다 재로 변한 신부의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제재 : 신부
주제 : 죽음을 뛰어넘는 여인의 신비한 정절(한의 승화)
출전 : <질마재 신화>(1975)
신부는 초록 저고리 다홍 치마로 겨우 귀밑머리만 풀리운 채 신랑하고 첫날밤을 아직 앉아 있었는데, 신랑이 그만 오줌이 급해져서 냉큼 일어나 달려가는 바람에 옷자락이 문 돌쩌귀에 걸렸습니다. 그것을 신랑은 생각이 또 급해서 제 신부가 음탕해서 그를 못 참아 뒤에서 손으로 잡아당기는 거라고, 그렇게만 알고 뒤도 안 돌아보고 나가 버렸습니다. 문 돌쩌귀에 걸린 옷자락이 찢어진 채로 오줌 누곤 못 쓰겠다며 달아나 버렸습니다.
그러고 나서 40년인가 50년이 지나간 뒤에 뜻밖에 딴 볼일이 생겨 이 신부네 집 옆을 지나가다가 그래도 잠시 궁금해서 신부방 문을 열고 들여다보니 신부는 귀밑머리만 풀린 첫날밤 모양 그대로 초록 저고리 당홍 치마로 아직도 고스란히 앉아 있었습니다. 안쓰러운 생각이 들어 그 어깨를 가서 어루만지니 그때서야 매운 재가 되어 폭삭 내려 앉아 버렸습니다. 초록 재와 다홍 재로 내려 앉아 버렸습니다.
* 작품의 내재적 접근 방법- 작품 내부의 이미지, 내용, 표현법 등과 관련한 감상
* 작품의 외재적 접근 방법- 독자의 반응이나 깨달음 등과 관련한 수용론적인 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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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 : 시집 [질마재 신화]의 첫 번 째 작품으로 낭만적이고 토속적인 분위기 속에서 여인의 정절을 짧은 이야기체로 노래한 작품이다. 첫날밤 신랑의 오해로 신부가 소박을 맞았지만 40~50년 후(즉 늙었을 때) 변함없이 신부의 모습 그대로 남아 있었고 신랑의 손길이 닿은 후 재가 되었다 함으로써 여인의 삶이 완성되었다 하겠다. 오랜 기다림 끝에 초록재와 다홍재로 변한 것은 현실적인 열녀의 의미(유교의 현실관)를 넘어서 시공을 초월한 신화의 세계로 확대시키고 있다.
●석문(石門) : 조지훈 시
당신의 손끝만 스쳐도 소리 없이 열릴 돌문이 있습니다. 뭇사람이 조바심치나 굳이 닫힌 이 돌문 안에는, 석벽 난간 열두 층계 위에 이제 검푸른 이끼가 앉았습니다.
당신이 오시는 날까지는, 길이 꺼지지 않을 촛불 한 자루도 간직하였습니다. 이는 당신의 그리운 얼굴이 이 희미한 불 앞에 어리울 때까지는 천 년이 지나도 눈 감지 않을 저희 슬픈 영혼의 모습입니다.
길숨한 속눈썹에 항시 어리운 이 두어 방울 이슬은 무엇입니까? 당신의 남긴 푸른 도포 자락으로 이 눈썹을 씻으랍니까? 두 볼은 옛날 그대로 복사꽃 빛이지만, 한숨에 절로 입술이 푸르러 감을 어찌합니까?
몇 만리 굽이치는 강물을 건너와 당신의 따슨 손길이 저의 목덜미를 어루만질 때, 그때야 저는 자취도 없이 한 줌 티끌로 사라지겠습니다. 어두운 밤하늘 허공 중천에 바람처럼 사라지는 저의 옷자락은, 눈물 어린 눈이 아니고는 보이지 못하오리다.
여기 돌문이 있습니다. 원한도 사무칠 양이면 지극한 정성에 열리지 않는 돌문이 있습니다. 당신이 오셔서 다시 천 년토록 앉아 기다리라고. 슬픈 비바람에 낡아 가는 돌문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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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상 : 경상북도 영양군의 일월산에 있는 황씨 부인의 사당 에 전하고 있는 설화를 소재로 지은 시이다. 그 설화의 내용은 우연한 오해가 빚어져 첫날밤을 치르지도 못하고 버림받은 여인이 평생 동안 정절을 지키며 살다가 죽었다는 이야기이다.
* 주제 : 신부의 원한(怨恨)
* 출전 : <풀잎단장>(19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