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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글)
작은 모임 큰 생각
塗丁 權相浩
’88년에 세상에 빛을 본 서예사랑 모임인 ‘信墨會’가 이제 ‘99년을 맞이하여 열두 살이 되었다. 변함없는 먹빛을 믿고 따르기로 하여 ‘信墨’이라 이름 짓고 문화의 향기가 물씬 풍기는 10월에 네 번째 전시회를 갖게 된다.
처음 붓질을 배울 때와 나중은 사뭇 느낌이 다르다. 線인 줄 알고 썼더니 알고보니 劃이었고, 단순한 평면예술이려니 했는데 시간과 공간이 혼효된 입체예술이었다. 그러기에 돌이든 나무든 파고 싶어지는 것이다. 형태뿐이려니 했는데 그 속에 뼈와 근육과 피와 살이 있었다. 守白하니 知黑이요, 守黑하니 知白이었다. 흑백의 격조 높은 앙상블…
詩․書․畵․刻 등 다양한 장르 연구를 통하여 단순히 쓰는 행위를 뛰어넘어 그 적용 가능성을 실험해 보고 있다. 정신의 스타디움인 신일서예원에 모인 墨客들은 오늘도 삼각산 자락의 碧雲을 바라보며 먹을 우려내고 있다.
어쨌든 붓을 잡는 일은 즐겁고, 신명나는 일이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붓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야 한다. 붓은 수저 이상으로 내 손에 친숙한 생활도구이다. 수저가 입력 도구라면 붓은 출력 도구이다. 정서 배설의 기쁨을 누릴 수 있는 최고 수단이다. 바둑이 수학적으로 경우의 수가 361!(팩토리얼=繼乘)이나 되는 데다가 패까지 있으니 유사이래 똑 같은 대국은 한번도 없었다 한다. 그런데 붓의 경우는 털의 숫자가 만 개라면 이 경우에 표현할 수 있는 가지 수가 <?xml:namespace prefix = v ns = "urn:schemas-microsoft-com:vml" /><?xml:namespace prefix = o ns = "urn:schemas-microsoft-com:office:office" /><?xml:namespace prefix = w ns = "urn:schemas-microsoft-com:office:word" />- 숫자의 자릿수가 3011자리나 됨 - 이나 되어, 바둑의 엄청난 변화미라도 붓질의 다양성에 비하면 전혀 게임이 되지 않는다. 얼마나 충격적인 경우의 수인가! 바둑은 날씨, 바둑판, 바둑알 소리에 따라서 두는 돌에 위치 변화가 있을 수 없다. 거기에다가 붓질은 날씨, 紙質, 筆壓, 氣分 등을 감안할 때 가히 무궁무진한 우주적 개념으로 생각될 수밖에 없다. 결론적으로 유사이래 똑 같이 쓰여진 한 일(一)자는 한번도 없었으며, 향후에도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라 확언할 수 있다.
다소 개성의 차이는 있겠지만, 노래방에서는 누구든 노래할 수 있고, 운동장에서는 누구든 공을 찰 수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문방사우가 갖추어진 곳에서는 모두가 붓질에서 터져 나오는 먹울림을 즐길 수 있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다.
정부의 문화관련 예산은 1%에도 미치지 못하지만, 6천억 원 넘는 돈이 어디에 사용되었는지 알지 못한다. 큰 건물 공사비의 1%는 문화시설비로 반드시 지출하라는 법이 있는 모양인데 주변의 가난한 전업작가로부터 그 혜택을 받았다는 소리를 아직 한번도 들은 적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은 모임 큰 생각, 신묵회 회원들은 대중시대에 서예 대중화에 앞장서고자 노력한다.
이제까지 전시회를 개최해 오면서 아쉬움이 있다면, 우리 회원들은 밤에만 주로 시간이 나는데 밤에 오픈하는 전시장이 없다는 점이다. 우선 낮에만 전시 관람이 가능한 현실부터 깨야 한다. 대부분의 국민들은 알량한 문화라도 즐기고자 오후 5시에 퇴근하고서 전시장에 도착하면 6시. 그때면 이미 전시장 철문은 닫히고 만다. 음악회는 주로 저녁에 치러지고, 프로축구나 프로야구 대회도 밤에 치러지는데, 야간 전시회는 왜 없을까? 미술은 낮에도 여가를 즐길 수 있는 극소수의 특수층만을 위한 고급 예술활동이기 때문일까? 그렇다면 이 땅에 문화의 대중화는 기대할 수 없는 일인가? 운영상 다소 불편이 있더라도 문화의 대중화를 위하여 세종문화회관, 예술의전당 만이라도 야간 전시가 가능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런 와중에 어쩔 수 없이 낮에 개최되는 신묵회전도 구경꾼 없는 전시회가 될까 우려된다. 낮에는 대부분의 성실한 시민은 일터에 있을 것이고, 미래의 동량인 청소년은 학교에 묶여 있을 것이다. 그래도 신묵회원은 바쁜 일과 속에서도 짬을 내어 자신에 충실해지고자 붓을 잡았고, 구경꾼 없어도 시민 문화운동 차원에서 주머니 끌러 전시회를 열어 왔다. 그리고 서예의 세대 단절을 잇기 위하여 N세대를 위한 인터넷 상설화랑을 열고 홍보에도 열중하고 있다.
서로 다른 직업에 종사하는 다양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제각기 개성 있는 먹빛을 내고자 애쓰고 있지만 아직은 설익은 과일이다. 그럼에도 우리 회원들은 오직 하나 아름다운 영혼으로는 엄청 폼을 잡으려 한다. 교장 승진, 사업 번창, 학문 정진 등의 이유로 이번 전시회에 참석하지 못한 회원들과도 마음을 나누고 싶다.
여말 白雲 선생이 병석에서도 시를 짓지 않고는 못 배기는 詩魔에 걸렸듯이 우리 신묵회원은 때와 장소를 아랑곳하지 않고 붓을 잡지 않고서는 못 배기는 書魔에 홀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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