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은 그을음과 아교를 섞어서 맞든 매우 소박한 화구이다.
그러나 먹의 그 소박함은 보는 사람의 상상력을 불러일으키며 먹의 갈필과 번짐이 만들어내는 운치는 사람의 감정을 다양하고 풍부하게 해 준다.
그 먹이 뿜어내는 신비함을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작업, 이것이 화두이다.

문인화의 시적 격조, 정신성의 농축---
문인화는 서예와 한국화의 틈새에서 독자적인 영역을 확보하지 못했고 그나마 타성에 젖어 있었는데다 '무릎제자풍'을 벗어나지 못했다.
동양화나 한국화가 소설이라면 문인화는 시다. 그만큼 설명적 요소는 배제하고 정신성을 강조한다. 문인화를 그리는 것은 우리의 정신을 지키는 작업이요, 우리 것을 재발견, 재정립하는 일과 그 맥이 닿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