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품수 전년보다 감소 … 실험정신 아쉽다
제35회 도미술대전 10개 부문서 212점 입상
서예는 오탈자 수상작 방지 위해 검수 시행
입력날짜 : 2009. 07.23. 00:00:00
올해 제주도미술대전은 지난해보다 응모작이 줄었다. 전년도 10개 부문 452점보다 23점이 감소한 429점이 접수됐다. 3점에 그쳤던 조각이 10점으로 증가하는 등 주최측이 가슴을 쓸어내린 분야도 있지만 전반적으로 출품작이 저조했다. 사진은 20점이 줄었다. 서예 부문에선 한문 10점을 제외하고 한글 7점, 전각 1점에 그쳤다. 판화와 디자인은 올해도 출품수가 한 자릿수를 맴돌았다. 입상작은 출품수의 절반 가량(49.4%)인 212점이었다. 22일 진행된 제주도미술대전 부문별 심사평을 소개한다.
한국화는 수준급의 작품이 많이 나왔지만 출품작의 수준차가 컸다. 심사위원들은 제주의 토속성과 특이성을 담아내려는 노력과 동양화의 정체성에 대한 심도 싶은 연구를 주문해놓았다.
서양화 부문에서는 "예년에 비해 작품수가 줄어 아쉽다"고 했다. 실험적인 작품이 전무하다시피한 점도 도미술대전의 활력을 떨어뜨렸다. 심사위원들은 "기본기가 충실하고 이미지가 확실한 작품을 위주로 입상작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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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인화 - 김부자의 '묵목련'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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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예 - 양시우의'영흥객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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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판화 - 김윤주의 'Passion'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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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축 - 강덕현의 '제주성 한바퀴' | |
조각 부문은 유리, 철, 합성수지 등 다양한 재료를 이용해 재미와 완성도를 높인 작품이 나왔다. 대상 수상작은 돌, 브론즈, 스테인레스 등 갖은 재료를 무리없이 잘 녹여낸 조형적 능력이 돋보이는 작품이라고 평했다. 철을 재료로 쓴 우수작 '혼돈'은 작가의 숙련도가 눈에 띄었다.
공예 응모작은 실험적인 시도가 인상깊었다. 대상작인 '행복싸기-빛과 바람이 지나는 길'은 작업의 난이도, 염직기법, 제주정서가 공존하는 모습이 호평을 받았다. 우수작 또한 제주정서를 담은 조형성과 실용성이 적절한 조화를 이루며 부드러운 이미지를 보여준다는 평을 들었다.
판화는 출품작이 다소 적었지만 전통적 양식과 실험적인 면이 돋보인다고 평했다. 하지만 기법이나 판화의 확장된 개념에 대한 접근 방법이 부족하다는 아쉬움도 있었다. 심사에 참여했던 이들은 제주판화의 활성화를 위한 열린 교육의 필요성을 제안했다. 디자인은 제주지역에 맞는 이미지를 감안해 관광과 홍보성, 상품화를 기준으로 심사가 이루어졌다.
건축은 자연과 도시에 오늘날 삶의 방식을 어떻게 투영하고 새롭게 축적할 것인가를 들여다볼 수 있는 우수한 출품작이 눈에 띄었다. 대상작은 특히 자연과 도시, 역사적 맥락에 대한 읽기가 사려깊고 선명하게 반영된 작품이라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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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각 - 강태환의 '자연과 신화를 위한 컴포지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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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양화 - 한승엽의 '소울 스테이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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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박해섭의 '믿음'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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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예 - 변은미의 '행복싸기-빛과 바람이 지나는 길'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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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화 - 오성혁의 '아버지' | |
사진은 출품수에 비해 수준높은 작품이 많았다는 게 심사위원들의 말이다. 민속, 어촌의 풍경 등 제주의 옛 모습을 담은 사진이 많았다.
서예 부문은 전통과 현대가 조화를 이룬 작품을 대상작으로 뽑았다고 했다. 한글 분야 호응도가 낮은 점은 아쉬움으로 지적됐다. 다른 부문에 비해 출품수가 늘어난 문인화의 경우엔 작품과 화제 글씨가 일치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전했다.
35회째인 올해 도미술대전은 공모 이전부터 운영규정 개정을 둘러싸고 논란이 일었다. 미술인들은 심사의 공정성을 담보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 결과 서예 입상작 오탈자 방지를 위해 검수위원 2명을 심사장에 배치했고 입선 후보작으로 뽑혔던 2점이 낙선했다. 출품수를 고려해 서예 심사위원수도 예년의 2명에서 4명으로 늘렸다.
도미술대전을 주최하는 제주예총은 올해 공모전이 마무리되기 이전에 단체 임원, 운영위원 등이 참가해 운영규정 개정을 위한 작업을 벌이겠다고 밝힌 바 있다. 불합리한 운영규정을 손질해 도미술대전이 제주의 대표적 미술공모전으로 위상 찾기에 성공할 지 관심을 모은다.
/진선희·이현숙기자
http://www.hallailbo.co.kr/searchview.php3?no=303971&read_temp=20090723§ion=36
이번 공모에는 한국화, 서양화, 조각, 공예, 판화, 디자인, 건축, 사진, 서예, 문인화 등 10개 부문에 429점이 접수됐다. 지난해보다 다소 줄어든 규모다.
심사 결과 입상작은 모두 212점. 부문별 대상은 ▷한국화=오성혁(25·제주시 삼도2동)의 '아버지' ▷서양화=한승엽(29·구좌읍 종달리)의 '소울 스테이션' ▷조각=강태환(26·제주시 연동)의 '자연과 신화를 위한 컴포지션' ▷공예=변은미(42·제주시 연동)의 '행복싸기-빛과 바람이 지나는 길' ▷판화=김윤주(24·제주시 삼도2동)의 '패션(Passion) 1' ▷건축=강덕현(24·제주시 한림읍 한림리)의 '제주성 한바퀴' ▷사진=박해섭(54·제주시 노형동)의 '믿음' ▷서예=양시우(65·제주시 애월읍 소길리)의 '영흥객관' ▷문인화=김부자(55·제주시 이도2동)의 '묵목련'이 뽑혔다.
시상식은 8월 15일 오후 5시 문예회관에서 열린다. 추천·초대작가 작품과 입상작은 8월 10~29일 문예회관에서 선보인다.
진선희 기자 jin@hallailbo.co.kr
심사위원으로 위촉 논란
주최측 책임 시비 불거져
미술인 A씨는 지난주 제35회 제주도미술대전 심사 결과가 발표된 신문을 읽다가 고개를 갸우뚱했다. 2007년 국내의 대표적 공모전인 대한민국미술대전 심사 비리에 얽혔던 인물이 심사위원으로 이름이 올라있었기 때문이다.
도미술대전 심사는 끝났지만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미술인 A씨는 "왜 대한민국미술대전 비리의 핵심 관련자를 굳이 불러들였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미술인 B씨는 "심사위원을 선정할 때 기피해야 할 대상이 있는데 주최측에서 그같은 사항을 제대로 확인하지 못한 채 심사위원을 위촉했다"고 꼬집었다.
도미술대전 심사위원은 해당 분야 운영위원의 추천을 거쳐 당연직 운영위원이 최종 선정하도록 되어있다. 당연직 운영위원은 주최측인 제주예총 회장단을 비롯해 미협제주도지회장, 사진작가협회제주도협의회장, 건축가협회제주도지회장이 맡도록 명시됐다.
제주예총 사무처 관계자는 "대한민국미술대전 심사 비리와 관련되었던 사람인줄 알았다면 심사위원으로 위촉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내부 검증 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다는 고백일 게다.
올해 도미술대전은 공모전이 시작되기 이전부터 공정성 확보를 위한 여러 장치가 필요하다는 요구가 거셌다. 제주예총은 뒤늦게 이를 받아들여 불합리한 운영규정을 개정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이번처럼 주최측이 심사위원 이력도 모르고 위촉하는 일이 벌어졌다. 위촉직·당연직 운영위원 모두 이번 일에 대한 책임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도미술대전의 생명은 무언가. 심사위원 선정에서 입상작을 가려내는 일까지 긴장을 늦출 수 없다. '전통'을 내세우는 공모전의 위상이 해가 갈수록 높아져야 할 텐데 자꾸 잡음이 발생하고 있다.
기본을 새길 때다. 도미술대전이 표방한 것처럼 '제주 전시예술 발전의 초석'이 되어온 초심을 이어가려면 공모전이 가져야 할 원칙을 다잡아야 한다.
이번 일과 별개로 최근 몇년동안 도미술대전은 심사의 공정성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그중 서예, 문인화 등에서 불만이 많았다.
올해 도미술대전 운영규정 개정을 둘러싼 논의가 세찼던 것도 그간의 심사 결과에 대한 불만에서 비롯되었다는 데 이견이 없을 것이다. 이는 공모전 운영이 허술했던 것에도 원인이 있었다. 운영위원장 조항 등 관련 규정 개정이 원칙없이 이루어졌다.
일각에선 도미술대전이 자칫 무력감을 키우는 게 아니냐고 우려하는 목소리가 들린다. 서른해 넘게 이어온 공모전임에도 불신감이 줄어들지 않고 있다. 어떤 이들은 변화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한다. 그건 미래를 꿈꾸며 공모전을 준비하는 '샛별'들에게 미안한 일이다.
진선희 기자 jin@hall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