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예계소식

통일신라 명필 김생 서첩 발견<연합뉴스 2004. 1. 14>

(익산=연합뉴스)

 

     기자 = `해동(海東)의 서성(書聖)' 이라 불리는 통일신라시대의 명필 김생(金生 711-790?)의 유일한 서첩인 전유암산가서(田遊巖山家序)의 양각본이 발견됐다.

    전유암산가서의 음각본은 다수 전해지고 있으나 양각본이 발견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원광대 조수현 교수(서예학과, 한국서예사학연구소장)는 30일 "고서화 수집가가 가져온 전유암산가서를 조사한 결과 김생의 서첩이 확실하며 대추나무에 돋을새김을 한 뒤 이를 탁본해 서첩으로 만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서첩은 고서화 수집가인 김인기(66. 전북 익산시)씨가 35년전  충남  공주의 한 골동품상으로부터 구입해 보관해오다 최근 자료를 정리하면서 조 교수에게  고증을 의뢰한 것이다.

    이 서첩은 가로 13.5㎝, 세로 25㎝로 책 표지를 포함, 5장으로 되어 있는  완전한 형태이며 표지에는 `田遊巖山家序'라는 서첩명과 함께 `金生書'라 쓰여있다.

    총 315자인 이책은 본문의 글씨가 가로와 세로 모두 1.8㎝의 행서(行書)와 초서(草書)를 섞어 쓴 소자(小字)다.

    서첩의 앞쪽에는 산가서(山家序), 뒤에는 오언시(五言詩) 1구가 붙어있으며  말미에 `報德寺 金生書'라는 자서(自署)가 있다.

    조 교수는 김생의 필적이 실린 집첩은 조선초기 안평대군(1418-1458)을  비롯한 여러 문인들이 만들었는데 이번에 발견된 서첩은 그중 하나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재 전유암산가서 전체를 새긴 조선시대 각본은 다수 전해지고 이중  마지막장의 사진은 고등학교 교과서에도 실려있다.

    그동안 확인된 서첩은 모두 돌이나 나무에 새긴 음각본이지만 이번에 확인된 서첩은 유일한 양각본이다.

    음각본은 석각이나 목각을 하는 과정, 또는 탁본이 부실해 획이 두툼해지고  정교하지 못할 뿐 아니라 조악한 느낌마저 준다.

    반면 양각본은 김생이 직접 붓으로 쓴 듯 붓의 흘림까지 명확하게 드러나  김생 필체 특유의 단아하면서도 굳센 필치를 잘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삼국사기에 따르면 김생은 비천한 가문 출신으로 711년(성덕왕 10년)에 나서 80세 이상을 살았으며 예서.행서.초서에 모두 능통했다고 전해진다.

    그는 왕휘지체를 기본으로 했으나  그를 능가하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의 글씨는 유일한 서첩인 전유암산가서 이외에 고려시대 때 그의 글씨를 집자(集字)한 낭공대사비 등이 있다. (사진있음)
    sungok@yonhapnews.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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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권상호
참고자료실 52~56에서 김생에 관한 자료를 모아 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