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예계소식

추사 작품 중 절반 가량 진위 불투명 - 연합뉴스



"추사 김정희 '작품' 중 상당수는 가짜"
이영재씨, 단행본 '추사진묵…'서 주장
유명미술관 소장품도 포함돼 파장 일듯


조선조 명필인 추사 김정희(1786~1856)의 작품으로 알려진 미술품 중 상당수가 가짜라는 주장을 담은 단행본이 출간됐다.

고서화 수집가 이영재(75) 씨와 그 아들 이용수(32) 씨는 공동 집필한 '추사진묵-추사 작품의 진위와 예술혼'이라는 책에서 여러 저서와 학술논문, 미술관과 화랑들에서 열린 기획전시에서 소개된 작품 중 진작보다 위작과 타인작의 수가 더 많다고 주장했다.

이씨는 세간에 추사의 작품으로 알려진 207점 중 추사의 기준작과 진작으로 106점을 분류하고 나머지는 위작(54점)이거나 타인작(27점), 진위가 불투명해 연구가 더 필요한 연구작(20점)이라고 말했다.

타인작은 추사의 제자들인 이재 권돈인, 우봉 조희룡, 침계 윤정현, 석파 이하응의 작품을 추사의 작품으로 오인한 것을 말하는데 이씨는 특히 "거사(居士), 병거사(病居士)의 관서는 염(髥), 염나(髥那)와 같은 이재 권돈인의 관서임이 '완염합벽'(阮髥合壁)의 존재로 확실해졌다"고 말했다.

이씨는 추사는 "음률(音律)에 춤추는 듯한 획으로 서권기(書券氣) 문자향(文字香)이 흘러 넘치는 예술의 경지를 보여주고 있다"면서 모든 서화예술작품의 진위감정에서 가장 중요한 기준은 작가 자신의 친필로 쓰인 화제와 관서라고 주장했다.

인장이나 그림은 거의 똑같이 모방이 가능하나 작가의 친필화제와 관서는 절대로 모방이 불가능하다는 것이 이씨의 지적이다.

이씨가 추사의 작품이 아니라고 주장한 작품 중에는 유명 미술관들의 소장품도포함돼 있어 큰 파장이 예상되고 있다.

이씨는 추사의 진작으로 꼽히는 '다산초당'(茶山草堂) 현판 글씨의 경우 중후하고 안정적이면서도 한 획이 그림같이 아름다운 작품이지만 '선게비불'(禪偈非佛)의 경우 획마다 속 빈 강정같아서 속이 꽉 차 보이지 않으며 작자, 배자, 행획으로 보아 이재 권돈인을 모방한 위작이라고 말했다.

이씨는 '육경근저'(六經根抵)도 고졸한 맛을 풍기는 진작인 '화법서세'(畵法書勢)와 비교해보면 일부 획이 보기 흉할 뿐더러 승련노인(勝蓮老人)이라는 관서도 진작의 관서와 다르기 때문에 위작이라고 말했다.

이씨는 3년 전 추사의 작품에 가짜가 더 많다는 주장을 담은 글을 언론사에 기고했으며 이번 단행본은 그 나름의 감평을 정리해 그 같은 주장을 보충하고 있다.

이씨는 "진위가 불분명한 문제작이 현 학계와 미술평단의 무지의 소치인지 아니면 속된 욕심 때문인지 추사의 진품으로 유통되고 있으니 걱정이 앞설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두리미디어.384면. 3만원.

(서울=연합뉴스) 류창석 기자



입력시간 : 2005/08/16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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