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예계소식

베이징서 초대전 연 허달재 화백

남종화·동양화·서양화의 특성 융합 - 베이징서 초대전 연 허달재 화백에 중국미술계 찬사<중앙일보>


 남도 산수화(전남 지방 일대의 산수화)의 맥을 이은 직헌(直軒) 허달재(許達哉·56) 화백이 중국 미술계에서 화제다.

조부인 의재(毅齋) 허백련(許百鍊·1896~1977)을 사사한 허 화백은 ‘정중동(靜中動) 고중신(古中新)’이란 주제로 27일부터 다음달 7일까지 베이징 내 중국미술관에서 초대전을 열고 있다. 이번 초대전에는 900㎡의 널찍한 전시 공간을 이용해 가로 804㎝, 세로 209㎝의 대형 작품 ‘백매(白梅)’를 비롯한 홍매(紅梅), 계관화 등 작품 30여 점을 선보였다.

개막식에는 중국미술가협회 회원, 예술연구소 연구원(교수), 중앙미술학원을 비롯한 주요 미술대학 박사반의 지도교수 등 중국 미술계를 주도하는 화가 및 평론가 20여 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허 화백의 작품은 중국의 남종화, 일본이 주도한 이른바 동양화, 그리고 현대 서양화의 특성을 융합시키는데 성공했다”고 찬사를 보냈다. 또 “우리가 잊어버린 중국 남종화의 ‘야치(雅氣-우아한 기품)’를 제대로 살려냈다”며 “자꾸만 속되가는 중국 화가들은 허 화백의 작품을 눈여겨 봐야할 것”이라는 주문을 하기도 했다. 동양 산수화, 수묵화의 원류로 자임하는 중국 미술계가 한국의 전통화가에게 이처럼 파격적인 평가를 내린 것은 이례적이다.

허 화백의 작품전은 중국미술가협회의 공식 초청 행사다. 한국 화백으로서는 2000년 원광대 여태명 교수에 이어 두 번째다. 국가미술관인 중국 미술관 내의 전시도 극히 이례적인 환대다. 그만큼 중국 화단이 허 화백의 작품을 중시하고 있다는 증거다.

전시 후 미술관 7층 학술회의실에서는 ‘허 화백 작품 세계에 대한 토론회’가 이어졌다. 토론회 참석자는 중국 미술관의 판디안(范迪安) 관장, 중국예술연구회 연구원(교수)이자 중국미술가협회 이론분과위원회 비서장인 리이(李一) 박사, 중앙미술학원 박사반 지도교수인 쉐융녠(薛永年) 교수, 베이징대 미술학과의 딩닝(丁寧) 교수, 중국예술연구소 연구원(교수)인 천쭈이(陳醉) 등 화가, 교수, 평론가 15명.

판 관장은 “허 화백은 서양의 기법과 동양의 전통 수묵화의 기법을 절묘하게 조화시키는 데 성공했다”고 평가하고 “앞으로 허 화백의 작품전을 계기로 한중간 화단 교류가 활발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쉐 교수는 “중국 화단이 ‘추따’(求大-큰 작품만을 추구하는 경향)에 골몰해 있는데 허 화백은 ‘추징시’(求精細-정밀함과 섬세함 추구하기)하고 있다”고 평가하고 “이는 중국 화단이 본받아야할 특성”이라고 지적했다. 쉐 교수는 이어 “허 화백의 작품은 중국의 남종화도 아니고, 일본풍의 이른바 동양화도 아니며, 그렇다고 서양화는 더더욱 아닌, 이 3가지의 완벽한 결합체”라고 짚은 뒤 “허 화백의 작품에선 문향(文香)이 난다”고 평가했다.

딩 교수는 “허 화백의 작품은 정중동, 즉 고대의 전통과 현대의 감각이 살아 있고 연중강(軟中剛), 즉 한국 민족의 부드러우면서도 강한 개성이 배어 있으며 경중견(輕中堅), 즉 운필이 가벼우면서도 강직한 개성을 드러내고 있다”고 지적한 뒤 “개성 강한 민족 예술을 추구하는 태도에 경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허 화백은 베이징 초대전이 끝난 뒤 남부 선전htm_20080930021440a000a700-002.JPG시 문화국 초청으로 선전화원에서 다음달 21일부터 11월5일까지 작품전을 갖는다.

베이징 글·사진=진세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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