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예계소식

답설야중거 (踏雪野中去)... 이 시는 누가 지은 것인가?

답설야중거 (踏雪野中去)하야 눈 내린 들판을 걸어갈 제

불수호란행 (不須胡亂行)이라 발걸음을 함부로 어지러이 걷지 마라.
금일아행적 (今日我行跡)은 오늘 내가 걸어간 발자국은
수작후인정 (遂作後人程)이라 반드시 뒷사람의 이정표가 되리니.
 
이 시는 서산대사(1520-1604)의 시로 잘 알려져 있으며, 백범 김구 선생도 좌우명으로 애송한 시로 유명합니다.
 
백범 김구 선생이 쓰신 글에도 서산대사의 시로 나와 있고 지은이를 서산대사로 명시하고 이 시를 새겨놓은 빗돌도 있어서 예전부터 서산대사의 시로 알려져 있었지만, 서산대사의 글 모음집인 청허당집(淸虛堂集)에 이 시가 실려 있지 않아서 작자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1985년에 북한 문예출판사에서 발간한 <한시집> 안에도 이 시가 실려 있는데 그 책에는 제목은 야설(野雪), 지은이는 임연 이양연(李亮淵 - 이량연이라고 읽기도 합니다)으로 되어 있다고 합니다.
 
또한 한문학자 안대회 교수는 '임연당별집(臨淵堂別集)'과 1917년에 장지연이 편찬한 '대동시선(大東詩選)' 등에 이 시가 순조 때 활동한 시인 이양연(1771 영조 47~1853 철종 4)의 작품으로 나와 있다고 했습니다.
(임연당별집;서울대규장각소장 필사본)
 
대동시선(大東詩選) 8권(卷之八) 30장(張三十)에 나와 있는 이 시는 제목이 '穿雪(천설)'로 되어 있고 내용 중 '답(踏)'자가 '천(穿)'자로, '일(日)자가 '조(朝)'자로 되어 있는 것 두 글자가 다를 뿐 의미는 똑같습니다.
 
북한에서 발간한 한시집에도 이 두 글자는 대동시집과 같은 글자를 쓰고 있다고 합니다.
 
 
야설野雪
 
穿雪野中去 不須胡亂行
천설야중거 불수호란행
今朝我行跡 遂作後人程
금조아행적 수위후인정
 
눈을 덮어쓴 들판속으로 가니, 어지럽게 가서는 안될 것이다.
오늘 아침 나의 행적은 좇아오는 뒷 사람을 위한 행로가 될 것이다.
 
雪朝野中行 눈온 아침에 들길을 갈니
開路自我始 길을 여는 것은 나 부터라
不敢少逶迤 감히 삐둘거리며 걷지 못함은 迤=이=비스듬히. 逶=위=구불구불가다.
恐誤後來子 뒤에 올 사람을 무서워이다.
    
이양연
[ 李亮淵 ]
조선 후기의 문신이다. 동지중추부사·호조참판 등을 지냈다. 성리학에 정통하였으며 시에도 뛰어나, 사대부로서 농민들의 참상을 아파하는 민요시를 많이 지었다.
출생-사망 1771 ~ 1853
본관 전주
자 진숙(晋叔)
호 임연(臨淵)
활동분야 정치
주요저서 《침두서(枕頭書)》《석담작해(石潭酌海)》
주요작품 《촌부(村婦)》《전가(田歌)》
 
본관은 전주(全州)이고 자는 진숙(晋叔)이며, 호는 임연(臨淵)이다. 1830년(순조 30) 음보(蔭補)로 선공감(繕工監)에 제수되고, 1834년 사옹원봉사(司饔院奉事)에 제수되었으나 나아가지 않았다. 1838년(헌종 4) 충청도도사(忠淸道都事)를 거쳐, 1842년 공조참의가 되었고, 1850년(철종 1) 동지중추부사, 이듬해 호조참판·동지돈녕부사 겸부총관에 제수되었다.
 
문장에 뛰어났고 성리학에 정통하였으며, 역대의 전장(典章)·문물(文物)·성력(星曆)·술수(術數)·전제(田制)·군정(軍政) 등에 널리 통하였다. 늙어서도 학문을 게을리하지 않았고, 문장이 전아간고(典雅簡古)하여 후학들이 다투어 암송하였다. 시에도 뛰어나 사대부로서 농민들의 참상을 아파하는 민요시를 많이 지었는데, 그 중《야설(野雪)》이란 시는 백범(白凡) 김구(金九)가 애송(愛誦)하였다고 한다.
 
저서에《침두서(枕頭書)》《석담작해(石潭酌海)》《가례비요(嘉禮備要)》《상제집홀(喪祭輯笏)》등이 있고, 민요시《촌부(村婦)》《전가(田歌)》《해계고(蟹鷄苦)》등을 남겼다. 묘는 경기도 이천군 마장면(麻長面)에 있으며, 묘갈명은 영의정 정원용(鄭元容), 묘지명은 영의정 이유원(李裕元)이 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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