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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예계소식

한국서예 2000년

* 신라의 수퍼스타 김생(711∼790?),
고려의 수퍼스타 탄연(1070∼1159),
조선 중기의 수퍼스타 한석봉(1543∼1605),
조선 후기의 수퍼스타 김정희(1786∼1856) 등

최치원(857∼908?),
정약용(1762∼1836),
이하응(1820∼1898),
김옥균(1852∼1894),
오세창(1864∼1953)

정약용의 시첩인 ‘증원필’과
민영익의 ‘초서 6곡병’,
이수장의 ‘필첩’,
양사언의 ‘초서 두루마리’,
통일신라시대의 ‘화엄석경’
안평대군 이용의 친필로 여겨지는 ‘칠언절구’
 
우리나라에 한자가 건너온 것은 약 2000년 전인 기원 전후. 이후 한자는 현재에 이르기까지 우리 민족과 떼려야 뗄 수 없는존재가 됐다.
의사를 전달하는 수단으로, 또는 서예'라는 독특한 글자문화로 옛선조들의 삶과 함께했다. 이런 까닭으로 우리나라에는 세계적인 문자유물이 많다.

통일신라시대 무구정광대탑다라니경'
고려시대 금속활자나 팔만대장경'이 그렇고
조선시대 한글은 우리 민족만의 독창적인 글자로 세계에 우수성을 떨치고 있다.

예술의전당이 서예관 개관(88년) 이후 한국 서예의 역사적 가치를조명하고 체계를 정립하기 위해 열어온 한국서예 특별전'의 완결편. 출품작 150점은 국립중앙박물관과 국공립박물관 개인소장가 등 약 50 곳에서 빌려왔다.

1. 첫번째 시기는 기원전후부터 삼국시대까지. 삼국시대 글씨의 3가지 색채'다. 당시 삼국은 중국과의 관계에 따라 서로 다른 서풍을 보였다.

고구려는 중국 북조(北朝)의 웅건한 서풍이고
백제는 남조의 부드럽고 세련된 맛을 갖춘 반면
신라는 지리적 여건상 고구려와 백제를 통해 중국 서풍을 간접적으받아들여 졸박(拙樸)한 서풍이 주류를 이루었다.
이 때의 작품으로는 광개토대왕릉비명, 평양성석각, 무녕왕릉지석, 진흥왕순수비 등이 전시된다.
(삼국의 서풍을 비교하는 자리로 ‘광개토대왕릉비명’‘무녕왕릉지석’ 탁본이 대표적이다.)

2. 통일신라시대는 김생과 통일신라 서예의 국제성'이다. 당나라 서풍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여 국제적인 서에문화를 이룬 통일신라의 서풍을 보여주는 탄연, 안평대군과 함께 역사상 3대 명필로 손꼽히는 김생의 태자사랑공대사백월서운탑비'와 화엄석경, 영업의 신행선사비명'등이 전시된다.
(통일신라 초기는 당나라 서풍이 본격 도입돼 서예의 국제화가 이뤄진 때였다.해서체의 전형을 제시한 구양순 등의 초당(初唐) 서풍이 들어와 김생,최치원 등을 배출했다.전남 장흥의 ‘보림사 보조국사 탑비문’ 등이 대표적이다.)

3. 구양순 풍의 선사탑비가 주류를 이루는 통일신라 말에서 고려초기까지 작품은 남종선 불교의 영향으로 구양순 구양통 계통의 탑비 글씨가 집중적으로 등장했다. 최치원의 쌍계사대공탑비' 최인연의 성주사 낭혜화상비' 이환추의 광조사 진철대사 보월승공탑비' 등이 선보인다.

4. 탄연과 고려 중기 서예의 다양성'을 부제로 한 전시는 고려 서예사의 정점을 이룬 탄연의 유려한 서풍을 엿볼 수 있다. 고려시대에는전반기 내내 통일신라 때의 서풍이 중심을 이루다 12세기를 넘어서면서 다양한 서풍이 등장했다.

그 중에서도 탄연의 왕희지의 행서를 유려한 서체로 변화시켜 후대에많은 영향을 끼쳤다. 탄연의 청평산문수원중수기'외에 이원부의 반야사원경왕사비' 왕희지 글씨를 집자한 인각사보각국사비'등이 출품된다.

5. 다섯번째에선 고려 말에서 조선초기 가장 큰 특징인 원나라 조맹부서체가 수용되고 소화됐던 서풍을 다룬다. 조맹부의 서풍을 터득해명성을 떨쳤던 이암 문수사장경비'와 안평대군 이용의 것으로 추정되는 춘야연도리원서' 칠언시'가 눈길을 끈다.

시대에 커다란 획을 그었던 석봉 한호 , 신위 , 추사 김정희의 작품이 소개된다.  

조선조에 들어와서는 한석봉의 ‘한경홍진적첩’에서는 단정한 필치로 다듬어지는 도학자들의 글씨를 살필 수 있으며 황기로의 ‘경차’는 명대의 초서풍을 짐작케한다.18세기에 본격적으로 흘러들어온 청대의 서론은 김정희의 ‘묵소거사자찬명’ 등에서 엿볼 수 있으며 한말의 경우 풍운아 민영익의 ‘칠언시 병풍’이 처음 공개된다.

이밖에 정약용의 ‘증원필’과 민영익의 ‘초서 6곡병’,양사언의 ‘초서 두루마리’,통일신라시대의 ‘화엄석경’ 등이 수작으로 꼽힌다.

*선인의 얼이 서린 '묵향의 세계'  
[건강/생활] 2000년 12월 19일 (화) 19:33
 
연말연시를 맞아 우리 전통 서화(書잋)의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전시회들이 풍성하게 열린다.
서울 세종로 국립중앙박물관(02―398―5103)에서는 내년 1월7일까지 고유강열(劉康烈·1920∼76) 홍익대 미대 교수의 기증유물전이 열린다. 기증유물 중에는 특히 여지껏 겸재 정선(謙齋 鄭敾·1676∼1759)의 작품으로 전칭(傳稱)됐던 ‘우중신폭(雨中新瀑)’이 국립중앙박물관에 의해 진품으로 확인돼 ‘전(傳)’자를 떼고 전시돼 의미가 깊다.

국립중앙박물관의 이원복 미술부장은 “한 여름 비온 뒤 폭포를 바라보는 선비의 모습 속에 겸재 특유의 간략한 화면구성, 담백한 묵번짐, 시적정취를 볼 수 있어 미술사적으로 매우 중요한 작품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90년대 들어 민화붐이 몰아치기 전 고인에 의해 수집된 민화풍의 ‘모란도(牡丹圖)’ ‘화조도(花鳥圖)’ 등도 기증유물 중 백미로 꼽힌다.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서예관(02―580―1300)에서는 29일부터 2월11일까지 ‘한국서예 2000년전’이 열린다. 88년 서예관 개관이후 18회에 걸쳐 개최해온 ‘한국 서예사 특별전’을 결산하는 이 전시는 삼국시대부터 조선후기까지를 모두 8기로 나눠 각 시기별 대표작을 엄선해 보여준다.

이 가운데 다산 정약용(茶山 鄭若鏞)의 ‘증원필(贈元弼)’시첩, 봉래 양사언(蓬萊 楊士彦)의 ‘초서오언시(草書五言詩)’ 두루말이, 안평대군(安平大君)의 ‘춘야연도리원서(春夜宴桃李園序)’와 ‘칠언시(七言詩)’는 사실상 처음 공개되는 명작들이다.

‘춘야연도리원서’는 전형적인 송설체로 쓰여진 것으로 안평대군의 글씨 중 걸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길이 3m에 이르는 ‘초서오언시’ 두루말이는 조선시대 초서의 기준이 될 만한 작품이고, ‘증원필’시첩은 간찰(簡札)만 집필하던 정약용의 유일한 시첩으로 꼽히게 됐다.

서울 인사동의 대표적 고화랑인 대림화랑(02―733―3788)은 화랑과 개인소장가들의 조선시대 미공개 작품 60여점을 모아 21∼29일 ‘조선시대 좋은 그림전’을 연다.

탄은 이정(灘隱 李霆·1541∼1622)과 수운 유덕장(峀雲 柳德章·1694∼1774)의 묵죽도(墨竹圖)는 ‘선비가 고기를 안먹어 몸이 여윈 것은 고칠 수 있지만 대나무를 멀리해 속되어진 것은 고칠 수 없다’는 묵죽송을 생각나게 하는 그림이다.

추사파 서화가였던 자하 신위(紫霞 申緯·1769∼1845)의 것으로 전해지는 작품은 문인화의 높은 경지를 보여준다. 석파 이하응(石坡 李昰應·1820∼1898)의 석란도(石蘭圖) 쌍폭은 대원군의 정치적 야망을 보여주듯 기운이 넘치고, 석창 홍세섭(石窓 洪世燮·1832∼1884)의 까치와 해오라기 그림은 현대인의 눈으로도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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