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예계소식

화폭 가득 ‘별’들의 축제

“낡은 방식으론 안된다. 앉아서 손님을 기다리던 시절은 지났다. ‘새 세대 새 입맛’의 식단을 개발해 손님을 적극 끌어들여야 한다”

대중의 우상인 가수·탤런트·체육인과 미술인이 어우러지는 미술축제가 탄생했다. ‘베스트 스타 & 베스트 아티스트’. 창간 15년을 맞은 ‘미술시대’가 침체 미술계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새로 조직한 대규모 기획전이다. ‘월간 미술시대’는 이를 위해 ‘아트컴퍼니 미술시대’로 회사를 확대개편했다. 우선 올해 미술계 반응을 종합한 뒤 내년부터 본격 축제로 발전시켜 “대중의 우상들을 순수예술에 맞먹는 반열까지 올려놓겠다”는 야심찬 계획이다.

6월 4~17일 서울 관훈동 인사아트센터에서 열릴 제1회 ‘베스트…’전에는 미술계의 중견·중진작가 82명의 작품이 선보인다. 이중 전시 하이라이트는 인기스타 17인의 인물을 모델로 한 회화와 조각작품이다. 작품 모델로 참가한 스타들은 조용필·조수미·신동엽·유준상·이미연·이정재·양희은·유인촌·최민수·최민식·이효리·채시라·하지원·홍은희·박정숙 등 15명. 여기에 ‘아시아의 물개’로 이름을 날린 수영선수 출신 조오련과 소설 ‘태백산맥’의 조정래씨가 합세했다.

우선 꽃과 누드로 인기를 모으고 있는 작가 김일해씨는 톱스타 조용필과 조수미의 공연모습을 각각 캔버스에 담았다. 평면 회화이면서도 절창의 분위기가 생동하는 것은 김씨가 공연관람은 물론 모델과의 인터뷰를 통해 성격·습관까지 세세하게 파악했기 때문이다.

‘의자’의 작가 지석철씨는 방송인 박정숙씨의 미소짓는 얼굴을 안개낀 해변의 빈의자와 함께 화폭에 담았다. 팝스타 존 레넌 등을 이미 그린 바 있는 작가는 인간의 고독한 내면풍경을 의자를 통해 이야기하고 있다.

한국의 대표적인 극사실주의 작가 이석주씨는 석달 전 결혼한 유준상·홍은희부부를 고전적인 앵글로 잡아냈다. 격정적인 색채화가 이두식씨는 개그맨 신동엽씨의 애교스런 얼굴을 그렸으며, 영화 ‘취화선’에서 장승업의 그림 대역을 맡았던 한국화가 김선두씨는 장승업역의 최민식을 텁텁한 모습으로 묘사했다.

수채화의 달인 정우범씨는 탤런트 채시라의 뒷모습을 특유의 필치로 표현했으며 조각가 유대균씨는 이미연·이정재·조오련·조정래씨의 얼굴을 브론즈로 빚었다.

연예인들의 작품만 있는 것은 아니다. 서승원·정경연·김찬일·이왈종·이열·이정연씨 등이 참여하는 ‘조형과 형상’전, 문봉선·박대성·오용길·이숙자·이청운·이강화씨 등이 작가로 나서는 ‘이미지와 자연’전 등 굵직한 주제전이 함께 열린다.

특별전 형식의 개인전도 있다. 인물 조각으로 최근 급부상하고 있는 유대균, ‘전자정원’의 작가 심영철, 부조작업 ‘펄프+먹’의 박유아, 구상조각가 국경오씨의 작품전이 전시장 한 층을 꾸민다.

‘사진으로 보는 에로티시즘’전은 연예인작품만큼 관심을 모을 전망이다. 김옥선·박영숙·박종성·우종일씨 등 인체미학을 추구해온 작가 9명이 참여하는데 누드의 ‘수위’가 평균치보다는 높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김성민·배복란·서희선·이애리·전수경씨 등이 참여하는 ‘내일의 작가’ 코너도 배려하고 있다.

유석우 ‘아트컴퍼니 미술시대’ 대표는 “기존의 컬렉터층이 무너지는 등 전시문화가 180도 달라진 상황에서 미술계 활로를 찾아보기 위해 전시를 기획했다”면서 “내년에는 연예인·체육인 100명, 작가 100명이 참여하는 대규모 전시를 열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중영합’이라는 비판적 시각도 있어 전시에 대한 반응은 좀 더 지켜볼 일이다. 입장료 2,000원. (02)736-1020

/이용전문위원 lyon@kyunghyang.com/ - 서울미협 세미나에서 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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