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고자료실

최용 박사님 정년퇴임 축시 - 소설가 박혁문

 

獻詩

 - 德山 大兄 정년퇴임에 붙여 -


朴赫文


해방촌 오마니의 한스런 피난살이

부대찌개의 매운 맛에

눈물과 함께 삼키시고

이튿날 아침

선생님은 어김없이 강단에 서서

희망의 씨앗을 뿌렸습니다.


남산골 중정 청사에 태극기가 높이 휘날릴 때

막걸리 한 사발에

온갖 시름을 다 씻으며

비틀거리는 몸으로

선생님은 어김없이 강단에 서서

오천년 민족의 정기를 일구었습니다.


수유시장 욕쟁이 할머니의

애환이 담긴 순대국

한 숟갈 천천히 뜨시며

추수를 앞두고 싸워선 안 된다며

정신이 멍든 많은 사람들을 포용하였습니다.  


酩酊 30년의 기인들,

천관우 선생의 역사 이야기, 최남선과 홍명희의 교류, 연세 백년비사...

서울의 변두리 북한산, 도봉산, 수락산 자락 술자리에서 펼쳐졌던,

값없이 들었던, 아무에게서도 들을 수 없었던 이야기들

그 중에서도  

‘나도 일제시대에 태어났으면 친일파가 되었을 것이야’

멋쩍은 웃음 뒤에 던진 날카로운 역설은

후학들의 삶의 화두가 되고.


白松 사이로 흐르던

선비의 고고함은 

불도저의 힘찬 날갯짓에

전설이 되어가지만

德山齋를 덮은 하얀 눈과 함께

선생님의 구수한 이야기는 온 세상을 덮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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