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고자료실

현대한국문인화협회 창립취지문(1999. 6. 20)

  창 립 취 지 문

 

  우리는 오늘 세기의 중요한 전환점에 서있다. 20세기 한국미술사는 식민지시대로부터 서구미술중심의 물질화 경향으로 치달아 왔다. 상대적으로 수천년 전통의 동양서화는 갑작스레 침체의 늪으로 빠져 들고 우리고유의 조형언어로 재창출해 온 한국적 문인화 또한 그 맥이 끊기려 하고 있다.

  이러한 위기속에서도 금불환(金不換)의 정신으로 꼿꼿이 선비정신을 지켜 온 해방후 문인화 1세대들은 하나 둘 떠나고, 그 빈자리를 틈타 타락된 금권으로 얼룩진 상업적 공모전을 둘러싼 물신주의(物神主義)가 판을 치고 있다. 전국에 사군자문인화를 포함한 서예공모전은 100여개를 헤아리는 바야흐로 공모전 난립시대에 돌입하고 있는 것이다.

  관전(官展)시대의 국전이 30회로 막을 내리고 (81년) 민전(民展)시대로 접어든 80년대에는 소위 도제교육에 의한 사군자(四君子) 위주의 문인화가들인 과도기적 2.5세대가 본격적으로 등장하게 된 시기이다. 서예 속에 포함된 문인화의 입지란 제도적으로 매우 미약하고 그 작가들 숫자 또한 손꼽을 수 있을만큼 몇몇 기득권자들의 독무대였던 것이다. 그나마 대개가 고등교육을 받지 못하였거나 지적훈련이 되지 않은 비지성인들에 의한 비상식적행동들이 한국문인화단에 지금까지 만연되어 온 것도 사실이다.

  한편 일제식민사관에서 비롯된 ‘동양화’에서 명칭을 바꾼 ‘한국화’로 바꾼 미술계쪽에서는  80년대 수묵화운동과 더불어 새롭게 시도된 바 있는 채묵화 역시 필묵정신을 망각한 채 표류하고 있다. 이처럼 이론부재와 문인화정신의 상실은 진정한 한국미술의 양식적 개념구분마저 어렵게 만드는 가치혼란의 와중에 처하게 되었다. 최근 미협 새집행부의 공약사항으로 서예분과로부터 문인화분과 분리․독립과 신설에 대한 논란도 그 하나의 좋은 예라 할 수 있다.

  현대한국문인화를 어떻게 부흥시킬 것인가? 이 시점에서 한국문인화를 되살리는 길의 급선무는 형식문제가 아니라 맑고 곧은 문인화의 본래정신을 배반하는 낡은 시대의 부조리와 기성세대의 부도덕성부터 과감하게 반성청소하는데 있다. 왜냐하면 문인화의 정신과 형식 자체가 고도의 학문적 수양과 철학적 수련 없이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21세기를 향한 현대문인화가 전근대적 문인 사대부의 전유물이거나 여기(餘技)처럼 취급될 수 없듯, 현대한국문인화는 오늘의 지성인과 교양인의 기품(氣品)과 사유의 반영하여야하며 새로운 문인화협회를 출범시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에 40대 중심의 젊은 작가들이 주도하는 현대한국문인화협회는 다음 4대지표를 실천하려 한다.


     첫째. 한국문인화단의 세대교체

     둘째. 한국문인화계의 부패척결

     셋째. 한국문인화풍의 계승발전

     넷째. 현대문인화론의 이론정립



           1999.6.20

       현 대 한 국 문 인 화 협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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