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고자료실

집단최면에 걸린 인류(수연)

집단최면에 걸린 인류

 

스칸디니비아의 레밍이라는 동물은 5년마다 이유를 알 수 없는 충동에 이끌려 집단적으로 바다를 향한 자살여행을 떠난다고 합니다. 무리 중 대부분은 바다에 빠져 죽고, 일부는 방향을 돌려 자신의 서식지로 돌아와 번식하여 개체수가 늘어나면 5년 후 다시 죽음을 향한 순례여행을 떠나간다고 합니다. 21세기 인류의 삶의 모습이 레밍의 자살여행과 흡사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습니까?

 

우리는 세상에 태어나자마자 이 거대한 문명의 흐름에 편입되어 그냥 떠밀려가며 살아갑니다. 과잉생산과 과잉소비에 기초를 두고 있는 자본주의 문명은 태어나자마자 한 순간에 개인의 삶 전체를 집어삼켜서 길들이고 맙니다. 내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도 모른 채 무언가에 질질 끌러가며 우리는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는 것이 아닌가요? 현대문명의 속도와 경쟁은 우리가 잠시도 달리는 발걸음을 멈춰 서서 자신을 돌아볼 여유를 허락하지 않습니다.

 

인간이 인간답게 살기 위해서 과연 얼마만큼의 노동과 부를 필요로 할까요? 미국의 자연주의 쏘로우는 일 년 중 2개월만 노동을 하면 충분히 먹고 살 수 있음을 체험으로 입증했습니다. 그러나 비교와 경쟁심으로 인한 과도한 욕망추구와 다다익선이라는 현대문명의 환상은 적절한 양에 만족하도록 우리를 그냥 내버려두지 않습니다.

 

또한 남녀간의 사랑도 자본주의의 상품논리에 편입되어 죽을 때까지 육체의 욕망을 추구하도록 강요받고 있습니다. 현대인은 말초적인 욕망의 추구가 삶의 유일한 기쁨인 양 자신도 모르게 세뇌된 채 살아갑니다. 육체적 욕망을 더 이상 실현할 수 없음을 알았을 때 우리는 심한 절망감에 사로잡힙니다. 인간은 육체의 욕망을 과도하게 추구하면서 자신의 귀한 창조적 에너지를 소진하고 한 층 더 높은 가치인 정신과 영성의 성장기회를 잃고 있습니다.

 

20세기 초반 러시아에서 활동했던 영성 지도자 구르지예프는 인간은 어린 시절이 지나고 나면 대부분 기계로 변모하여 일생을 살아간다고 말했습니다. 즉, 우리는 자신도 모르게 본능, 감정, 사고 등에 지배당하여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기계적 삶(노예상태)을 영위한다는 것입니다. 인정하고 싶지 않은 이 노예상태에서 해방되기 위해서는 먼저 자신이 기계임을 알아차리고 긴 잠에서 깨어나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 때부터 비로소 영성과 정신을 지닌 진짜 인간으로의 자유로운 삶이 시작된다는 것 이지요. 인류는 집단최면에서 깨어나야 합니다. 욕망의 수레바퀴에 깔려 비명을 질러대는 미약한 영성의 소리에 귀 기울여야 합니다. 갈 데까지 가서 더 이상 꼼짝달싹 못할 때가 머지않아 찾아올 것 같은 예감이 듭니다. 다시는 나에게 주어지지 않을지도 모르는 천하보다 귀한 나의 삶을 이렇게 다 보내버릴 수는 없습니다. 누가 뭐라해도 모두가 큰 길을 따라 질주한다해도 ‘나는 나의 길을 가련다.’하는 자가 더 많아지기를 바랍니다.(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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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바로 독수리일지도

 

어떤 사람이 독수리 알을 발견하여 자기 집 뒤뜰 닭장안에 갖다 놓았더니, 독수리 새끼가 다른 병아리와 함께 알을 까고 함께 자랐다. 일생 내내 독수리는 닭이 하는 짓을 하며 스스로 닭이라고 여겼다. 땅바닥을 긁어 벌레를 잡아먹고 닭 울음소리를 내며, 날개를 푸드덕거려 공중으로 두어 자씩만 날곤 했다. 닭이란 그런 모양으로 날게 돼 있었으니까. 그렇게 날아야 닭다울 테니까. 세월이 가고 독수리는 매우 늙었다. 어느 날 무심코 쳐다보니, 멀리 구름 한 점 없는 하늘에 큼직한 새 한 마리가 떠돌고 있었다. 그것은 튼튼하고 금빛 날개를 좀처럼 퍼덕이는 일조차 없이, 세찬 바람결 속에서 우아하고도 위풍당당한 모습이었다. 늙은 독수리는 경외심이 가득하여 바라보며 옆에서 모이를 쪼고 있는 닭에게 물었다. “ 저분이 누구지?” “ 저분은 새들의 왕이신 독수리님이야.” “ 하지만 엉뚱한 생각일랑 집어 치워. 너나 나나 그 분과는 다른 신분이니.” 이리하여 아예 딴 생각일랑 하지 않았고, 끝까지 자기는 닭이라고만 여기다가 죽었다.(Anthony de Mello)

 

당신이 바로 태어나자마자 닭으로 길들어져서 닭으로 착각하며 일생을 살아가는 독소리가 아닐까요? 당신은 작은 일에 화내고 작은 이익을 다투고 하찮은 일로 마음이 흔들리는 그런 존재가 아니었는지도 모릅니다. 누군가의 말이나 여론을 맹신하여, 헛된 지식과 경직된 권위에 눌려 그냥 자신을 그렇게 여기며 사는 것이 아닐까요? 당신은 창공을 나는 저 우람한 독수리인도 모릅니다. 당신이 바로 큰 사랑과 넓은 관용을 지닌 우주적 존재인지도 모릅니다. 이 세상 떠나기 전 긴 잠에서 깨어나 독수리처럼 한 번 비상하는 삶을 살아보기를 권합니다.(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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