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고자료실

독서 메모- 인간의 네 가지 눈(이외수의 '외뿔')

인간의 네 가지 눈

인간은 네 가지의 눈을 가지고 있다.
육안(肉眼), 뇌안(腦眼), 심안(心眼), 영안(靈眼)이다.
어떤 눈을 개안하느냐에 따라 사랑의 크기도 달라진다.
여기 잘 익은 사과 한 개가 있다.
보는 눈에 따라 어떤 차이가 있는지 간단히 한번 열거해 보겠다.

육안(肉眼).

가장 저급한 단계에 머물러 있는 눈이다.
육안으로 사과를 바라보는 인간은 반사적으로 침을 흘린다.
그에게서는 사과가 단지 둥글고 붉은 빛깔의 음식물에 불과하다.
음식물을 먹어치우는 일이 곧 음식물을 사랑하는 일이다.
사랑은 위장 속에 잠시 머물러 있다가 오물로 배설된다.

뇌안(腦眼).
육안과 비교하면 천양지차로 진화된 눈이다.
뇌안을 가진 인간은 사과를 보면 만유인력의 법칙을 떠올린다.
사과는 음식물이 아니라 탐구물이다.
그에게는 탐구가 곧 사랑이다.
그러나 본성에 이르지는 못하고 현상에만 머물러 있다.
끊임없이 사랑의 법칙과 공식을 탐문해 보지만 끊임없이 의문과 혼란에 사로잡힌다.

심안(心眼).
씨를 본다 - 시, 음악 등이 보인다.
현상을 떠나 본성에 이른 눈이다.
심안을 가진 인간은 사과에 감동한다.
사과 속에 들어 있는 시가 보이고, 사과 속에 들어있는 노래가 보인다.
사과 속에 들어 있는 사랑이 보이고, 사과 속에 들어 있는 은총이 보인다.
진정한 사랑도 심안에서 출발하고, 진정한 예술도 심안에서 출발한다.
심안을 가진 인간이야말로 내일 지구의 종말이 오더라도 오늘 한 그루 사과나무를 심는 인간이다.

영안(靈眼), 
사물과 내가 하나됨. 씨=나.
생로병사에 대한 깨달음.
진정한 삶=함께 행복한 삶.
불행의 이유는 내 인생의 증인이 되지 못하기 때문.
창조적 삶의 반대는 의식의 경직성.
창조적 삶의 방법 제시의 하나로 ‘코끼리에게 날개를 달아주기.
자유 의식. 자유 영혼.
돌에게 입을 달아야 무슨 말을 하는지 알 수 있다.

이외수의 세 스승 - 개구리 소년, 지렁이, 걸레

아이들의 개구리 잡이 - “딱 보면 알아요.”
자연에게 말을 걸어보자.
나무, 산, 계곡의 말을 알아들을 수 있게 됨. 자연과 합일. 소통의 지름길.
이것이 사랑. 나는 바다가 되고, 산이 되고...

지렁이 - 대지의 창조자(아리스토텔레스).
새, 개미, 물고기 등 모두가 먹는 지렁이.
아, 거룩한 존재여. 그런데 꿈틀하는 이유는? “저를 먹지 마세요.”라는 뜻.
그러나 반은 먹어도 되요. 지렁이에겐 복원력이 있다.
남에게 상처내서는 안 돼.

걸레는 제 할 일 다 하고 난 뒤에 제 몸으로 다른 것을 깨끗이 한다.
마음으로 아름다움과 사랑을 인정하라.
道通하라.

흥부는 제비와 하나됨.
개구리 소년은 개구리와 하나됨.
놀부는 생각하는 사람에 그침.
마음으로 살면 행복하고 생각으로 살면 불행하다.
마음으로 우주와 소통하라.
마음으로 자연과 소통하라.
생각이 끊어진 자리에 도(마음)가 있다.

영안의 눈으로 사과를 바라보는 인간은 깨달음을 얻은 인간이다.
사과가 해탈의 결정체로 보인다.
신의 본성과 우주의 본성과 자신의 본성과 사과의 본성이 하나로 보인다.
비로소 삼라만상이 사랑으로 가득 차 있음을 깨닫게 된다.
- 이외수 '외뿔'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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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온새
몽롱한 아침에  활기찬 비타민 얻어 먹은듯 합니다.
저는 네가지 눈중에서 육안을 가진것 같네요.. 사과는 맛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