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고문은 북처럼 둥그런 돌에 새겨졌다고한다.
북을 두드리듯이 정과 망치를 들고 돌에 문자를 두드렸을 옛 사람의 모습을 상상해보면 그 소리가 돌북 소리처럼 둔탁하게 들려오는 듯하다.
앞선 상형문자에 비해선 도안이 단순화되어 문자화되었고, 금문에 비해선 원만하고 굵은 곡선미가 있으며, 발전한 예서에 비해서는 좀 더 상형미가 있다고나 할까....
`천년의 미소`라고하는 백제의 마애석불을 나는 좋아한다.
돌의 따뜻함과 인간의 온화함, 그리고 신적인 천진함을 동시에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석고문을 본 첫 느낌은 이와 비슷했다.
무딘 정이 차가운 돌을 만나 따뜻한 인간의 정서를 천진하게 표현한다....
그리고 세월을 만나 뭉그러진 넉넉함...
굵은 직선은 곡선의 느낌이 있으며, 모서리는 둥글려져있고 글자 안의 면 분할은 천진스럽게 시원하며 꾸밈이 없다.
현대 회화의 황금분할과 비슷하다고나 할까?
그리고 현대 한문 서예에서 볼 수 있는 복잡한 선의 얽힘이나 날카로운 삐침을 거의 찾아 볼 수 없어 편안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대할 수 있어서 좋다.
처음 배우는 사람으로서 글자를 친근하게 대할 수 있는 것이 참 기쁘고 한 걸음씩 황하문명의 시대로 즐겁게 들어가 볼까 한다.
정과 망치를 들었던 옛 사람이여...
내 화선지에 그대의 정신을 새겨 주시라~
권상호
허성옥
돌북은 소리, 글은 빛...
우연히도 석고문은 소리빛과 닿아있는 것 같습니다....ㅎㅎ
금요컬쳐 잘 보았습니다.
권상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