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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묵 선생님 도록 교정 / 창묵 여숙자 학위 논문 교정

초대의 말씀


가난한 마음 집에 묵향을 피우고 싶어 하던 어릴 적 꿈이 아직 빛바래지 않았나 봅니다. 정원에 햇살을 가득 들이고 향기로운 바람을 부르고 싶었지만 바라 뵈는 하늘만 드높습니다.


여러 모로 고민하고 노력해 보았지만 창조적 열망만큼 도달하지 못한 채, 저의 첫 개인전을 열개 되어 부끄럽기만 합니다.


부족한 점, 많은 격려 바라며 추운 날씨에 귀한 시간 내어 주심에 감사드립니다.


                                   2006년 초겨울에

                                   자허루(自虛樓)에서 솔벗 여숙자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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王安石 梅花

墻角數枝梅  담장 모퉁이에 핀 몇 가지 매화꽃이여

凌寒獨自開  추위를 무릅쓰고 홀로 피었구나.

遙知不是雪  멀리서도 그것이 눈이 아님을 알겠으니

爲有暗香來  그윽한 매화 향기 불어오기 때문이라.


* 삭제

杜甫 絶句

江碧鳥逾白  맑고푸른 강물위의 나는새가 희게 보이고

山靑花欲然  푸른산의 꽃이 불타는듯이 붉고나.

今春看又過   올해에도 객지에서 봄이 또 가는것을 보게되니

何日是歸年   어느날에나 고향에 돌아가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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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어에 관하여


시란 무엇인가에 대한 답변은 쉽지 않다.

지금까지 시에 대한 수많은 정의가 내려졌으나 완벽한 정의는 나오지 않았다.

원래 시의 정의는 나올 수도 없다.

그렇게 되어 버리면 다양성이라는 관점에서 시는 이미 의미가 없는 것이요

발전이란 것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다. 시대에 따라 시에 대한 생각이 달라질 뿐만 아니라 시 자체도 변모하기 때문이다.


편의상 시는 마음 속에서 이루어진 뜻을 말로 나타낸 것이라는 정의에서 출발해 보자.

'시언지(詩言志)'라는 이 정의는 동양의 전통적인 시관(詩觀)으로 오랫동안 통용되어 왔다.

먼저 뜻을 보자. 문학을 정의할 때 '가치 있는 체험을 내용으로 한다'고 하니, 시에서의 뜻도 이와 같다고 할 수 있다.

표현하지 않고는 못배길 절실한 그 무엇이 여기서의 뜻이라고 하겠다.


이번에는 뜻을 전달하는 '말'에 주목해 보자.

문학이 언어 예술이므로 시에서의 말도 제재(題材)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시의 경우에 있어서 언어는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그런가 하면 시의 형태도 소설이나 희곡과는 다르다. 짧고 압축되어 있다. 그러나 짧고 압축된 형태의 문학이면 모두 시라고 할 수는 없다.

절제(節制)된 언어의 질서가 어떤 원리에 의해 이루어지고 또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가를 알아야만 한다.

이처럼 시란 무엇인가에 대해서는 해명해야 할 과제가 많이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시에 대한 부당한 선입견을 버리는 것이 좋다.

시는 아름다워야만 한다든가, 고상한 세계를 노래해야만 한다든가, 시는 일상 생활에서는 쓸모가 없다든가 하는 잘못된 생각을 버리는 것이 시에 대한 정의(定義)를 내리는 것보다 더 중요할 수 있다.


시의 언어란 무엇인가?

일반적으로 우리가 사용하는 언어와는 어떻게 다른가에 대해 알아보자.

언어를 매개로 하는 문학 중에서도 가장 언어에 민감한 갈래가 시이다.

시인은 자신의 체험·정서·사상 등을 제한된 형식과 언어 속에 담아내야 하기 때문에, 시어(詩語)의 선택에 각별한 노력을 해야만 한다.


우리가 일상 생활에서 사용하는 언어는 역사적·사회적으로 형성된 관습적 의미로 통용되고 있다.

즉 언어는 어떤 특정 대상을 지시하는 기호(記號)로서 사용되고 있는 것이다.

정확한 의사 전달을 위해서는 언어의 이와 같은 기능은 필수적이다.

이처럼 지시적 기능(指示的機能)을 가진 언어의 의미를 외연적(外延的) 의미라고 부른다.

그러나 시어로 채택된 언어는 외연적 의미만으로는 불충분하다.

시어는 관습적인 때가 벗겨진, 보다 신선하고 새로운 의미의 언어이어야만 한다.


고향(故鄕)은

가난하게 돌아오는 그로하여 좋다.

지닌 것 없이

혼자 걸어가는

들길의 의미(意味)


백지(白紙)에다 한 가닥

선(線)을 그어 보라.

백지(白紙)에 가득 차는

선(線)의 의미(意味)


아, 내가 모르는 것을

내가 모르는 그 절망(絶望)을

비로소 무엇인가 깨닫는 심정이

왜 이처럼 가볍고 서글픈가.


편히 쉰다는 것

누워서 높이 울어 흡족한

꽃 그늘 ―

그 무한한 안정(安定)에 싸여.

들길을 간다.

(이형기, '들길')


이 시에는 들길을 걸어가는 시적 화자의 모습이 그려져 있다.

그러나 시를 읽어 가는 과정에서 우리는, 그가 삶에 지쳐 귀향(歸鄕)길에 오른 가난하고 외로운 사람이라는 것,

고향이란 그 누구에게나 안식과 평화를 베풀어 주는 따뜻한 공간이라는 사실을 점차 알게 된다.

따라서, 시의 제목인 '들길'은 바로 고향으로 가는 길이다.

여기에는 물론 삶에 실패하여 빈손으로 고향을 찾아가는 화자의 궁핍한 심정이 암시적으로 형상화되어 있다.


그러나 시인이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은 화자의 가난한 귀향에 관한 것만이 아니다.

중요한 것은 그가 물질적으로 가난했지만, 오히려 그로 인해 자기를 성찰(省察)함으로써 얻게 된 정신의 충만함이다.

역설적이지만 그는 가난했으므로 참다운 고향의 의미를 발견할 수 있었다.

그리하여 그는 세속적인 만족과 쾌락이란 덧없고 허망하다는 것, 참된 삶이란 욕망을 채우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자신을 비우는 데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이상의 설명은, 물론 시인이 시를 통해 표현하고자 하는 전체 의미의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나 그 전체의 의미를 해명하기 위해 좀더 긴 글을 쓴다 하더라도 그것은 불가능하다.

왜냐하면, 시를 설명 혹은 분석하는 일은 일상적인 언어 행위인데 반해,


시 그 자체는 일상어를 초월한 시의 언어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시인은 일상어로서는 표현이 불가능한 이 시적인 진실, 즉 궁핍한 귀향자가 들길을 가며 깨달은 생(生)의 진실을 한 마디로 '백지(白紙)에다 한 가닥 / 선(線)을 그어 보라. / 백지(白紙)에 가득 차는 / 선(線)의 의미(意味)'라고 말했던 것이다. 이것이 바로 시인이 창조한 언어, 즉 시의 언어라 할 수 있다.

-옮김-


출처 : 너에게로 가는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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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 김초혜


모정-초저녁


어머니1


한 몸이었다 서로 갈려

다른 몸 되었는데


주고 아프게 받고 모자라게

나뉘일 줄 어이 알았으리


쓴 것만 알아 쓴 줄 모르는 어머니

단 것만 익혀 단 줄 모르는 자식


처음대로 한몸으로 돌아가

서로 바꾸어 태어나면 어떠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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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의 등불


어머니 2


우리를 살찌우던

당신의 가난한 피와 살은

삭고 부서져 허물어지고


한생애 가시에 묶여 살아도

넘어지는 곳마다 따라와

자식만 위해 서러운 어머니


세상과 어울리기

힘든 날에도 당신의 마음으로

이 마음 씻어 고스란히

이루어 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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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정의 세월


어머니4


겨울 가고 봄이 와도

텅 비인 한나절


거친 삼베 옷에 흙덩이 베고

홀로 누운 어머니


새 살로 돋아난

무덤의 들꽃

울면 울음이되고

웃으면 웃음이 되어주고


언 가슴 메어놓고

그곳에서는 봄으로 지내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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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정


어머니 5.


앉지도 눕지도 않고

한평생 서서 지내던 어머니


당신 살에 머물러 있는

눈물은 흐리고 햇볕 나고

춥고 더운 것을 다스리는 해입니다.


해를 싣고 떠나신 지

일년 삼백 육십 일이

스무 번은 지났어도

다숩던 당신의 가슴이 아파 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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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정 - 어머니의 촛불


어머니6.


빈천도

고단하지 않은 당신의 의지는

미운 것 고운 것

삭임질하여 웃음으로 피우고


작은 몸뚱이 힘에 부쳐도

가녀린 허리 닳지 않는 살로

우리의 담이 되어주고


인생의 무게 그날그날이

첫날처럼 무거워도

자식 앞에선 가볍게 지는 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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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는 평화를


어머니7


하늘과 땅은 갈라져 있어도 같이 있듯

저승에 계신 어머니는

자식의 가슴에서 이승을 함께 하시고


아플 일 아니어도

아프고 아파도 아프지 않은 마음


저가

어머니 되어 알고

깊이 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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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을 열다


어머니8.


안 감기는 눈 감으시고

감은 체 떠난 어머니


골수가 흐르게 아파와도

약으로 나을 병 아니라시며

약 없이 천명(天命)으로

견디신 어머니


어머니 떠나신 후

생명 안에서 죽음을

죽음 속에서 생명을

풀어가며 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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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향하여


어머니11.


꿈에 울고 난 새벽

가슴에 묻힌 어머니 무덤에

무슨 꽃이 피었던가.


뒷 산곡(山谷)에 부엉이 울다 가면

그 산에 가득한

어머니 얼굴 동생들의 울음


현(絃)이 끊기고 말았던가.

하늘빛이 변했던가.

꽃 필 날

다시 없을

뿌리가 뒤집힌 나무들은

생명이 병(病)보다

더 아프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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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을 향하여


어머니13


홀로 삭이어 보내신 일월

마디마다 고여 오는

피멍든 그리움에

천추(千秋)의 길목에 서서

울고 계시던 어머니


차곡차곡 접어둔

옷 갈피 사이에

하얗게 바래진 당신의 멍에


임 없던 빈 자리에

묻어둔 고통이

싸늘한 체온 되어

임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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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33 - 김초혜

  

다른 이의 몸을

아끼면

좋은

빛 속에 살고


내 몸을

아끼면

어둠 속에서 산다던

어머니


다른 이의 몸

아끼기

어려운 줄

내 몸을 아끼며

알게 되었다는

당신의 말씀

나도 모르게

내 안에

꽃으로 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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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43


형제와

우애롭지 못하며

어찌

친구와는 사귈 수 있느냐고

먼 데 사람

가까이하려 말고

가까운 형제와

구순하게 지내라던

말씀 그리워

우애하고자 해도

그 형제 흩어져

못 미침이니

불효와 버금가는 괴롬


삶을 아프게 하고

한 몸으로 나뉘인 형제

정의 깊기로 하자면

더 무엇 있으리

나와 같은 너를

너와 같은 나를

어머니는 한 몸으로

사랑하시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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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는 우리의 신앙이다 - 김초혜


나에게 있어 어머니는 눈물이었다.

돌아가시어 눈물이 된 것이 아니고 살아 계실 동안에도

어머니는 눈물일 수밖에 없었다.


조물주는 인간 모두에게 神이 하나씩 필요하다는 것을 알았지만

신을 그렇게 많이 만들 수가 없어 그 대신 어머니를 주었다고 한다.


어머니는 우주이며 생명을 있게 한 근원이고, 우리의 안식이며

위안이며 희망이며 신앙인 것이다.


어려운 세상 복잡한 생활,

삶의 흔들림과 고통 앞에서 문득문득 떠오르는 얼굴,

어머니는 영원한 마음의 고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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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머니>> -김초혜-


아무리

작은 일이라도

모진 일은

하지 말라시던

어머니

자식을 사랑하되

결점을 알아

나무람 주셨고

나무람하되

장점을 알아

대견하다

꽃피워 주시던 어머니


오십사년 지탱하신

생명을

후하게 벗으시고

자식의 가슴에서

길게 사시는

우리 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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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곡

86. 사랑굿(33) (김초혜 시, 1989년)

87. 사랑굿(89) (김초혜 시, 1989년)

88. 사랑굿(1) (김초혜 시, 1989년)

89. 사랑굿(14) (김초혜 시, 1989년)

90. 어머니(1) (김초혜 시, 198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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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푸른 수염의 늙은이[蒼髥叟 소나무를 말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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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진강 15

-겨울, 사랑의 편지


산 사이

작은 들과 작은 강과 마을이

겨울 달빛 속에 그만그만하게

가만히 있는 곳

사람들이 그렇게 거기 오래오래

논과 밭과 함께

가난하게 삽니다.

겨울 논길을 지나며

맑은 피로 가만히 숨 멈추고 얼어 있는

시린 보릿잎에 얼굴을 대보면

따뜻한 피만이 얼 수 있고

따뜻한 가슴만이 진정 녹을 수 있음을

이 겨울에 믿습니다.

달빛 산빛을 머금으며

서리 낀 풀잎들을 스치며

강물에 이르면

잔물결 그대로 반짝이며

가만가만 어는

살땅김의 잔잔한 끌림과 이 아픔

땅을 향한 겨울 풀들의

몸 다 뉘인 이 그리움

당신,

아, 맑은 피로 어는 겨울 달빛 속의 물풀

그 풀빛 같은 당신

당신을 사랑합니다.


김용택 시인이 말하는 '당신'은 섬진강이다

"가만가만 어는 살땅김의 잔잔한 끌림과 이 아픔"의 구절이 시인이 생각하는 농촌의 현실과 섬진강과 농촌을 사랑하는 시인의 마음가짐이라고 볼 수 있겠죠. 시인의 농촌에 대한 현실인식과 사랑이 같이 나타나는 부분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래서 시인은 추운 겨울날 섬진강 근처로 나가서 섬진강 주변의 풀들이 잔잔히 얼어있는 것을 알게 되고 그것은 곧 땅을 향한 겨울 풀들의 그리움이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풀들의 그리움은 곧 시인의 그리움으로 생각하셔도 무방할 것 같다.

섬진강 농촌의 따뜻한 피와 가슴을 가진 사람들의 삶이 섬진강의 풀에 투영되어 있다. 그래서 시인은 풀빛 같은 당신을 사랑한다고 말한다. 당신의 대상은 섬진강과 농촌의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 둘 다를 이야기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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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계론[顯戒論] 일본의 고승 사이초[最澄:767∼822]가 지은 불교서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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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꽃의 기도


겸손으로 내려앉아

고요히 위로 오르며

피어나게 하소서


신령한 물 위에서

문을 닫고

여는 법을 알게 하소서


언제라도

자비심 잃지 않고

온 세상을 끌어난는

둥근 빛이 되게 하소서


죽음을 넘어서는 신비로

온 우주에 향기를 퍼뜨리는

넓은 빛 고운 빛 되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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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제 삼수(無題三首) - 김시습(金時習)


온종일 짚신으로 되는 대로 거니나니 / 終日芒鞋信脚行

한 산을 걸어 다하면 또 한 산이 푸르네 / 一山行盡一山靑

마음에 생각 없거니 어찌 몸에 불리우며 / 心非有想奚形役

도는 본래 이름 없거니 어찌 거짓 이뤄지랴 / 道本無名豈假成

밤 이슬은 마르지 않았는데 산새는 울고 / 宿露未晞山鳥語

봄바람이 끝이 없으매 들꽃이 아름답다 / 春風不盡野花明

짧은 지팡이로 돌아오매 봉우리마다 고요한데 / 短筇歸去千峯靜

푸른 절벽에 어지러운 놀이 저녁 볕에서 난다 / 翠壁亂煙生晩晴


풍악이 높고 낮아 열 두 봉인데 / 楓岳高低十二峯

봉 머리 돌부리에 마른 솔이 걸리었다 / 峯頭石角掛枯松

티끌의 어지러움에 도리어곽랑이 교묘한데 / 塵紛却是郭郞巧

세상 일은 모두 호접을 따라 비었더라 / 世事盡隨蝴蝶空

계수나무 열매가 떨어질 때에 저녁 볕이 엷은데 / 桂子落時殘照薄

버들꽃이 나는 곳에 저믄 산이 무르녹다 / 楊花飛處晩山濃

방석에 혼자 앉았으면 향 연기는 실 같은데 / 蒲團獨坐香如縷

풍교의 밤중 종소리를 사랑스리 듣는다 / 愛聽楓橋半夜鍾


펄렁펄렁 하나의 지팡이가 허공을 울리며 나는데 / 翩翩一錫響空飛

오월의 소나무꽃이 푸른 산에 가득하다 / 五月松花滿翠微

온종일 바리를 들고 다니매 천집의 밥인데 / 盡日鉢擎千戶飯

여러 해로 누더기 빌었거니 몇 사람의 옷이던가 / 多年衲乞幾人衣

마음은 흐르는 물과 같아 스스로 청정하고 / 心同流水自淸淨

몸은 조각 구름과 함께 시비가 없다 / 身與片雲無是非

강산을 두루 밟고 다니니 두 눈이 푸르렀는데 / 踏遍江山雙眼碧

우담발꽃[優曇花]이 피는 그때에 돌아가리 / 優曇花發及時歸


[주D-001]곽랑(郭郞) : 옛날 희극 배우의 이름이었는데 그 후에는 어릿광대를 곽랑이라고 하게 되었다. 그런데 그 어릿광대의 춤추는 것이 틀렸다고 포노인(鮑老人)이 웃었지만, 그 포노인을 등장시켜 춤을 추게 하니, 도리어 곽랑만도 못하였다는 시가 있으므로, 여기에는 세상을 살아가는데 그 사람이 잘못한다고 웃었지만 웃는 사람이 그런 일들 당하면 도리어 그만 못하다는 말이다.

[주D-002]호접(蝴蝶) : 장자(莊子)가 꿈에 나비[蝴蝶]가 되어서 펄펄 날아 다녀 보았는데, 그때에는 자기가 그대로 나비로만 생각하였지 장자라고 생각하지 않았었다. 꿈을 깨어서 사람이 되고 보니, 자기가 사람이라고만 생각하게 되었으나 실상은 나비가 정말인데 사람이 나비 꿈속에서 잠시 화(化)한 것인지, 그렇다면 세상은 그 나비와는 관계 없다는 말이다.

[주D-003]풍교(楓橋) : 당 나라 장계(張繼)라는 사람의 〈풍교야박(楓橋夜泊)〉이란 시에, “고소성 밖에 한산사[姑蘇城外寒山寺]에서, 밤중에 치는 종소리 나그네 배에 들려 오네[(夜半鐘聲到客船]”라는 말이 있으므로, 그것을 인용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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