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문

문경에서 밤샘 휘호

주봉지기천배소 화불투기반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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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상호
술, 친구 좋아하는 사람들이 입에 자주 올리는 명구가 있다.
“나를 알아주는 사람을 만나 술을 마시면 천 잔도 적다 할 것이요, 말이 통하지 않는 친구(배포가 맞지 않는 이)와 얘기를 나눈다면 반 마디 말도 많다 할 것이리(酒逢知己千杯少, 話不投機半句多).”
 송(宋)대 문인 관료 구양수(歐陽修)가 지은 시.
나그네
요즘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투기'라는 단어가 등장하는 대목이다.
投라는 글자는 '서로 합쳐진다'는 뜻을 가지고 있고, 機는 '틀'이라는 뜻을 간직한 글자이다. 불교에서 부처의 가르침을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의 타고난 능력 크기를 얘기할 때 사용하는 根機라는 단어를 떠 올리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투기라는 말은 결국 서로의 틀과 근간이 맞아 떨어지는 상태를 말한다. 불가에서는 한 걸음 더 나아가 부처의 가르침에 끝까지 자신을 던지는 행위라는 뜻으로 이 단어를 많이 사용한다고 한다. 그러고보면 본디 괜찮은 뜻으로 사용되던 이 단어는 나중에 와서 그 의미가 많이 달라진 것이다. '기회를 틈타 이익을 거두는 행위'로 변질이 된것이다. 자신에게 좋은 기회가 오면 몸을 날여 잽사게 찾이하는 행위, 그만큼 이익에 민감해 눈치 빠르게 행동하는 것을 이름이다. 시장에서 투기와 투자는 그 쓰임새가 매우 다르다.
자신의 재화를 불리기 위해 장기적인 안목으로 돈을 묻어두는 것이 투자일 것이다. 그에 비해 투기는 단기적으로 시세차익만 염두에 두고 폭리까지 누리는 행위를 말한다. 이익을 위해서라면 불법적인 행위까지라도 서슴치 않고 취할 수 있다는 것이어서 이 말의 용래는 극히 부정적인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