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려놓기 - 권상호
우연히 떨어진 물방울처럼
나 자신을 세상에 맡긴다.
지난 계절
힘차게 생명줄 역할을 해 왔던 나뭇잎도
어느 순간 자신을 훌쩍 내려놓듯이
나 또한 한없는 가벼움으로
가지고 있는 것은 물론
보고 듣고 생각하는 것과
뼈와 살로 이루어진 이 몸마저
내려놓아야 한다.
그리고
다음 생을 기약한다.
꼭 있을 것처럼
믿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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