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원서예협회

온새미로 이룬 예술 실천- 서정 현명숙전에 붙여

온새미로 이룬 예술 실천

                                                                                                                   도정 권상호
희망이 있으면 언제나 청춘이다. 희망이 없으면 젊어도 노인이요, 희망이 있으면 나이 들어도 젊은이이다. 서정 현명숙 씨는 붓을 잡은 지 스무 해가 훌쩍 넘었다. 그 사이 어려운 붓길을 걸으며 힘든 여정도 많았지만 한 번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그리하여 서예가의 길라잡이이자 길동무 역할을 해 온 월간 <서예문화>에서 유망작가로 선정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축하의 갈채를 보냅니다.

여타의 예술 장르는 시대적 흐름과 사회적 상황이 빚어내는 순간의 감성에 따라 열정의 옷을 갈아입으면 된다. 하지만, 서예는 시세를 쫓지 않고 감성에 쉽게 흔들려서는 안 되기 때문에 서도라고도 한다. 서예가는 서정이 그래 왔듯이 어떻게 보면 구도의 길을 나선 순례자의 모습이다. 평생 흑과 백, 방과 원, 전과 절의 상반된 두 세계를 다루면서도 정작 예술적 반항은 찾아보기 어렵다. 그것은 여백의 미학을 체득하고 모든 걸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자연의 예술가이기 때문이다.

서정은 난정 이지연 선생님 밑에서 한글 외길을 걸어왔고, 준법정신이 투철한 갈물한글서회의 맴버로 활동해 오다가 지금은 이사의 직분을 맡고 있는가 보다. 착한 서예가는 거절할 줄 모르기 때문에 비교적 여러 곳에 많은 출품을 한다. 그리고 꾀를 부릴 줄 모르기 때문에 가르치는 일에도 정성을 다한다. 한국미술협회, 묵향회, 난정회 등에서 성실하게 활동해 온 걸 보면 예정된 유망작가였고, 실제로도 대한민국미술대전에서의 특 입선, 대한민국서도대전 우수상 및 초대작가, 신사임당이율곡서예대전 삼체상 및 초대작가 등의 영예를 누리고 있다. 프로필에서 보듯이 그는 훌륭한 서예 지도자로서도 그 영역을 넓히고 있으며, 그 결과 지도교사상도 받은 바 있다.

서정의 한글이 어느 정도 농익자, 이제는 전각과 문인화에 곁눈질하기 시작했다. 그것은 회피 수단이 아니라 한글을 더 공고히 하기 위한 곁눈질이라 생각한다. 끝없는 예술의 길이라지만 가던 길 더욱 박차를 가하여 끝까지 정상에 오르길 바란다. 산을 오름에 내 한 키만큼 오르지 못해도 산의 한쪽 면밖에 보지 못한다. 물이 끓음에 100도에서 1도만 모자라도 물은 끓지 않는다. 동계올림픽에서의 스피드 스케이트나 쇼트트랙에서 마지막 피치가 메달 색깔을 바꾼다는 사실을 우리는 똑똑히 보았다.

작품 ‘세상에는’과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에서 서정의 미래 모습을 살필 수 있다. 부조화의 조화, 과감한 여백 처리 등이 특장이라 하겠다. 그러나 아직도 전체적인 작품 구성력, 가로쓰기와 세로쓰기의 필맥 구분 인식, 두인 및 유인의 처리 등에서 좀 더 고심해야 할 문제들이 남아있다.

서정 현명숙씨와 나는 노원서예협회 활동을 통하여 오랜 동안 도반으로 지내왔다. 다양한 친교 행사와 전시를 통하여 그의 예술 실천을 지켜본 바, 최근에 들어 비약적으로 발전해 가는 그의 모습을 보고 있다. 이젠 인고의 겨울을 지난 매화가 암향을 피울 때라고 생각던 차에 이번 전시가 이루어 진 것이다.

서정은 2008년 대한민국미술대전에서 사무엘 울만의 청춘이라는 시를 써서 특선에 뽑힌 바 있다. 이 시에 다음과 같은 내용이 나온다. “누구에게나 중요한 것은- 감동하는 마음, 다음은 무엇일까 하고 눈망울 반짝이는 어린이 같은 호기심, 가슴 조이며 미지의 인생에 도전하는 희열이다.” 여기에서 감동, 호기심, 도전이라는 시어가 그에게 어울리는 말이다. 희망을 향한 아름다운 실천의 고삐를 늦추지 않기를 바란다.

시련은 단련의 기회이고, 희망은 실천의 에너지이다. 온새미로 실천하는 유망작가 서정 현명숙 씨의 희망 전시회를 거듭 축하합니다.

2010. 3. 13.

삼각산 부휴실에서 남촌의 봄을 기다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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