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덩예술학교

함께 가는 길 - 제9회 풍덩예술학교 작품전

함께 가는 길

 

많은 오늘을 겪어 왔습니다. 어제는 지나간 오늘이요, 내일은 다가올 오늘입니다. 그 많은 오늘을 겪어오면서도 창작에 골똘해 온 우리는 부족한 오늘에 아쉬워합니다. 우리의 삶에, 지나간 탄생 시점과 다가올 죽음의 시점이 있듯이 우리의 창작(創作) 활동에도 시작과 끝이 있음을 분명히 압니다. 그 끝을 향한 삶의 과정에서 인품(人品)이 탄생하듯, 창작 과정에서는 작품(作品)이 탄생합니다.

 

창조(創造)는 신의 활동 영역이고, 창작(創作)은 인간의 활동 영역이라 생각합니다. 두 단어에는 지을 조()’지을 작()’의 차이가 있습니다. ‘지을 조()’는 소를 잡아서 신께 감사의 뜻을 고()하는 모습이고, ‘지을 작()’은 창작의 주체가 인간()임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비록 잠깐()의 작업이지만 언제나 신의 창조에서 창작의 길을 찾아야 할 것입니다.

 

바쁜 일상에서 자투리 시간이나마 내어, 예술 활동에 풍덩빠져 보자는 취지에서 만든 풍덩예술학교, 학교라는 이름이 붙었지만 몇몇 작가들이 모여 재능 기부 또는 문화 소외 지역에 예술의 씨앗을 뿌려주자는 봉사 차원에서 출발한 사회교육단체입니다. 작지만 큰 뜻이 모여 탄생한 풍덩이 어언 열두 살이 되었습니다. 옛적 같으면 천자문(千字文)을 떼고 소학(小學)을 공부할 나이입니다. 소학을 공부하면 예의범절과 선행을 배우게 됩니다. 따라서 우리는 서로 간의 예의와 더 큰 선행으로 예술 실천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출품하신 모든 작가분께 감사와 사랑을 보냅니다. 바쁜 일상에서 금쪽같은 시간을 캐내어 작작(作作)’한 결과물에, ‘짝짝손뼉을 치며 축하합니다. 풍덩 예반(藝伴) 모두가 뿌리 깊은 나무와 샘이 깊은 물로 성숙하길 기도합니다. ‘뿌리가 깊으면 가지가 무성하고, 근원이 깊으면 흐름도 길다(根深枝茂 源遠流長)’라는 진리를 알기에 오늘도 우리는 생각의 나무를 심고, 창작의 샘물을 파고 있습니다.

 

어때요, 동행하지 않으실래요?

 

2211월 어느 날 밤

 

 

붓마루에서 풍덩예술학교장 수월 권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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