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단

문필봉을 바라보세요

늘 시작이란 마음으로 전시회를 준비하지만 나라가 경제적으로 어려운 때에 서예전이라는 이름이 자칫 일회성 이벤트로 왜곡될까 고민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저물어 가는 고국 신라에 돌아와 뜻을 펴지 못한 최치원의 붓끝이 아직도 예리하게 남아있고, 어두운 일제치하의 안중근 의사의 먹빛이 오늘날 더욱 찬란하게 빛나듯이 시대가 아픈 만큼 서예는 그만큼 더 성숙하리라 믿습니다.


서울의 언저리 노원, 예술의전당의 장엄미나 인사동의 우아미에는 미치지 못할지언정 노원(蘆原)이란 말 그대로, 갈대의 강인한 몸짓과 부비며 터져 나오는 생명미(生命美)는 타의 추종을 허락하지 않습니다.


오늘도 붓꼴림에 허덕이는 노원 선비들의 몸부림을 보십시오. 꽃에는 제각기 나름의 향기가 있듯이 사람의 손끝에도 나름의 붓맛이 있습니다. 눈으로 맛보고 가슴으로 소화해 보세요. ‘맑은 청계’의 꿈이 현실로 나타나 ‘푸른 미래’의 꿈을 약속하듯이, ‘맑은 당현천, 푸른 새노원’의 꿈도 머잖아 현실로 다가오리라 봅니다.


가끔 노원의 산을 보세요. 수락산 불암산 끝자락이 모두 문필봉(文筆峰)아닌 게 없습니다. 노원의 산을 보며 시작하는 날은 언제나 꿈을 잃지 않는 새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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