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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의 한 마디
권상호(權相浩)
서예는 학문(學問)인가, 기예(技藝)인가, 예술(藝術)인가, 취미(趣味)인가. 아니면 이 모든 것인가. 이 모든 것을 부정하고 싶지는 않지만, 오늘은 특별히 ‘서예는 영생(永生)이다,’라고 새로운 정의를 내려 봅니다.
흙에서 온 영양분으로 살아온 육신은 언젠가는 흔적도 없이 흙으로 돌아가겠지만, 그 육신이 남긴 글씨는 시대를 관통하며 남아있기 때문입니다. 검은 보석인 먹 알갱이는 씨앗이 되고 종이는 밭이 되어, 이 둘은 물의 중매로 수묵(水墨)으로 하나 되어 먹 꽃을 피우고 영생불사하는 글씨란 열매를 맺어서 영생을 꿈꾼답니다.
잠시 시간에 대하여 생각해 봅니다. 지금 이 글을 읽는 시점은 과거의 기준으로 보면 맨 끝점이지만, 미래의 기준으로 보면 새로운 출발점입니다. 만약 이 순간이 내 삶의 마지막 호흡 순간이라 생각해 보세요. 평생 보고 듣고 말해 온 것은 기억의 저편으로 사라지고 추억으로도 남아있지 않습니다.
여기서 내 삶의 종착역이 1년 후에 온다고 가정, 아니 확신해 보세요. 무엇을 해야 의미 있는 삶일까요? 안중근(安重根, 1879~1910)은 1909년 10월 26일에 침략의 원흉 이토 히로부미를 사살하고, 정확히 5개월 후인 1910년 3월 26일 오전 10시에 자기의 삶이 마감된다는 사실을 확신하고는 끝까지 붓을 잡았습니다.
이 대목에서 필자의 작은 소망을 밝혀 봅니다. 가칭 ‘묘비명 클럽’을 만들고 묘비명을 짓는 데 도움을 주며, 또 회원들이 정성껏 써 드리는 활동을 펼치고자 합니다. 비석이 아니라도 좋습니다. 종이에 써서 후손에게 남기거나 타임캡슐에 넣어두어도 좋겠습니다. 언제 어디서 어떻게 죽을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그러나 생의 가치를 집약한 짧은 묘비명의 소중함은 누구나 다 알 것입니다. 안 보이는 바람을 보려 하지 말고, 보이는 묘비명을 짓고, 쓰기 위해 행동으로 옮겨야 합니다.
도(道) 자를 살펴보면 ‘생각[首]’만 하지 말고 ‘차분히 실천하라[辶]’는 액션 명령이 붙어있습니다. 덕(德) 자도 살펴보면 ‘곧은 마음[悳]’만 믿지 말고 ‘실행하라[彳]’는 지엄한 명령이 붙어있습니다. 도(道)와 덕(德)은 생각이나 마음으로만 이루어지는 게 결코 아닙니다. ‘서도(書道)’와 ‘문덕(文德)’은 무실역행(務實力行)을 통하여 이루어낼 수 있습니다.
붓 잡을 시간이 ‘적다’고 불평하지 말고, 조금씩 ‘적다’ 보면 ‘적다(積多)’가 됩니다. 더 큰 선물은 영생을 얻는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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