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문

난 - 목은 이색

목은의 蘭

1. 牧隱詩藁卷之二

次仲剛韻 중강(仲剛)의 운에 차(次)하다.

서늘한 바람이 더위를 물리치고 / 涼風吹暑去

오만 숲이 단풍으로 물들어 가니 / 紅樹尙交加

꿈꾸는 것은 오직 고향 마을이요 / 入夢唯鄕曲

맘에 걸리는 것은 바로 국가일세 / 嬰心是國家

풀 무성하니 난초는 더욱 향기롭고 / 草深蘭更馥

서리 짙으니 국화는 오히려 피었네 / 霜重菊猶花

세상 맛을 이제 처음 보았으니 / 世味初嘗鼎

한가로이 차나 마셔야겠네 / 悠哉且飮茶

2. 牧隱詩藁卷之二

馬上。逢鄕人王桂進士。마상(馬上)에서 고향 사람 진사(進士) 왕계(王桂)를 만나다.

평주의 서쪽으로 백여 리쯤 되는 곳에 / 平州之西百餘里

날 저물고 뿌연 먼지 하늘가에 날릴 제 / 日暮黃塵際天起

나그네 갑자기 고구려 친구를 만나니 / 征夫忽見高句麗

친구는 바로 왕씨 집의 아들이로다 / 故人乃是王氏子

평생에 멀리 왕 우군의 필법 사모하여 / 平生遠慕王右軍

붓끝으로 난정기를 능가하려 했는데 / 筆鋒欲掃蘭亭記

어찌하여 만리 먼 길에 말을 타고서 / 胡爲萬里跨征鞍

먼 길의 위태롭고 험난함을 꺼리지 않나 / 不憚道途危且艱

공명은 참으로 수가 본래 정해진 것이라 / 功名有數信天定

난 이미 삼 년을 타관의 차가움 맛보았네 / 我已三載嘗覉寒

꽃잎이 조각조각 바람 속에 흩날리니 / 飛花片片風中擧

궂은 땅 좋은 자리를 생각할 것 있으랴 / 糞壤錦茵何足慮

서로 잠시 만난 것이 또 하늘 한쪽이라 / 相逢又在天之涯

마상에서 한 번 웃고 동서로 헤어지누나 / 馬上一笑東西去

3. 牧隱詩藁卷之二

小酌 간소하게 술을 마시며

해가 어느덧 저물어 가니 / 年光奄云暮

귀뚜라미가 와상 밑에 들어오네 / 蟋蟀入床下

은자는 향기로운 난초를 캐어 / 幽人採芳蘭

장차 어진 이에게 주려면서 / 將以贈遠者

한가하게 남산을 마주하여 / 悠悠對南山

때로 다시 깨진 술잔을 씻네 / 時復洗破斝

세상길은 한창 갈래가 많은데 / 世路方多岐

가을 벼는 전야에 가득하구나 / 秋禾滿田野

[주D-001]귀뚜라미가 …… 들어오네 : 《시경》 빈풍(豳風) 칠월(七月)에, “시월이 되면 귀뚜라미가 내 와상 밑으로 들어온다.[十月蟋蟀 入我床下]” 하였다.

4. 牧隱詩藁卷之三

踏雪歌 눈을 밟으며 노래하다.

그 옛날 눈을 밟으며 연산을 달릴 적에는 / 昔年踏雪走燕山

해진 모자 갖옷에 얼굴엔 얼음 가득했는데 / 破帽弊裘氷滿顔

금년에는 눈 밟으며 왕경에 노닐다 보니 / 今年踏雪游王京

새 친구 옛 친구가 서로 다투어 맞이하네 / 新知舊識爭相迎

알괘라 매화 꽃술은 조금도 다름없거늘 / 亦知冷蘂無少異

곳에 따라 내 마음 변하는 게 가련하구나 / 觸境自憐移我意

어느 집엔 좋은 술 있고 주인도 어질어서 / 誰家有酒主人賢

풍악 소리 미인 향기가 진동하는 가운데 / 鼓吹蘭麝熏靑天

거나하게 취하여 산호수를 때려 부수며 / 酣歌擊碎珊瑚樹

기고만장 호기로 취한 소매를 휘두르는고 / 豪氣壓人揮醉袖

맨발 벗은 나무꾼은 또 무엇을 근심하랴 / 樵夫跣足復誰憂

갑사들은 함께 달려 변방을 지키러 가네 / 甲士聯鞍方赴戍

본래부터 즐거움은 스스로 맞는 게 있나니 / 由來爲樂自有宜

흑백 분별하는 일을 내 아니면 누가 할꼬 / 分別黑白非吾誰

아 하늘과 땅이 바로 태초의 물질이니 / 嗚呼天地卽太素

노력하여 천지개벽의 때를 탐구해야겠네 / 努力直探開闔時

[주D-001]산호수(珊瑚樹)를 때려 부수며 : 진(晉)나라 때 왕개(王愷)가 석숭(石崇)과 호부(豪富)를 서로 겨루던 가운데 한 번은 왕개가 길이 2척(尺) 되는 산호수를 가지고 석숭에게 자랑하자, 석숭은 대번에 철여의(鐵如意)로 그것을 때려 부수어 버렸다. 왕개가 대단히 노여워하자, 석숭이 즉각 명하여 자기 집에 있는 길이 3척이나 되는 산호수 6, 7주(株)를 내다가 왕개에게 보여 주니, 왕개가 드디어 망연자실하였다는 고사에서 온 말인데, 전하여 사치(奢侈)가 극에 달함을 형용하는 말로 쓰인다.

5. 牧隱詩藁卷之三

立秋 입추(立秋)

오늘이 어느 날인고 운물이 선뜻 변하여 / 今日何日雲物變

옥 대롱의 재가 날아 가을철로 바뀌었네 / 玉管灰飛商律轉

따가운 붉은 햇빛이 아직 광염을 다투니 / 朱羲烜赫猶爭光

서방의 가을 귀신은 위세를 펴지 못하네 / 西陸蓐收威未展

우물가 오동 한 잎 가을 소리에 놀라고 / 井梧一葉驚秋聲

매미 우는 소리에 서늘한 기운 감도누나 / 玄蟬嘒嘒涼意生

대자리 부채의 사랑은 이미 극에 달했고 / 桃笙紈扇寵已極

다스운 여우 갖옷은 장차 쓰이게 되리라 / 狐貉之用方將萌

장부가 가을 슬퍼함은 본디 뜻이 있거니와 / 丈夫悲秋固有志

더구나 전쟁이 아직 그치지 않았음에랴 / 何況甲兵猶未已

머나먼 은하수를 어찌 끌어 올 수 있으랴 / 銀漢迢迢豈容挽

밤중에 일어나 칼 만지며 슬피 노래하네 / 撫劍哀歌中夜起

세월은 자꾸 흘러서 인사가 어그러지고 / 年光如流人事違

흰 이슬은 멎지 않아 지란이 시드는구나 / 白露不禁芝蘭萎

지란을 캐어서 미인에게 주려고 하건만 / 采之欲以贈美人

추수가 막히어서 길이 생각만 할 뿐이니 / 只隔秋水長相思

어떻게 내 마음이 슬프지 않을 수 있나 / 如何不使吾心悲

6. 牧隱詩藁卷之三

諸公見和壺字韻。復作數首答之。제공(諸公)이 호(壺) 자 운으로 화답하므로, 다시 몇 수를 지어 답하다.

서유의(胥有儀)에게 답하다.

소년 시절에 기발한 뜻을 품고 / 少年負奇志

슬피 노래하며 타호를 쳐 댔는데 / 悲歌擊唾壺

슬프다 내 훌륭한 젊은 친구가 / 慨我少良友

연산 한 구석에 배회하는 것이 / 躑躅燕山隅

호걸의 선비를 어떻게 알아보랴 / 焉知豪傑士

술집이나 도살장에 숨어 있으니 / 隱淪沽與屠

외모는 비록 초라한 차림이지만 / 外雖披短褐

가슴속엔 혹 보배를 품기도 하네 / 內或懷明珠

멀리 연 소왕을 사모하여라 / 遠慕燕昭王

어진 선비들이 기꺼이 몰려왔네 / 賢士來于于

황금대 곁을 조용히 배회하노니 / 徘徊金臺側

불룩한 집터가 엎은 사발 같구나 / 隆基如覆盂

그런데 어찌하여 자객 형가는 / 奈何荊軻子

독항도로써 재앙을 불렀던고 / 賈禍督亢圖

세속이 어찌 이런 사리를 알랴 / 流俗豈知此

유협객은 도박꾼이나 될 뿐이네 / 游俠競摴蒱

가장 기쁜 건 자네를 얻음이니 / 最喜得吾子

산택에서 여윌 사람이 아니로다 / 知非山澤癯

당로자들은 나를 아는 이 없는데 / 當路莫予識

시 읊는 벗으로 유달리 친밀하네 / 哦詩伴密殊

가을바람이 서륙에서 일어나니 / 秋風起西陸

찬 이슬이 갈대를 시들게 하누나 / 白露萎菰蘆

강 남쪽엔 차가운 매화가 있어 / 江南有寒梅

절구 시가 임포에게서 전해 오네 / 絶句傳林逋

복사꽃 오얏꽃이 왜 안 좋으랴만 / 桃李豈不好

우리 함께 가는 길을 신중하세나 / 與子愼趨途

죽간 선사(竹磵禪師)에게 답하다.

산의 유람은 곤륜산까지 올랐고 / 山游登崑崙

물은 건너서 삼신산을 경과했네 / 水涉經方壺

몸은 천하의 절반을 주행하였고 / 身行天下半

자취는 동해 구석에서 일어났네 / 跡起東海隅

마음은 마구간에 매인 말이라면 / 神心馬繫皁

세월은 도살장에 가는 양이로다 / 歲月羊趨屠

그 누가 이르리요 취피대 속에 / 誰謂臭皮袋

스스로 여의주를 감추고 있다고 / 自藏如意珠

청아한 담론은 지극히 정묘하고 / 淸談極要妙

장난의 말은 도리어 과장되도다 / 戱語還於于

고상한 풍치는 천 길 산과 같고 / 高標山千仞

맑은 생각은 물 한 사발 같은데 / 淡慮水一盂

고요한 방에는 향불만 썰렁하고 / 靜室香火冷

좌우에는 서적과 그림뿐이로다 / 左右書與圖

때때로 시구를 읊어 내는 데는 / 時時出詩句

마치 윷놀이 하듯 쉽기도 하여라 / 易易如摴蒱

근원이 깊어 물줄기 다하지 않고 / 源深流不竭

도가 살찌매 몸은 더욱 파리하네 / 道腴身甚癯

환술을 잘함은 곧 스님의 업이라 / 善幻是僧業

교묘한 응용이 수시로 다르도다 / 妙用隨時殊

뜰 앞의 잣나무에 오래 참선하고 / 久參庭前柏

강상의 갈대를 타려고도 하였네 / 欲跨江上蘆

하유는 지금 한창 고전을 하는데 / 河孺今苦戰

군령이 지체하는 데에 엄격하니 / 軍令嚴稽逋

공은 석장 날려 떠나길 늦추어서 / 遲公飛錫去

저들을 정도로 돌아오게 감화시키소서 / 感彼歸正途

동암 선사(東菴禪師)에게 답하다.

오늘 저녁이 이 어떤 저녁인고 / 今夕是何夕

금 술병의 막걸리를 기울이노니 / 白酒傾金壺

포도 덩굴이 깊은 그늘을 이루어 / 蒲萄結層陰

맑은 바람이 자리 곁에 불어오네 / 淸風生座隅

동암은 삼한의 빼어난 인물로서 / 東菴三韓秀

우뚝한 풍채는 옥 솟대 같거니와 / 巉巉玉蘇屠

장난 삼아 사문에도 마음을 두어 / 游戱於斯文

구슬을 꿴 듯 시문도 화려한데 / 疊璧聯雙珠

욕되이 나에게 창화를 허락하니 / 愧我辱酬唱

지란에 악초 섞임이 부끄러워라 / 芝蘭雜軒于

그물 쳐서 좋은 시구 사냥하려고 / 張羅獵佳句

좌우에 진을 엄숙히 펼치었네 / 儼開左右盂

그 옛날 우리 선인이 계실 적엔 / 疇昔先人在

정분이 삼소도보다 더 깊어서 / 契深三笑圖

봄바람과 가을 달을 배경으로 / 春風與秋月

시 읊고 술 마시길 놀이 삼아서 / 詩酒爲摴蒱

명교의 밖에 우뚝 벗어났으니 / 超然名敎外

살찌고 파리함을 다시 논할쏜가 / 肯復論肥癯

학은 가고 구름만 홀로 남았으니 / 鶴去雲獨留

인간 세상 변천함이 마음 아프네 / 傷心人世殊

못난 자식 또한 얼마나 다행인고 / 豚犬亦何幸

부들 갈대에 등 덩굴 얽힌 셈이니 / 藤蔓纏葫蘆

잔술은 감히 사양할 수 없거니와 / 巵酒不敢辭

시의 명령도 감히 피할 수 없어라 / 詩令不敢逋

취해 읊으며 만고를 죽 훑어보니 / 醉吟視萬古

소란한 것이 똑같은 한 길이로다 / 擾擾同一途

철강 장로(鐵舡長老)에게 답하다.

불교는 말세에 가장 웅대하여 / 梵雄在叔世

중류의 천금 바가지가 되었고 / 中流千金壺

도가 한계를 헤일 수 없이 커서 / 道大無津涯

석가 노자가 한 구석도 못 채웠네 / 二氏不滿隅

그런데 철강이 그 근원 궁구하여 / 鐵舡窮其源

세속의 인연을 모두 잘라 버리고 / 外緣俱剪屠

산에서는 귀신의 글귀에 화답하고 / 居山和鬼句

바다에 가서는 교주를 만났었네 / 過海逢蛟珠

남쪽으론 월 땅까지 다 유람하고 / 南游盡於越

북쪽으론 흉노까지 다 달려가매 / 北走窮單于

흰 구름은 대지팡이를 따르고 / 白雲逐笻杖

단 이슬은 쇠바리때에 채워졌네 / 甘露盈鐵盂

일상생활이 어찌 얕다 이르리요 / 日用豈云淺

복을 받들고 방장에 돌아와서는 / 奉福歸蘿圖

이미 오욕의 즐거움을 가져다 / 已將五欲樂

빈 주사위처럼 죄다 없애 버렸네 / 一掃空摴蒱

그러나 기어는 아직도 못 면하여 / 綺語尙未免

억지로 파리한 시객 흉내 짓지만 / 強作哦詩癯

시편마다 호일한 기상을 띠어서 / 篇篇帶豪逸

교도의 시풍과는 월등히 다르네 / 逈與郊島殊

기자는 양웅에게 가서 물어보고 / 奇字問揚雄

진귀한 서적은 호리병에서 얻었네 / 祕書傳瓠蘆

미치광이 나는 시 재료 다했으니 / 狂生乏詩料

경병을 어떻게 감히 도피하리요 / 競病安敢逋

고담준론에 즐거운 흥취 동하여 / 高談發佳興

이따금 돌아갈 길을 잊기도 하네 / 往往忘歸途

[주D-001]슬피 …… 쳐 댔는데 : 진(晉)나라 때 왕돈(王敦)이 매양 술이 거나하면 위 무제(魏武帝)의 악부가(樂府歌) 가운데 “늙은 준마는 마판에 엎드려 있어도 뜻은 천리 밖에 있고, 열사는 늙은 나이에도 장대한 마음은 그치지 않네.[老驥伏櫪 志在千里 烈士暮年 壯心不已]”라는 노래를 읊조리면서 여의봉(如意棒)으로 타호(唾壺)를 쳐서 장단을 맞추다 보니, 타호의 언저리가 모두 깨졌다는 고사에서 온 말인데, 전하여 장대한 회포나 혹은 불평한 마음을 토로하는 것을 형용한다.

[주D-002]멀리 …… 같구나 : 전국 시대에 연 소왕(燕昭王)이 곽외(郭隗)를 위하여 역수(易水)의 동남쪽에 황금대(黃金臺)를 짓고 천하의 현사(賢士)들을 초빙(招聘)했던 고사에서 온 말이다.

[주D-003]자객(刺客) …… 불렀던고 : 전국 시대에 자객 형가(荊軻)가 연(燕)나라 태자 단(丹)의 원수를 갚기 위하여 진왕(秦王)을 죽이려 하였는데, 연나라의 독항 지도(督亢地圖)를 진왕에게 바치다가 잘못해서 비수(匕首)를 들켜 마침내 진왕은 죽이지 못한 채 도리어 자신만 잡혀 죽고 따라서 연나라도 멸망하게 되고 말았음을 이른 말이다.

[주D-004]강 …… 전해 오네 : 송(宋)나라의 처사(處士) 임포(林逋)의 〈산원소매(山園小梅)〉 시에, “성긴 가지는 맑고 얕은 물 위에 비껴 있고, 은은한 향기는 황혼의 달빛 아래 부동하네.[疎影橫斜水淸淺 暗香浮動月黃昏]” 한 것을 이른 말이다.

[주D-005]마음은 …… 말이라면 : 진(晉)나라 때 왕돈(王敦)이 매양 술이 거나하면 위 무제(魏武帝)의 악부가(樂府歌) 가운데 “늙은 준마는 마판에 엎드려 있어도 뜻은 천리 밖에 있고, 열사는 늙은 나이에도 장대한 마음은 그치지 않네.[老驥伏櫪 志在千里 烈士暮年 壯心不已]”라는 노래를 읊조리면서 여의봉(如意棒)으로 타호(唾壺)를 쳐서 장단을 맞추다 보니, 타호의 언저리가 모두 깨졌다고 하는데, 전하여 장대한 회포나 혹은 불평한 마음을 토로하는 것을 형용한다.

[주D-006]세월은 …… 양(羊)이로다 : 불가(佛家)의 말로, 마치 양을 끌고 한 걸음 한 걸음 도살장을 향해 가는 것과 같이 죽을 시한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뜻한 말이다.

[주D-007]취피대(臭皮袋) : 불가의 용어로, 인체(人體)의 구각(軀殼)을 비유한 말이다. 사람의 몸속에는 가래, 눈물, 똥, 오줌 등 더러운 물질들이 들어 있으므로 이렇게 일컫는다.

[주D-008]뜰 앞의 …… 참선하고 : 뜰 앞의 잣나무란 불가의 화두(話頭)로서, 어떤 중이 조주(趙州) 종심 선사(從諗禪師)에게 묻기를, “어떤 것이 조사(祖師)가 서쪽에서 온 뜻입니까?” 하니, 종심 선사가 “뜰 앞의 잣나무.”라고 한 데서 온 말이다.

[주D-009]강상(江上)의 …… 하였네 : 양(梁)나라 때에 달마 선사(達磨禪師)가 일위 소주(一葦小舟)를 타고 양자강(揚子江)을 건너 북위(北魏)에 들어갔던 고사에서 온 말이다.

[주D-010]삼소도(三笑圖) : 진(晉)나라 때 혜원 법사(慧遠法師)가 도연명(陶淵明), 육수정(陸修靜) 두 사람을 전송할 때에 흥겨운 이야기에 팔려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호계를 건너가 범 우는 소리를 듣고는 비로소 정신을 차리고 세 사람이 서로 크게 웃었다고 하는데, 그때의 광경을 상상하여 그린 것을 삼소도(三笑圖)라고 한다.

[주D-011]중류(中流)의 …… 되었고 : 《할관자(鶡冠子)》에, “중하에서 배를 놓치면 바가지 하나가 천금과 같다.[中河失船 一壺千金]” 한 데서 온 말로, 바가지를 끼고 물을 건널 수 있음을 뜻하는데, 전하여 여기서는 부처가 중생(衆生)을 제도(濟度)하는 것을 비유한 말이다.

[주D-012]교주(蛟珠) : 남해(南海)에는 교인(蛟人)이라는 괴상한 인어(人魚)가 사는데, 그가 울면 눈에서 구슬이 나온다는 고사에서 온 말이다.

[주D-013]오욕(五欲) : 불교 용어로, 색(色)ㆍ성(聲)ㆍ향(香)ㆍ미(味)ㆍ촉(觸) 다섯 가지의 정욕(情欲)을 가리킨다.

[주D-014]기어(綺語) : 애욕(愛欲) 등에 관한 화려한 문사(文詞)를 이른 말이다.

[주D-015]교도(郊島)의 시풍(詩風) : 교도는 당(唐)나라 때의 시인 맹교(孟郊)와 가도(賈島)를 합칭한 말인데, 소식(蘇軾)이 그들의 시풍을 일러 “맹교는 차갑고, 가도는 파리하다.[郊寒島瘦]”고 하였다.

[주D-016]기자(奇字)는 …… 물어보고 : 기자는 문자(文字)의 육체(六體) 가운데 하나로서 고문(古文) 비슷한 글자인데, 한(漢)나라 때 유분(劉棻)이 일찍이 양웅(揚雄)을 찾아가 기자를 배웠던 데서 온 말이다.

[주D-017]진귀한 …… 얻었네 : 진(晉)나라 때 서희(徐煕)가 진망산(秦望山)에 은거할 적에 한 도사(道士)가 지나다가 물을 마시고는 그에게 호리병을 주면서 “그대의 자손이 의당 도술로 세상을 구제할 것이다.” 하므로, 그것을 열어 보니, 편작경경(扁鵲鏡經)이 들어 있었다는 고사에서 온 말이다.

[주D-018]경병(競病) : 아주 험난한 운자(韻字)를 가리킨다. 양 무제(梁武帝) 때 조경종(曹景宗)이 개선(凱旋)할 적에 무제가 화광전(華光殿)에서 주연을 베풀고 연구(聯句)를 시험했는데, 조경종이 최후에 들어가자, 다른 운자는 다 지어 버렸고 험운(險韻)인 경병 두 자만 남았으므로, 조경종이 즉시 붓을 들고 읊어 쓰기를, “떠날 때엔 아녀들이 슬퍼했는데, 돌아올 땐 피리 북이 다투어 울리네. 길 가는 사람에게 시험 삼아 묻노니, 곽거병과 어떠한고.[去時兒女悲 歸來笳鼓競 借問行路人 何如霍去病]”라고 한 데서 온 말이다.

7. 牧隱詩藁卷之四

還松京 송경(松京)에 돌아오다.

한산에 가선 어머니를 배알하고 / 謁母韓山下

대궐 뜰에선 임금께 조회하노니 / 朝王魏闕前

악란할 곳이 있음은 알거니와 / 握蘭知有地

읍죽할 이치는 어찌 없을쏜가 / 泣竹豈無天

충효는 의당 이렇게 해야 하나 / 忠孝當如是

행장은 우연한 일이 아니라오 / 行藏非偶然

때마침 당 위의 제비를 보니 / 時看堂上燕

집 짓느라 좋은 자리 더럽히네 / 補壘汚華筵

[주D-001]악란(握蘭) : 옛날에 상서랑(尙書郞)이 손에는 난초를 쥐고 입에는 향(香)을 머금고서 대궐 뜰을 추주(趨走)하며 일을 아뢰었던 데서 온 말로, 즉 임금의 좌우에서 일을 보는 측근의 신하를 가리킨다.

[주D-002]읍죽(泣竹) : 삼국 시대 오(吳)나라의 효자(孝子) 맹종(孟宗)이 한겨울날 대숲에 들어가서 평소 자기 어머니가 즐기는 죽순(竹筍)이 없음을 슬피 울며 탄식하자, 갑자기 눈 속에서 죽순이 나왔다는 고사에서 온 말이다.

8. 牧隱詩藁卷之四

遣興 흥취를 풀다.

세월은 참으로 별안같이 빠르고 / 光陰眞瞥眼

화복은 본래부터 형체가 없는데 / 倚伏本無形

감춘 옥을 파는 건 값 때문이요 / 玉韞沽因價

난초가 태워짐은 향기 때문일세 / 蘭焚禍在馨

바다가 깊으매 용은 스스로 뛰고 / 海深龍自躍

숲이 성하매 범은 더욱 사납도다 / 谷密虎彌獰

봄바람 속에 울긋불긋한 꽃들은 / 紅紫春風裏

성하게 피었다 이내 떨어지누나 / 繁開旋見零

세상일을 어떻게 다 헤아리랴 / 世事那容算

까닭 없이 내 마음 느꺼워지네 / 無端感我情

종이 연은 바람에 기세를 빌리고 / 紙鳶風借勢

토우는 비에 형체가 없어진다오 / 土偶雨亡形

농을 얻고는 촉까지 얻으려 말라 / 得隴休思蜀

유씨를 일으킨 건 영씨에 있었네 / 興劉定在嬴

유연히 한바탕 웃음 짓노니 / 悠然成一笑

천도란 매우 분명한 것이라오 / 天道甚分明

봉황은 태평한 땅에서 춤추고 / 鳳舞盤安地

용은 세워진 나라에 일어나네 / 龍興鼎定都

이미 투서기기할 일이 없는데 / 已無投器鼠

어찌하여 호가호위를 걱정하랴 / 何患假威狐

뇌우는 예전 때를 깨끗이 씻고 / 雷雨洗舊染

장대한 계획은 산하를 붙들도다 / 山河扶壯圖

그 누가 중흥송을 지을런고 / 中興誰有頌

나의 문장 졸렬함이 부끄럽네 / 愧我僅操觚

[주D-001]토우(土偶)는 …… 없어진다오 : 토우는 흙으로 만든 인형인데, 나무로 만든 인형인 목우(木偶)가 토우에게 말하기를, “그대는 서안(西岸)의 흙으로 만들어진 인형이니, 8월에 비가 내려서 치수(淄水)가 이르면 그대는 없어지게 될 것이다.”고 했다는 고사에서 온 말이다. 《戰國策 秦策》

[주D-002]농(隴)을 …… 말라 : 욕심이 끝없음을 비유한 말로, 후한 광무제(後漢光武帝)가 잠팽(岑彭)에게 칙명으로 이르기를, “두 성(城)을 함락시켰으면 다시 군대를 거느리고 남쪽으로 촉로(蜀虜)를 쳐야 한다. 사람은 몹시 만족할 줄 몰라서 농(隴)을 평정하고 또 촉(蜀)까지 바라게 된다.” 한 데서 온 말이다.

[주D-003]유씨(劉氏)를 …… 있었네 : 영씨(嬴氏)인 진 시황(秦始皇)이 무도함으로 인하여 유씨인 한 고조(漢高祖)가 일어나게 되었음을 의미한 말이다.

[주D-004]투서기기(投鼠忌器) : 돌을 던져 쥐를 잡고 싶으나, 곁에 있는 그릇을 깰까 봐 꺼린다는 뜻으로, 즉 임금 곁의 간신(奸臣)을 제거하려 해도 임금에게 누가 미칠까 두려워함의 비유로 쓰인 말이다.

[주D-005]호가호위(狐假虎威) : 여우가 범의 위력(威力)을 빌어 다른 짐승을 위협한다는 뜻으로, 즉 남의 권세를 빌어 위세를 부리는 것을 비유한 말이다.

[주D-006]중흥송(中興頌) : 후한(後漢) 때에 유창(劉蒼)이 지은 〈광무수명중흥송(光武受命中興頌)〉과 당(唐)나라 때 원결(元結)이 지은 〈대당중흥송(大唐中興頌)〉 등이 있다.

9. 牧隱詩藁卷之五

放歌 一首 방가(放歌) 1수(一首)

중흥의 공이 제공으로부터 얻어졌으니 / 中興功自諸公來

운대와 기린각은 어이 그리 우뚝한고 / 雲臺麟閣何崔嵬

대궐에서 전지 내려 자주 연회 베푸니 / 內間傳宣賜宴數

비단과 난사 향료가 춘대에 오르누나 / 綺羅蘭麝登春臺

떠들썩한 관현악은 하늘에 울려 퍼지고 / 繁絃急管轟天長

살진 고기 큰 술통은 산처럼 쌓였는데 / 肥肉大酒如山堆

춤추는 옷자락은 바람에 날려 펄럭이고 / 風翻舞衫共飄逸

노래하는 부채는 달빛 아래 배회하누나 / 月照歌扇仍徘徊

충성심 격앙해라 알아줌에 감격하여 / 忠肝激裂感知己

웅대한 뜻과 재주를 남김없이 펼치니 / 展布雄志兼雄才

동토는 보전하여 인명을 살리었건만 / 保全東土活人命

중원의 백골들은 다 청태가 끼었는데 / 中原白骨生靑苔

천자는 구중궁궐에 깊이 들어앉았고 / 天子高拱深九重

장상들은 불화하여 조정 기강 무너졌네 / 將相睚眥朝綱頹

은감이 멀지 않아 눈앞에 있는지라 / 殷鑑不遠面相對

이 때문에 날마다 즐거운 잔치 베풀어 / 所以朝朝懽宴開

술 깨는 한밤중이 대낮처럼 달 밝으니 / 酒醒半夜月如晝

즐거움이 다하면 슬픔이 오는 걸 생각하랴 / 肯念樂極悲當來

즐거움이 다하면 슬픔이 오는 걸 생각하랴 / 肯念樂極悲當來

하늘에는 삼태성만 혁혁히 빛나누나 / 天上赫赫明三台

[주D-001]은감(殷鑑)이 …… 있는지라 : 은(殷)나라 주(紂)가 거울로 삼아 경계해야 할 일은 바로 전대(前代)의 하(夏)나라 걸(桀)이 무도한 정치를 하다가 망한 데에 있다는 뜻으로, 자기가 경계해야 할 선례(先例)가 바로 가까운 데에 있음을 의미한 말이다. 《孟子 離婁上》

10. 牧隱詩藁卷之六

全判書敬先挽詞 판서 전경선(全敬先)에 대한 만사

내가 병이 많은 지 오래이거니 / 久矣吾多病

누가 한 번이나 다정히 찾아 주랴 / 惠然誰一來

금란의 교의를 재차 꾀하려는데 / 金蘭將再講

옥수가 갑자기 먼저 꺾이는구나 / 玉樹忽先摧

구름 엷으니 가을 경치는 맑고 / 雲薄秋容淡

산이 멀어서 새벽빛은 환하구려 / 山遙曉色開

끝내 이렇게 서로 헤어지다니 / 分離竟如此

천지가 또한 아득하기만 하여라 / 天地亦悠哉

11. 牧隱詩藁卷之六

又賦 二首 自歎 안 정당(安政堂)의 운을 차하여 산으로 돌아가는 안 밀직(安密直)을 받들어 보내다. 안 밀직의 이름은 집(輯)이다.

노년의 전원생활은 그윽한 정취 익숙하고 / 老年田舍幽情熟

당일의 반열에선 물망이 한 몸에 돌아갔네 / 當日班行物望歸

일찍이 알건대 상국에서 과거에 급제하여 / 上國早知通桂籍

늦게 홀로 고당 앞에 내의 입고 춤추었지 / 高堂晚獨舞萊衣

죽계의 달은 바로 마당 가운데 달이요 / 竹溪月是庭中月

화악산 구름은 지붕 위의 구름과 연했도다 / 華嶽雲連屋上雲

공은 진정 세상을 얕본다고 다 말하거니와 / 共說我公眞傲世

자제들은 모두 글을 잘한다고 내 들었네 / 似聞稚子摠能文

시내 머리 오솔길엔 중이 자주 지나가고 / 溪頭野徑僧頻過

소나무 꼭대기 둥지엔 학이 홀로 오누나 / 松頂雲巢鶴獨歸

이곳은 망천의 좋은 풍경과 꼭 비슷한데 / 恰似輞川風景好

누가 이 그림 알아서 속세를 벗어나는고 / 何人解畫拂塵衣

신심을 마치 갈라진 동굴처럼 간파했어라 / 識破身心如逬穴

예로부터 부귀란 바로 뜬구름 같았었네 / 由來富貴是浮雲

붉은 절벽은 거듭 때묻힘을 성내지 마오 / 丹崖愼勿嗔重滓

그 누가 산정을 향해 다시 글을 새기겠나 / 誰向山庭更勒文

또 두 수를 지어서 스스로 탄식하다.

짧은 머리는 점차 저녁 눈발을 알겠거니와 / 短髮漸知飄暮雪

새로운 시는 공연히 성한 봄 구름에 비기네 / 新詩漫擬靄春雲

평생에 자신하는 건 별다른 소망은 없으나 / 平生自信無他望

남은 힘이 아직 고문을 배울 수 있음이라오 / 餘力猶能學古文

곡학으로 감히 군자의 책임을 회피하고 / 曲學敢辭君子責

맹종으로 소인과 함께하길 달게 여기랴 / 詭隨甘與小人歸

삼훈 삼욕을 그 누가 서로서로 인도하여 / 三熏三浴誰相引

가을 난초 몸에 차고 마름잎 옷을 지을꼬 / 佩却秋蘭製芰衣

[주C-001]안 정당(安政堂) : 고려 공민왕(恭愍王) 때 정당문학(政堂文學)을 지낸 안보(安輔)를 가리킨다.

[주D-001]내의(萊衣) : 옛날 초(楚)나라의 효자였던 노래자(老萊子)가 나이 70에 부모를 즐겁게 해 드리기 위해 알록달록한 오채의(五彩衣)를 입고 부모 앞에서 춤을 추며 어린애처럼 재롱을 피웠던 고사에서 온 말이다.

[주D-002]망천(輞川) : 당(唐)나라 시인 왕유(王維)의 별장(別莊)이 있던 곳인데, 왕유가 일찍이 그곳의 승경(勝景)을 그린 것이 바로 망천도(輞川圖)이다.

[주D-003]붉은 …… 새기겠나 : 남제(南齊)의 주옹(周顒)이 처음에는 북산(北山)에 은거했다가 뒤에 조정의 부름을 받고 벼슬길에 나갔으므로, 일찍이 그와 함께 북산에 은거했던 공치규(孔稚圭)는 주옹이 변절했다 하여 북산의 신령(神靈)을 가탁해서 〈북산이문(北山移文)〉을 지어 주옹이 두 번 다시 북산에 발을 들여놓지 못하게 했는데, 바로 그 〈북산이문〉에, “종산의 영령과 초당의 신령이 역로에 연기를 달리게 하여 산정에 이문을 새기게 하였다.……푸른 산봉우리로 하여금 재차 모욕을 받게 하고, 붉은 절벽으로 하여금 때를 거듭 입게 한다.[鍾山之英 草堂之靈 馳煙驛路 勒移山庭……碧嶺再辱 丹崖重滓]”라고 한 데서 온 말이다.

[주D-004]저녁 눈발 : 머리가 희어짐을 뜻한다. 이백(李白)의 〈장진주(將進酒)〉에, “그대는 못 보았나 고당의 밝은 거울 대하여 백발을 슬퍼하는 걸, 아침엔 푸른 실 같던 게 저녁엔 눈발 이루었네.[君不見高堂明鏡悲白髮 朝如靑絲暮如雪]” 한 데서 온 말이다.

[주D-005]삼훈 삼욕(三薰三浴) : 세 번 목욕하고 세 번 향을 사른다는 뜻으로, 몸을 매우 청결하게 함을 의미한다.

[주D-006]가을 난초 …… 지을꼬 : 난초와 마름풀은 모두 은자(隱者)가 몸에 지니는 것이므로, 전하여 은거(隱居)하는 것을 의미한다.

12. 牧隱詩藁卷之六

記舊作 옛일을 기억하여 짓다.

누런 나뭇잎 베어서 금전같이 만들면 / 剪來黃葉似金錢

아이 울음 그치는 데 가장 유력하거늘 / 止得兒啼最得權

아이 엄마가 교활하다 그 누가 말했나 / 誰道阿婆多狡獪

내 보기엔 이 꾀가 도리어 자연스럽네 / 吾觀此策却天然

성인의 정사는 모두 민심을 따르거니와 / 聖人立政皆因下

어린애는 무지하나 꼭 앞서는 게 있기에 / 稚子無知必有先

우뚝한 새로운 기상을 볼 수 있었던 건 / 看取巖巖新氣像

당일에 삼천지교를 할 줄 안 때문일세 / 只因當日解三遷

몸과 마음은 한 하늘 같이한다 말들 하나 / 盡說身心共一天

오늘은 판연히 서로 연계되지 않는구려 / 判然今日不相聯

등 다습고 배부름이 처음엔 유혹하더니 / 煖衣飽食初相誘

식은 불고기 남은 술잔이 또 가련하여라 / 冷炙殘杯又可憐

요순 시대 회상하며 혹 스스로 절규하지만 / 回首唐虞時自叫

공맹의 도를 추종한들 누구에게 전할쏜가 / 追蹤孔孟欲誰傳

다만 너무 좋아한 게 되레 병이 되었으니 / 只因嗜甚翻成病

등불 기름처럼 스스로 태우는 게 한스럽네 / 却恨蘭膏祇自煎

[주D-001]우뚝한 …… 때문일세 : 우뚝한 기상이란 《근사록(近思錄)》 관성(觀聖)에, “공자는 천지와 같고, 안자는 온화한 바람 상서로운 구름과 같으며, 맹자는 태산에 바위가 중첩하듯 우뚝한 기상이다.[仲尼天地也 顔子和風慶雲也 孟子泰山巖巖之氣象也]” 한 데서 온 말이고, 삼천지교는 곧 맹자의 어머니가 맹자를 가르치기 위해 집을 세 번 옮긴 것을 말한다.

13. 牧隱詩藁卷之七

敬老詩 有序 경로시(敬老詩) 서(序)를 겸하여 쓰다.

내가 생각건대, 달존(達尊)이 세 가지가 있어 치(齒)가 하나, 덕(德)이 하나, 작(爵)이 하나인데, 예로부터 이 세 가지를 온전히 다 갖춘 이가 매우 적었고, 향리에 물러가 늙는 것은 또 더욱 얻기가 어려웠다. 그런데 다행히도 내가 몸소 그런 이들을 보게 되었으니, 의당 성악(聲樂)에 올려서 후세에 전해 보여야겠으므로, 비졸(鄙拙)함을 헤아리지 않고, 칠언 팔구(七言八句)씩으로 시를 지어 성덕(盛德)의 일부나마 각각 서술해서 나의 경모(景慕)하는 정을 부치는 바이다.

강릉(江陵) 최 상국(崔相國)

훌륭한 명망은 일찍부터 우문의 경사였고 / 英名早望慶于門

도당에 출사해서는 국론을 결단하였네 / 珥筆都堂斷國論

나이 팔순에 이르러 몸은 더욱 건강하고 / 年俯八旬身愈健

지위는 일품에 올라 덕은 더욱 높아졌네 / 位躋一品德彌尊

강릉의 수석들은 교목 세가를 에워쌌고 / 江陵水石圍喬木

산사의 바람 연기는 근촌을 진압하도다 / 山寺風煙壓近村

숙씨의 나이 공보다 겨우 두어 해 적으니 / 叔氏少公纔數歲

백발로 마주하는 낙을 어떻게 다 말하랴 / 白頭相對樂何言

진양(晉陽) 하 상국(河相國)

백발로 홍추의 높은 반열에 올랐는데 / 白髮鴻樞躡峻聯

중외직 두루 거칠 제 모두 어질다 추앙했네 / 歷敭中外共推賢

영대사는 멀어라 구름이 골짜기를 메우고 / 靈臺寺遠雲埋谷

촉석루는 높아라 나무가 하늘에 닿았도다 / 矗石樓高樹接天

떠들썩한 음악 연주로 긴긴 해를 보내고 / 急管繁絃消永日

그윽한 난초와 대숲은 갠 연기를 띠었네 / 幽蘭叢竹帶晴烟

두류산 밑은 참으로 노년을 보낼 만하니 / 頭流山下眞堪老

무성한 숲에 머리 돌려 만 년을 축수하노라 / 回首扶疎祝萬年

서원(西原) 최 상국(崔相國)

깨끗한 마음 굳은 절개 늙을수록 강하여라 / 淸心苦節老彌强

큰 키에 무쇠 창자라고 모두들 말하누나 / 共道長身是鐵腸

물망은 조정에서 의당 주석으로 치거니와 / 物望巖廊宜柱石

위엄은 어사대에서 엄숙함을 숭상하였네 / 威聲柏府尙風霜

늙어 가매 청정반이 없는 것은 아니거니와 / 靑精老去非無飯

연래에는 녹야당까지 다시 지었네그려 / 綠野年來更作堂

기개 높은 토랑은 바로 나의 친한 벗인데 / 倜儻兔郞吾契友

의성은 아득해라 그곳이 바로 백운향일세 / 義城迢遞白雲鄕

경산(京山) 송 상국(宋相國)

양파에서 뒤따라 다니던 일 회상해 보니 / 回視陽坡逐後行

당년에 공의 명성은 공경을 진동시켰네 / 當年聲價動公卿

세상을 덮은 훌륭한 풍채는 지금도 건장하고 / 風儀蓋世今猶壯

별을 뚫을 듯한 시어는 늙을수록 청아하도다 / 詩語穿星老盖淸

관각에서 전성시엔 모두 공에게 양보했고 / 館閣盛時皆讓步

누대의 좋은 곳엔 다 이름을 기록하였네 / 樓臺好處盡題名

용두회 주관하는 것을 다시 바라보면서 / 押班更望龍頭會

봄이 오매 가장 태평하다 모두들 말하누나 / 共說春來冣太平

[주D-001]우문(于門) : 한(漢)나라 때 우공(于公)이 옥리(獄吏)로서 판결을 매우 공평하게 하여 훌륭한 명성을 얻고 생사(生祠)까지 세워졌던바, 뒤에 그의 여문(閭門)이 무너져서 이를 수리할 때 우공이 인부들에게 말하기를, “문의 공간을 조금 더 높여서 사마 고거(駟馬高車)가 출입할 수 있게 해 달라. 내가 평소에 옥사(獄事)를 다스리면서 음덕(陰德)을 많이 베풀었으니, 내 자손 중에 반드시 현달한 자가 나올 것이다.” 하였는데, 훗날 과연 그의 아들 우정국(于定國)이 역시 공평한 법관(法官)으로 명망이 높았고, 벼슬이 승상(丞相)에 이르렀던 고사에서 온 말이다. 《漢書 卷71 于定國傳》

[주D-002]청정반(靑精飯) : 입하일(立夏日)에 먹는다는 오미반(烏米飯)을 가리킨다. 이것은 본래 도가(道家)의 태극진인(太極眞人)이 제조한 것으로, 이 밥을 먹으면 장수한다는 것인데, 후세에는 불교도(佛敎徒) 또한 흔히 4월 8일이면 이 밥을 지어서 공양(供養)한다고 한다.

[주D-003]녹야당(綠野堂) : 당(唐)나라 때의 명상(名相) 배도(裴度)가 낙양현(洛陽縣) 남쪽에 지은 별서(別墅)의 이름이다.

[주D-004]토랑(兔郞) : 여기서는 최 상국(崔相國)의 아들을 가리킨 듯하나, 자세하지 않다.

[주D-005]백운향(白雲鄕) : 부모의 고향을 가리킨다. 당나라 적인걸(狄仁傑)이 병주(並州)의 법조 참군(法曹參軍)으로 있을 때 태항산(太行山)에 올라 고향을 바라보다가 흰 구름이 나는 것을 바라보고는 그 구름 밑에 자기 부모가 있다는 것을 생각하여 탄식했던 데서 온 말이다.

[주D-006]용두회(龍頭會) : 문과(文科)에 장원한 사람들끼리의 모임을 이르는데, 이 모임은 고려(高麗) 희종(僖宗) 때에 시작되었다고 한다.

14. 牧隱詩藁卷之七

古風 五首 고풍(古風) 5수(五首)

그윽하게 사니 해 저문 줄은 모르나 / 處幽日未暮

깊은 곳에 있어야 명성이 드러난다오 / 居蔽聞乃章

그대는 보았나 예로부터 선비는 / 君看古來士

야광벽을 던지매 칼을 어루만짐을 / 按劍投夜光

이 때문에 자중함을 귀히 여기어 / 所以貴自重

망아지가 내 채소 뜯어먹었다 했네 / 白駒食我場

고풍은 또한 요원하다 하겠으나 / 古風亦云遠

갱가는 요순 시대를 상상할 만하네 / 賡歌想虞唐

깊은 근심이 사람을 늙게 하는데 / 沈憂令人老

소나무 잣나무는 높은 산에 있구나 / 松柏在高岡

사람 마음은 좋은 토지와 같고 / 人心如良田

땅의 결은 기름처럼 윤택하기에 / 土脈如截肪

예로써 갈고 의로써 씨를 뿌리면 / 禮耕義以種

곡식의 잎이 성대하게 자라나니 / 勃然苖葉長

성인이 어찌 어리석고 무지하랴 / 聖人豈芒芒

천시가 절로 일정함이 있는 걸 / 天時自有常

위아래가 서로 한 마음을 가지고 / 上下同一心

군자는 의당 쉴 새 없이 노력해야지 / 君子須自强

후일에 곡식 먹기를 희망하거든 / 他年要食實

의당 조장하거나 잊지 말아야 하리 / 且當勿助忘

목은이 병으로 일어나지 못하고 / 牧隱病莫興

조용히 앉아 저 하늘만 부르노니 / 默坐呼彼蒼

몸은 가벼워 오래도록 거리낌 없고 / 身輕久無累

마음이 맑으니 절로 향취가 나네 / 心淨自生香

편하게 이끌어 준 상제의 힘 입으니 / 引逸荷帝力

위대하여라 해와 달의 광휘여 / 大哉日月光

평탄한 길이 곧기가 화살 같아서 / 坦途直如矢

거닐 땐 패옥 소리 쟁쟁하누나 / 步履玉聲鏘

구곡의 양장판을 오르지 말라 / 莫向九曲坂

예로부터 거마들이 넘어졌다네 / 古來車馬僵

백 년의 절반이 오십 년이란 건 / 百年半五旬

어린아이도 셀 수가 있지만 / 童子可數之

구십 리가 바로 절반이란 건 / 九十的是半

슬프다 이를 알 자가 그 누구뇨 / 哀哉知者誰

굳은 지조는 금석을 능가하고 / 秉志沮金石

말을 내면 지란같이 향기롭네 / 吐言似蘭芝

공명과 부귀는 / 功名與富貴

한밤중에 남몰래 서로 옮겨지나니 / 夜半潛相移

속임수를 바른 마음으로 바꾸면 / 貞懷易詭計

모든 법도를 이룰 수 있으리라 / 方矩成圓䂓

야기가 평단과 접했을 때엔 / 夜氣接平旦

맑고 텅 비어 먼지 하나 없어라 / 淸虛無纖塵

요순은 한창 예의를 숭상했기에 / 唐虞方揖讓

사흉이 모두 처벌을 받았도다 / 四兇危竄身

때는 한창 태평성대가 이루어져 / 皎皎日當午

예의로써 신하들을 임했었는데 / 垂衣臨搢紳

어찌하여 사적인 생각을 했던고 / 奈何動私念

회상하니 그 자취 이미 묵었어라 / 回頭迹已陳

한당 시대는 지혜와 힘만 숭상하여 / 漢唐務智力

사람들을 한갓 괴롭히기만 하였네 / 令人徒苦辛

[주D-001]야광벽(夜光璧)을 …… 어루만짐을 : 《사기(史記)》 추양열전(鄒陽列傳)에, “명월주(明月珠)나 야광벽을 어둠 속에 도로에서 사람에게 던져 줄 경우, 칼을 어루만지며 노려보지 않을 사람이 없을 것이니, 왜냐하면 보배가 까닭 없이 앞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한 데서 온 말이다.

[주D-002]망아지가 …… 했네 : 《시경》 소아(小雅) 백구(白駒)에, “깨끗한 저 흰 망아지가 내 채소를 뜯어먹었다 핑계 대고, 발을 꽁꽁 묶어 잡아두어 오늘 하루를 더 늘려서, 저 어진 이가 여기서 더 노닐게 하리라.[皎皎白駒 食我場苗 縶之維之 以永今朝 所謂伊人 於焉逍遙]” 한 데서 온 말인데, 이 시는 떠나려고 하는 어진 이를 더 만류할 수 없기 때문에, 그 어진 이의 망아지가 자기 채소를 뜯어먹었다고 핑계하여 가지 못하게 잡아두어서, 그 어진 이를 더 머물게 해 보리라는 뜻을 노래한 것이다.

[주D-003]갱가(賡歌) : 순(舜) 임금과 고요(皐陶)가 군신(君臣) 간에 서로 경계하는 뜻으로써 서로 이어서 노래한 것을 가리킨다. 《書經 益稷》

[주D-004]소나무 …… 있구나 : 군자(君子)의 굳은 절조를 뜻한다. 한유(韓愈)의 〈조산창(條山蒼)〉 시에, “조산은 푸르고, 하수는 누렇도다. 하수 물결은 광대히 흘러가는데, 소나무 잣나무는 산에 있구나.[條山蒼 河水黃 浪波沄沄去 松柏在山岡]” 하였다.

[주D-005]조장하거나 …… 하리 : 맹자가 사람이 의리를 쌓는 데 있어 급하게 서두르지 말고 하나하나 차근차근 쌓아가라는 뜻에서, “반드시 하는 일이 있어야 하되, 결과를 미리 기약하지 말아서, 마음에 잊지도 말고 빨리 자라도록 돕지도 말라.[必有事焉而勿正 心勿忘勿助長也]” 한 데서 온 말이다. 《孟子 公孫丑上》

[주D-006]구십 리가 …… 건 : “백 리를 가는 사람은 구십 리가 절반이다.[行百里者半於九十]”라는 고어(古語)에서 온 말인데, 이것은 말로(末路)가 험난함을 의미한 것이다.

[주D-007]말을 …… 향기롭네 : 《주역》 계사전 상(繫辭傳上)에, “의기가 투합한 말은 그 향취가 난초 같도다.[同心之言 其臭如蘭]” 하였다.

[주D-008]공명(功名)과 …… 옮겨지나니 : 《장자》 대종사(大宗師)에, “대저 배[舟]를 깊은 구렁에 감추어 두고 든든하다고 여기지만, 한밤중에 유력(有力)한 자가 짊어지고 달아날 수도 있다.”고 한 데서 온 말로, 부귀공명이 무상함을 뜻한다.

[주D-009]야기(夜氣)가 …… 때엔 : 평단(平旦)은 이른 새벽을 말하고, 야기는 사람이 사물과 접촉하기 이전인 밤의 깨끗한 마음을 가리킨다.

[주D-010]사흉(四兇) : 네 흉인으로, 즉 공공(共工)ㆍ환두(驩兜)ㆍ삼묘(三苗)ㆍ곤(鯀)을 가리키는데, 이들은 순(舜) 임금 때에 모두 처벌을 받았다.

15. 牧隱詩藁卷之八

二月初八日 2월 8일에 읊다.

오밤중에 꿈속의 놀이에 놀라 깨어나서 / 午夜驚回夢裡遊

등 밝히고 생각해 보니 금방 잊어버렸네 / 呼燈欲記却悠悠

계집애는 일어나 등잔 기름 떨어졌다 아뢰고 / 小娃起報蘭膏盡

늙은 아내는 쌀이 귀함을 길이 걱정하누나 / 老婦長懷米玉憂

눈 감은 어둠 속엔 의당 절로 삼가려니와 / 閉目暗中宜自愼

몸 편한 고요 속엔 다시 무엇을 구하리요 / 安身靜裏更何求

주관의 구몽을 그 누가 점쳐 알아낼꼬 / 周官九夢誰占得

천지의 도는 응당 위아래서 함께 유행하리 / 天地應同上下流

[주D-001]구몽(九夢) : 《주례(周禮)》 춘관(春官) 점몽(占夢)에는 육몽(六夢)을 점치는 것이 있고, 춘관 태복(太卜)에는 삼몽(三夢)을 점치는 것이 있어, 모두 합하면 구몽이 된다.

16. 牧隱詩藁卷之九

自詠 스스로 읊다.

권세와 이끗 어지러이 서로 다퉈 침범하니 / 紛紛勢利競相侵

적막한 군자의 마음을 그 누가 알아주랴 / 寂寞誰知君子心

가을 향기 짙은 난곡엔 바람 이슬이 차갑고 / 蘭谷秋香風露冷

늦도록 푸른 송파엔 눈서리가 깊기도 해라 / 松坡晚翠雪霜深

홀로 주역 열심히 읽어 세 번 끊어지려 하고 / 獨參古易將三絶

우연히 새로운 연구 얻어 다시 한 번 읊노라 / 偶得新聯更一吟

사업을 힘써 곧장 어진 재상을 쫓아가야지 / 事業直追賢宰相

백발 나이에 어찌 애써 유림으로 전할쏜가 / 白頭何苦傳儒林

[주D-001]주역(周易) …… 하고 : 공자가 만년에 《주역》을 좋아하여 하도 많이 읽었기 때문에 가죽으로 맨 책 끈이 세 번이나 끊어졌다는 고사에서 온 말이다.

17. 牧隱詩藁卷之十

自詠 스스로 읊다.

내 스스로 고개 숙여 세속 따라 처신함에도 / 我自低眉隨處行

남들은 나를 높은 정취 드높인다 지적하네 / 人猶指點抗高情

취하면 미쳐 매양 꽃 앞의 달을 생각하고 / 醉狂每憶花前月

돌아갈 꿈은 유독 바닷가의 성을 찾는다오 / 歸夢偏尋海上城

추구 같은 시서는 남은 맛이 엷기만 한데 / 芻狗詩書餘味薄

목어와 금벽의 옛 놀이는 맑기만 했었지 / 木魚金碧舊游淸

노년에는 이름의 굴레를 도피하고자 하여 / 老年擬欲逃名網

문득 옛날 노나라 두 유생이 부럽기만 하네 / 却羨當時魯兩生

내 스스로 고도를 추심하여 행하는데도 / 我自追尋古道行

남들은 나를 방자한 정 꾸민다고 지적하네 / 人猶指點飾淫情

비록 우물 속에 앉아 하늘을 보진 않지만 / 觀天縱不坐於井

뜻을 막는 덴 의당 성을 쌓듯이 해야 하리 / 防意却須如彼城

감히 난초 향을 솔의 성함 같다고 말하랴만 / 敢道蘭馨似松盛

부질없이 옥윤과 빙청 견주는 말은 들었네 / 空聞玉潤比氷淸

그럭저럭 지내다가 이제는 늙었는지라 / 悠悠唯唯今衰老

또 새로운 시 가지고 친구에게 고하노라 / 且把新詩告友生

[주D-001]취하면 …… 생각하고 : 백거이(白居易)의 〈노병(老病)〉 시에, “낮에는 생가 소리 듣고 밤에는 취해 잠들어라, 달빛 아래가 아니면 바로 꽃 앞이로세.[晝聽笙歌夜醉眠 若非月下卽花前]” 한 데서 온 말이다.

[주D-002]추구(芻狗) : 옛날 무속(巫俗)에서 제사에 쓰기 위해 짚으로 만든 개를 가리키는데, 제사가 끝나면 이를 곧 내버리므로, 전하여 별로 쓸모없는 사물이나 혹은 언론(言論)을 비유한다.

[주D-003]목어(木魚)와 금벽(金碧) : 목어는 불공이나 예불(禮佛)할 때 두드리는 목탁(木鐸)을 가리키고, 금벽은 곧 승사(僧寺)의 화려한 단청(丹靑)을 가리키는 것으로, 전하여 승사를 의미한다.

[주D-004]노(魯)나라 두 유생 : 한 고조(漢高祖) 초기에 숙손통(叔孫通)이 예악(禮樂)을 제정하기 위해 노나라의 유생(儒生) 30여 인을 초빙했을 때, 유독 두 유생만이, “숙손통의 행위가 옛 도에 합치하지 못하므로 우리는 가지 않겠다.”고 말하고 끝내 은거했던 데서 온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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