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해인> 2011. 5월호- 곶과 만(灣)

곶과 만()

 

해를 맞이한다는 물굽이

영일(迎日)만을 지나

호랑이 꼬리를 닮았다는

호미(虎尾)곶을 찾았다.

 

곶이 없으면 만도 없고

만이 없으면 곶도 없다.

곶엔 등대가 있고 바람이 있고

만엔 모래가 있고 휴식이 있다.

 

곶은 땅의 꽃이다.

산줄기 꽃 대공 되고

강줄기 물관부 되어

뭍의 몸부림 끝에 꽃이 핀다.

 

만은 늘 만원(滿員)이다.

신발들이 모이고 조개 미역도 진을 친다.

() 자 스크루를 힘차게 돌리며

명리를 찾아 사해(四海)를 떠돌던 배들도

구름 몇 장 머리에 이고

만으로 돌아온다.

 

바람 타고 햇살 쫓던 금오(金烏) 한 마리

오늘도 하루를 날다가 지치면

소리 없이 만에 든다.

 

사월 이 일이란

사이좋은 이름을 남기는 까닭은

내일의 더 큰 비상(飛翔)을 위해서이다.

 

수월 권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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