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숫골(無愁谷) 有情

서울 안의 산골마을 무수골
근심 없이 살 수 있는 골짜기라 하여 無愁골 
어머니 자궁같은 그곳에 들어가면
사방에 훤칠한 밤나무들이 지키고 있다.

한여름 매미소리 공기를 찟어도
그렇게 고요할 수 없는 태고의 땅
그 텅빈 충만의 공간에
지나가는 비가 하늘 노래를 들려주기라도 하면
온갖 활엽수들은 은밀한 얘기를
수런수런 들려준다.

무수골에서 이따금
편안한 미소의 사람을 만나면
숯불에 돼지고기 몇 지름 올려야 한다.
말없이 텃밭에 가
들깻잎 상춧잎에 고추 몇 개 따오면
소줏병이 먼저 취해 드러눕는다.

오늘 하루쯤은 학처럼 고고하게 놀다가 가야한다.

벗이여 기타줄 울리면
붓가락으로 화답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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