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해인> 2010. 6월호- 산수 간에 나도 절로

6. 산수 간에 나도 절로

 

() 자의 첫 얼굴은 ‘갈 之()’ 아래 ‘헤아릴 寸()

() - 어딜 가나? 절로 가지.

() - 누굴 헤아리나? 붓다 헤아리지.

 

()는 본디 관청 이름

외교 업무를 맡았던 洛陽(낙양) 홍로사(鴻艫寺)

西域(서역) 고승 드나들었지.

 

지혜롭고 신비로운 흰 말 한 마리

불상과 불경 싣고 와 이곳에서 죽으니

이를 기리어 중국 최초의 절 白馬寺(백마사) 창건이라.

 

그로부터 5백여 년

계림의 知命法師(지명법사) 고행 끝에 백마사 들러

8면경(八面鏡) 받아들고 고국에 돌아오자

보경사(寶鏡寺), 미륵사(彌勒寺), 수덕사(修德寺), 정혜사(定慧寺) 세우시다.

 

골골이 맑은 물가 절이 절로 들어서자

頓悟(돈오)와 漸修(점수)로 涅槃妙心(열반묘심) 젖어들고

心外無法(심외무법) 깨달음에 拈華微笑(염화미소) 향기로세.

 

가까이서 부처님 모시니 ‘모실 侍()’가 되고

아름다운 말씀으로 모시라고 ‘시 詩()’가 되고

때맞추어 시중들라고 ‘때 時()’가 되었다.

 

[]로 나무[] 베어[] 세운 刹()

어찌하여 절로 되었나.

오는 이, 가는 이 모두 절하니

바라던 모든 일이 절로 풀리누나.

 

산에는 산 절로

물에는 수 절로

산 절로 수 절로

산수 간에 나도 절로.

 

수월 권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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