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해인> 2010. 7월호- 영혼의 주소

7. 靈魂(영혼)의 주소

 

산 구비 돌아들면 일주문에서부터 큰 법당까지

언제나 소리 없는 큰 메아리로

우리를 반기는 것은 주련이다.

 

주련에 적힌 부처님 말씀이나 선사들의 법어는

언제나 인간보다 자연을 먼저 생각한다.

그래서 주련은 방 밖의 기둥에다 걸어두는 법이다.

 

새벽이면 여명이 주련 읽고

아침이슬로 빛나고

저녁이면 구름이 주련 읽고

저녁놀로 물든다.

 

낮이면 새가 읽고 벌 나비도 읽고

밤이면 바람이 몰래 읽고 풍경으로 들려준다.

 

내 육신의 주소는 서울이나

내 영혼의 주소는 해인사 주련에 적혀 있다.

 

大寂光殿(대적광전) 주련에 이르시길,

 

  佛身普放大光明(불신보방대광명) 

  色相無邊極淸淨(색상무변극청정)

  如雲充滿一切土(여운충만일절토) 

  處處稱揚佛功德(처처칭양불공덕) 

  光相所照咸歡喜(광상소조함환희) 

  衆生有苦悉除滅(중생유고실제멸) 

 

부처님이 대광명을 두루두루 비치시니

형색과 상호까지 그지없이 청정하네.

저 구름 온 세상을 가득히 채우듯이

이 세상 곳곳에선 불 공덕 칭송하네.

광명이 비치는 곳에 넘치는 기쁨이여

중생의 모든 고통 씻은 듯 사라지네.

 

남아공 월드컵 16강 진출 소식과 함께

오늘은 더 큰 기쁨의 주련 붓질이다.

 

수월 권상호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 카카오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밴드로 보내기
  • 네이버로 보내기
  • 텀블러로 보내기
  • 핀터레스트로 보내기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