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해인> 2010. 10월호- 법향法香

법향法香

 

약이색견아若以色見我

만약 형상으로 나를 보거나

이음성구아以音聲求我 

음성으로 나를 구하면

시인행사도是人行邪道

이 사람은 사도를 행함이니

불능견여래不能見如來

결코 여래를 보지 못하리라.

 

가을이다.

하늘은 높아 가고

물은 깊어 간다.

 

휑하니 텅 빈 가슴

무엇으로 채울 건가.

순간 스치는 계절의 향기.

 

이 가을의 오묘한 향기는

어디서 왔나.

이 들의 알곡과

저 산의 열매에서 왔으리.

 

그 알곡과 열매는

어디서 왔나.

꽃에서.

그 꽃은 어디서 왔나.

씨앗에서.

 

이 가을의

오묘한 법향法香은

어디서 왔나.

금강경金剛經에서.

그 경전은 어디서 왔는가.

석가모니 부처님의

한량없는 마음씨에서.

 

먼 훗날의 또 다른

법향法香을 기원하며

오늘도 먹을 간다.

 

글씨를 뿌리면

화선지가 들이 되고 산이 되고

예서제서 먹꽃이 피고

묵향墨香이 사해四海에 번지리.

 

수월 권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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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청화
역쉬~~  멋진글  마음에 번지는듯 가을이 실감나네요.. 이래서 마음의 평화를 또 한번 마십니다.
권상호
감사하지만 부끄부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