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해인> 2011. 2월호- 은혜

은혜(恩惠)

 

 

신묘한 신묘 새해

마음은 고요하고 몸은 한가로워

눈빛 맑은 향기 따라 미시령을 넘는다.

 

울산바위는 小寒(소한)에 더욱 늠름하다.

눈 내려도 하얗지만

눈 내리지 않으면 더욱 하얀 산,

雪嶽山(설악산).

 

신흥사 앞 관광호텔은 

오늘도 목탁소리 덤으로 들으며

케이블카에 꿈을 싣고 하늘에 오르고 있다.

 

초저녁 종소리에 산새 돌아간 뒤

산바람은 내려와 풍경과 도란도란.

붓이 별빛에 귀를 씻고 硯池(연지)에 다가서자

하이얀 눈밭을 끝없이 달리는 筆夢(필몽).

 

밤새 손끝으로 마시는 황홀한 墨酒(묵주) 한 사발에

창 너머 나무들도 잠 못 들고

함께 취해버린 야한 밤.

 

먼 동해에서 먼동이 고개 들면

새해에 은혜 갚고 싶은 이들이 떠오른다.

 

雪茶(설다) 한 잔에 바다를 담고

墨香(묵향) 한 숨에 하늘을 마신다.

 

수월 권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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