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해인> 2011. 10월호- 천년을 품어온 해인(海印)의 소망일레라

천 년을 품어온 해인(海印)의 소망일레라.

 

가야산 홍류동 계곡 지칠 줄 모르는 물결 따라

고려인의 갈맷빛 보리심(菩提心)

오늘도 소리 없이 휘감겨 드는데

 

팔만 사천의 번뇌 씻고자

천수(千手)로 지킨 붓이여 칼이여

 

마음 샘물 길으며

끝 간 데 없이 번지는 먹빛

나뭇결 따라 법문 따라 불꽃 튀는 칼날

마침내 탄생한 세계문화유산 팔만대장경

장엄한 꽃 한 송이여

 

강화도 선원사에서 합천 해인사까지

산하 논밭 두루 거쳐

해인삼매의 길목 끝에 자리 잡고

천 년을 시들지 않고 피어온

지혜여 자비여

 

고려의 하늘빛이 그토록 처연했거늘

옥구슬로 빚은 호국의 염원

경판에다 알알이 새겨둔 채

밤새 잠 못 들고 뒤척인 시간

 

살청(殺靑)을 드나드는 여린 바람 한 줄에도

뼛속 깊이 스민

팔만 가지의 소망

생시로는 정녕 가 닿을 수 없는 거리인가 

 

수월 권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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