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해인> 2011. 11월호- 舞葉(무엽)

舞葉(무엽)

수월 권상호

지난 계절의 애환을

장엄한 빛깔로 펼쳐 보이고

마지막엔 回歸(회귀)를 위한

쾌락 극점에 다다랐을 때

네 이름은

봄꽃보다 아름다운 가을단풍이었다.

내 晩年(만년)도 저와 같으렷다.

 

가으내 버티던 나뭇잎 하나

마침내 興()춤으로 떨어진다.
내 삶의 끝자락도 저와 같으렷다.


영롱한 아침이슬보다

더 찬란한 저녁노을을

날마다 보아온 너였기에

잔명에 대한 애착의 옷을

거침없이 벗어 던지누나.

 

* )

하루 중에는

아침 이슬보다 저녁놀이 더 아름답다.

일 년 중에는

봄의 꽃보다 가을 단풍이 더 아름답다.

그렇다면 평생에서는

靑春(청춘)보다 노년(老年)이 더 아름다우리라.

혹여 老慾(노욕)이라도 생기면 어쩌나…….

삶의 유혹(誘惑)과 죽음의 공포(恐怖)에서 벗어나고자

오늘도 뒷산을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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