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포먼스 ‘라이브 서예’ 대본> 樂孤則不孤(고독을 즐기면 외롭지 않다)

*사진 촬영- 월간 <좋은사람들> 김향기 주간

<
퍼포먼스 라이브 서예대본>

행사 당일 도움 주신 분들께 감사합니다.
월간 <좋은사람들>의 김사장님의 부탁으로
즉흥적으로 펼쳤던 붓마당 내용을 기억을 더듬어
하나의 대본으로 엮어 봅니다.


樂孤則不孤

고독을 즐기면 외롭지 않다

도정 권상호

 

(외국에서 오신 손들에게 먼저 인사한다.)
皆様みなさまをこころより歓迎かんげいいたします.(여러분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Ladies and gentlemen, welcome to Korea.(
여러분의 한국 방문을 환영합니다.)
大家好 欢迎光临 2012世界书法祝展.(모든 분들의 ‘2012세계서예축전방문을 환영합니다.)

(한 손엔 붓을 들고, 한 손엔 먹 항아리를 들고 독백하듯이 말한다.)
바다에는 이 있고
종이에는 이 있다.
 
지칠 줄 모르고 언제나 우뚝 서 있는
그러기에 이라고 하지.
바다 위의 한 지점을 점령하고서 점처럼 붙박이로 서 있는 .
그래서 과 닮았다.

파도를 거부하면 섬이 아니지.
바람을 싫어하면 섬이 아니지.
따가운 햇살에 지쳐도 섬이 아니지. 

그렇다. 우리도 모두 섬이다.
인터넷 바다에서 메인명으로 명명된 섬이다.

밀려드는 파도를 거부하면 섬이 아니듯
밀려드는 일을 거부하면 인간이 아니지.
연일 물밀듯 많은 일들이 다가옴은 살아있다는 증거이다.

섬이 가르쳐 주는 지혜는 언제나 고독이다.
오랜 세월 붓을 잡고 살아온 우리도 언제나 고독했다.
그래, 고독을 벗하면 더 이상 외롭지 않다.
피할 수 없는 고독이라면, 그 고독을 즐기자.
그래, 고독을 즐기면 더 이상 외롭지 않다.

[, feel]이 오는구먼.
어디 한 번 써 볼까? 

그래 樂孤則不孤(낙고즉불고)’라 하자.
(하늘과 대지에 맹세하듯 붓을 들고 의식을 치른 후에, 붓을 잡고 휘호하기 시작한다. ‘즐거울 락()’ 자를 전서(篆書)로 춤추는 듯한 모습으로 쓴다.)

즐거울 락()이라.
발음이 벌써 예사롭지 않구나.
즐거우면 ~~ ~’ , 그렇지.

기쁠 때는 히히~ 기쁠 희()’라고 하니...
외로울 고()자는 두 번 나오는구나.
(잠시 고민하다가) 옳거니, 하나는 구름 아래의 섬으로,
다른 하나는 파도 위의 섬으로 표현해 볼까나.
 
(뭔가 깨달았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며 나머지 孤則不孤를 써내려 간다. 마지막 고() 자는 거울 속의 모습처럼 쓴다. 주묵(朱墨)으로 남겨 둔 섬을 적당히 그려 나간다.)
그래 그래, 글씨는 떨림으로 쓰는 거야.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은 없어.
굽이치지 않고 흐르는 강물도 없어.

떨림 없이 씌어지는 글씨는 없어.
(완성되는 글씨... 만족한 표정을 지으며 관객을 두루 바라본다.)
 
적당한 자리를 찾아 낙관(落款)을 해야지.
오늘이 어디 보자... 1121일이네.
‘11’처럼 따로이 외롭게 지내다가 둘[2]이서 하나[1]되는 날이네.
우리가 죽는 순간
우리의 모든 재산은 명의가 바뀐다.
더러는 자손에게, 더러는 세금이란 이름으로 나라에 귀속된다.
하지만, 이 글씨는 낙관을 하는 순간
도정 권상호란 이름으로 영원히 내 것이여.
(낙관 후에 덩실덩실 춤추는 듯 하다가 관객을 향해 큰절을 올린다.)  

섬들은 외롭다.
섬과 섬끼리는 손을 뻗혀도 잡을 수 없다.
더러는 불러도 대답이 없다.
그럼에도 저희들끼리는 자리를 묵묵히 지키고 서 있는 것은
땅 속으로는 굳건하게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믿음 때문이다. 
섬과 같은 우리네 인생은 외롭다.
봐도 보이지 않고
들어도 들리지 않는다.

그래도 서로가 서로에게 믿음이 가는 것은
마음과 마음끼리는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확신 때문이다.
그것이 우리네 세상 인터넷 카페, ‘서예세상이다.(갈채를 유도한다.) 

글씨 쓰는 일은 고독한 작업이다.
고독할 바에 철저하게 고독해야 한다.
아예 고독을 즐겨야 한다.
고독을 즐기면 외롭지 않다. - ‘樂孤則不孤(낙고즉불고)’ 

(관객을 두루 살피며 목소리를 조금씩 빠르게 높여간다.)
우리의 육체는 깨어지기 쉬운 그릇이다.
우리의 정신은 부패하기 쉬운 그릇 속의 음식물이다.
불완전한 육체를 튼튼하게 해 주고,
흔들리기 쉬운 정신을 꼭 잡아주는 것은 붓이다. 

- 우리들의 붓 세상 서예세상
세상이 숨막힐수록 더 맑은 산소를 제공해 주는 서예세상
고단한 인생길에 감로수를 제공하는 오아시스, ‘서예세상
아름다운 내용으로 세상의 트렌드를 이끌어가는 서예세상
세상의 허브, 서예세상
서예세상이여 영원하라~.
(F.O.)

[이 게시물은 권상호님에 의해 2012-11-29 18:07:44 도정동정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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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권상호
육체는 깨어지기 쉬운 그릇이다.

정신은 부패하기 쉬운 음식물이다.

금이 간 육체를 붙여주고

잘못된 정신을 말게 해 주는 것은 붓이다.
권상호
백광현 <노원신문> 주필
김향기 월간 <참좋은 사람들> 발행인 등
많은 지인들의 참석으로 자리가 빛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