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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렁이 하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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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렁이는 지룡(地龍)이라던데
그 중에도 미욱한 놈이 있나 보다.
너의 야행성 탓인가
간밤의 빗기 때문인가
아니면 눈이 없어선가
이른 아침에
몇 마리 시멘트 바닥에 나와 죽었다.
땅속이 너의 세상이라면
땅 위로 올라와 죽음은
승천이렷다?
아스팔트 시멘트 대리석으로
네 질식을 재촉하고
끝내 네 하늘길을 막은 인간.
미안하다.
용서해.
내 죽어 네 밥이 될게.
*
일산서구의 어느 유명한 화가의 작업실에서
친구의 시집 출판기념회가 있었다.
사회를 맡아달라는 부탁에 다녀왔다.
사회를 맡는다는 자체보다
나에 대한 친구의 신뢰가 고마웠다.
그 친구는 바위 같은 합리적 엄숙함과
대쪽 같은 예리한 직관력을 가지고 있다.
그러면서도
말하듯이 교정도 없이 시를 쓴단다.
이태백 스타일인가?
부럽다.
나도
시험 감독을 하는 50분 동안에
두 편의 시를 머릿속으로 구상해 보았다.
바다가 파도로 말하듯이
뭍이 바람으로 말하듯이
나는 숨으로 속내를 드러내야 할 텐데...
숨 쉬듯이 시 한 편 지을 수 있다면야
지금까지 생을 그나마 용서해 줄 수 있으련만...
결국, 실패하고 말았다.
시를 내 속에 구속하려 들기 때문이다.
시는 시대로 놀고
나는 나대로 놀아야 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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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쟁이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