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 아람 거두고 - 수원대학교 미술대학원 졸업전에 붙여

 
먹 아람 거두고


한 해 동안

수원대학교 미술대학원 먹골 임지(臨池)에서

일상을 서예로 바꾸고

서예로 일상을 삼은 여러분

어느덧 졸업작품전을 연다니 감개무량입니다.


졸업이라는 말에는 아쉬움이 남고

작품전이라는 말에는 기대가 됩니다만

교학상장(敎學相長)의 가르침에 충실하지 못한 염려가 앞섭니다.


하지만 지루한 일상의 밤낮을

먹 파티로 보낸 졸업생 여러분,

그 다이나믹한 에너지와 순수한 열정의 세월에 갈채를 보냅니다.


한 호흡에 모든 꿈을 현실로 나타내 주는 서예

그 자체만으로도 드라마틱하고 환상적이지 않습니까.

아카데믹한 대학원을 떠나서도 모교에 대한 사랑을 잊지 말고

한 손엔 젖가락 잡고, 한 손엔 붓 잡고서

멋진 인생을 구가하세요.

즉흥적이고 자극적인 세상에

은근하고 지속적인 즐거움을 주는 내밀한 서예의 파수병이 되어

5천년 서예사의 당당한 지킴이로 거듭나세요.

 

건강한 글씨 많이 쓰면서

나름의 빛깔과 향기를 지닌

개성 있는 인생 여정을 기원합니다.


이 땅에, 나아가 온 세상에

서예의 씨앗을 뿌리며

수원 서예인으로서

아름다운 세상 만들기에 앞장서는

여러분들이 되시길 간절히 바랍니다.


수고하신 여러분

너무 장하십니다.


                병술년 아람 계절에

                지도교수 권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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