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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한국문학신문> 칼럼 44- 2018년 아리랑올림픽

2018년 아리랑올림픽

- 58년 개띠 회갑잔치 -

 

도정 권상호

  강원도는 지리적으로 대한민국의 척추이고 내용적으로는 산수(山水)가 맑아 한민족의 허파 역할을 한다. 그래서 강원도의 힘은 대한민국의 힘이다. 세 번의 도전 끝에 2018년에 비로소 강원도 평창에서 동계올림픽이 개최된다. 어렵사리 낚아 올린 지구촌 겨울 잔치에 동계 장애인 올림픽도 함께 열린다. 이왕이면 내친김에 강원도아리랑과 정선아리랑을 중심으로 ‘아리랑올림픽’도 더불어 열리길 바란다.

  2018, 그 해는 1958년 무술생(戊戌生) 개띠들이 회갑(回甲)을 맞이하는 해이기도 하다. 사회적으로 58년 개띠들이 개판처럼? 요란한 까닭은 58년에 역사상 가장 많은 아이, 곧 한 해에 100만 명이 넘은 아이가 탄생했기 때문이다. 58년 개띠를 정점으로 한 해에 태어나는 아이들의 숫자가 다시 줄어들기 시작했다.

  58년 개띠, 그들은 2부제 수업을 받았고, 한 반에 60~70명의 콩나물 교실이란 말을 만들어 냈다. 그들은 무시험으로 중학교를 진학했고, 고등학교도 연합고사라는 바뀐 제도로 진학했다. 그들은 74년에 고등학교에 입학한 소위 '뺑뺑이' 1세대이다. 이른바 고교평준화 정책이 그들부터 시행된 것이다. 이러한 일련의 제도 변화가 당시 대통령 아들과의 관련설로 보기도 하지만, 엄밀히 말하자면 급격한 인구 팽창으로 말미암은 고육지책(苦肉之策)으로 생각한다. 게다가 이들은 보릿고개도 직·간접적으로 겪었고, 서슬이 퍼런 유신 시대를 기억하고 있는 세대다. 그들이 대학을 갈 때는 ‘졸업 정원제’가 생겼고, 그들이 서른 살쯤 결혼할 때에는 보금자리 수요가 폭발하여 아파트값이 치솟았다. 그 때가 바로 1988년 올림픽이 치러지던 해였다.

  그런데 고민은 여기에서 끝나지 않는다. 머릿수가 많은 그들이 회갑을 맞고 퇴직하여 연금 수혜자가 되면 국가 연금이 고갈되지나 않을까 염려된다. 왜냐하면 연금을 적립할 사람은 적고 연금을 받아야 할 사람은 갑자기 많아지기 때문이다. 그들은 자식을 적게 낳았음에도 불구하고 자식 세대는 취직마저 어려운 실정이라 설상가상(雪上加霜)의 형국이다.

  그러니까 대한민국의 운명은 지역적으로는 강원도, 연령적으로는 58년 개띠에 달려 있다. 어려울수록 더욱 강해지는 58년 개띠, 2018년 동계올림픽은 그들의 회갑연(回甲宴)이다. 그러고 보니 ‘삼세판’이란 말이 있듯이 동계올림픽 유치를 세 번째에 성공한 것이 오히려 잘 된 일인지도 모른다. 이 올림픽을 개띠를 중심으로 합심 협력하여 잘 치러야만 나라가 서고 모두가 잘 살 수 있으리라…….

  재미있고 멋진 대안 하나로 이들의 회갑 잔치에 강원도 정선을 중심으로 한 아리랑올림픽도 동시에 개최하는 얘기이다. 동계올림픽을 문화올림픽으로 만들어 보자는 이야기도 된다. 동계올림픽이 그릇이라면 아리랑올림픽은 내용물이 된다. 이를 통하여 더 많은 관광객을 많이 불러들이자는 얘기이다. 문화올림픽의 타이틀은 ‘세계 아리랑 축제’가 어떨까. 자동차 열 대 수출보다 관광객 한 명이 더 낫다고 했는데, 이 때 많은 관광객 유치를 위해 지금부터 힘을 모으자.

  중국의 동북공정에 아리랑을 넣었다는 소식을 접하고 나서 아리랑에 대한 애착을 더 깊이 갖게 되었다. 한글공정 논란으로 시끄럽더니, 올해 5월에는 아리랑이 중국의 국가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더욱 우리의 가슴을 아프게 한다.

  마침 유서 깊은 제36회 정선아리랑제(9 30~ 10 3)에 초대받아 2 3일간 머물면서 아리랑과 함께 올림픽과 국운, 강원도, 58년 개띠 등을 생각하며 보냈다. 개막공연(이길영 연출)에서 고구려 밴드와 강릉 단오 굿의 장단에 맞추어 기다란 두 개의 깃발에 ‘정선아리랑, 세상을 품는다.’는 내용을 큰 붓으로 쓰고, 선녀들은 무대 양쪽의 장대 높이 걸어 올렸다.

  가을 저녁바람에 아리랑 깃발은 끝없는 염원의 몸짓으로 펄럭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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