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자료

무가의 주술성과 문학성

무가의 주술성과 문학성
무가는 다른 구비문학과는 달리 주술적인 가요이다.
무가를 가창한다는 것은 특정한 목적을 가지고 있다. 즉, 신을 하강시킨다든지 잡귀를 물리친다든지 인간의 복운을 빈다든지 할 때 무가를 가창함으로써 그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믿는 것이다. 그 믿음이 가장 뚜렷하게 드러나는 것이 바로 降神이다. 강신의 과정, 즉 入巫과정에서 무병을 거쳐 신과의 交靈능력을 부여받게 되거나, 巫儀를 하는 도중 신이 내려 신의 행세를 하는 등의 과정에서 무가는 그 신이한 능력을 발휘한다.
이처럼 주술력을 가진 무가는 또한 신성성을 가지고 있다. 주술은 범속한 것보다 신성한 데
서 강화된다. 그리하여 무가는 신비스럽고 외경스러운 분위기에서 숭엄하게 거행된다. 그 신성성을 받아들일 때 무가는 힘을 가지게 된다.
그런데 무가의 주술성이 강하면 강할수록 문학성은 결여된다. 주술은 누구나 아는 평범한 언어라기보다 해독이 난해한 신비로운 언어가 더욱 효과적이다. 이런 점에서 무가에는 난해한 주술이 들어갔으며 그것은 종교적인 경전의 성격을 가지게 되거나 기존의 경전이 주술적인 성격으로 변화되어 갔다. 그 대표적인 예가 천수경이다. 천수경은 불교경문으로서 문장 구조가 일반 국어와는 다른 범어나 한문구이며 그 의미는 쉽게 알 수 없다. 이러한 경문은 신비감을 자아내고 주술적 효과를 거두기에 가장 적합하였다.
문학은 의미의 예술이다. 의미를 파악할 수 없는 경문에서 문학성은 인정할 수 없다. 그러면 무가의 문학적 윤색이나 문학적 발전은 어떻게 이루어지는 것인가?
현재 口承되는 무가는 주술성은 오히려 약화되고 문학적 조탁이 다른 어느 구비문학보다 심하게 나타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주술성이나 신성성과는 거리가 먼 세속가요가 많이 삽입되어 있으며 심지어는 巫 자신을 풍자하기까지 하여 흥미 본위로 발전되어 가고 있다. 예를 들어 지신제석본풀이에 삽입된 비단타령이나 벼타령 같은 가요는 무가의 주술성이나 신성성에는 아무런 도움을 주지 못하는 요소들이다. 흥미 위주로 문학적 윤색을 위해 삽입된 것이다.
그러면 이러한 현상은 왜 나타난 것인가?
무는 입무과정을 기준으로 강신무와 세습무로 나눌 수 있다. 巫儀도 그 목적에 따라 주설적 무의와 자위적 무의로 나눌 수 있다. 그 중 강신무는 비교적 무가의 보유가 질적으로나 양적으로 빈약하다. 그들은 애당초 무당이 되고자 한 것이 아니라 무병이라는 과정을 거쳐 무당이 되었기 때문이다. 신과의 교접 능력은 부여 받았으나 무의를 행하는 기교가 부족할 수밖에 없다. 반면 세습무는 대를 내려서 전수되기 때문에 무의를 하는 기교나 무가의 가창을 장기적으로 학습하여 고정전승의 무가형을 많이 보유하고 있다. 그들은 자신의 무가에 문학성을 입힘으로써 세련되고 일반인에게 더욱 친근한 무가의 형태를 만들어 갔다. 따라서 무가의 문학적 발전은 이러한 세습무에 의해 이루어졌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무가는 주술성과 문학성의 양면을 가지게 되었다. 그러나 인지가 발달하고 과학적 의술이 대중에게 신임을 받게 되자 주술적 무의는 쇠퇴하기 시작했다. 반면 인간의 요행심과 결부된 자위적 무의는 더욱 득세하게 되었고, 자연 무가는 주술성 보다는 문학성이 강하게 나타나게 되었다. 이는 무의가 신성한 의례로부터 민중의 구경거리로 전락되면서 곡예화, 연극화된 것과 맥을 같이 한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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