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문자료

노원신문1- 月白雪白天地白(월백설백천지백) - '필 받다' 원고(1회)

月白雪白天地白(월백설백천지백)

도정 권상호

庚寅(경인) 새해는 큰 눈으로 더욱 밝게 다가왔다. 경(庚)은 오행에서 흰색을 뜻하고, 인(寅)은 호랑이를 가리키므로 2010 경인년(庚寅年)에 태어나는 아이는 흰 호랑이띠에 해당한다. 흰색을 사랑하는 白衣民族(백의민족)이 白頭山(백두산), 太白山(태백산), 小白山(소백산) 골짜기에 붙어살며 흰 무밥을 즐겨 먹는다. 무를 채 썰어 白米(백미)에 섞어서 지은 밥을 양념장에 비비어 먹으면 목에 도리깨 소리가 난다. 꿀꺽. 다 먹고 나서 白沸湯(백비탕)으로 속을 달래면 그만이다.

그런데 백호띠 새해에 벽두부터 눈이 많이 내리니 눈이 부시다. 펄펄 휘날리는 눈이 눈 속으로 들어갔다. 눈물이 난다. 눈이 녹아 흐르는 눈물인가. 눈에서 나오는 눈물인가. 눈이 한자로 雪(설)이다. 大雪(대설)에 寒波(한파)까지 겹치니 설설 끓는 온돌방의 아랫목이 그립다. 길에는 온통 차들이 설설 기는구나.

雪(설)은 ‘손[又(손 우)]으로 만질 수 있는 비[雨(비 우)]’라고 해도 좋고, 눈의 모양이 ‘손을 펼친 모습’이라 해도 좋겠다. 팔목까지 합하면 6각형이 된다. 원래의 雪(설)자는 ‘雨(비 우)+彗(빗자루 혜)’로 쓰다가 ‘雨(비 우)+又(손 우)’로 간단하게 축약되었다. 雪(설)자의 고형에 빗자루가 있다는 것은 눈은 쓸어야 한다는 당위성을 가르쳐 주고 있다. 자기 집 앞의 눈을 쓸지 않으면 백만 원의 벌금을 부과하겠다는 말이 나올 수 없다. 彗星(혜성)은 빗자루로 마당을 쓸 듯이 긴 꼬리를 끌고 궤도를 그리며 운행하는 꼬리별이다.

큰 눈은 大雪(대설)이요, 작은 눈은 小雪(소설), 하얀 눈은 白雪(백설), 소나기눈은 暴雪(폭설), 상서로운 눈은 瑞雪(서설), 난처한 일이나 불행한 일이 잇따라 일어나면 雪上加霜(설상가상)이렷다. 눈싸움도 雪戰(설전) 말다툼도 舌戰(설전)이다. 오늘따라 雪田(설전)에서 친구랑 舌戰하며 추억의 雪戰이라도 붙어보고 싶다. 雪寒風(설한풍) 속에서도 雪中梅(설중매)는 피려나.

수십 년 만의 暴雪이란다. 空虛(공허)스님과 김삿갓이 金剛山(금강산) 白雲庵(백운암)에 거처하며 주고받은 和答詩(화답시)와 판소리 사철가의 한 대목이 떠오른다.

月白雪白天地白(월백설백천지백)

달도 희고 눈도 희고 온 세상이 희오.

山深夜深客愁深(산심야심객수심)

산 깊고 밤 깊어 나그네 시름도 깊으오.

가을이 가고 겨울이 돌아오면 낙목한천 찬바람에 백설만 펄펄 휘날리어 은세계가 되고 보면은 月白雪白天地白(월백설백천지백)허니 모두가 백발의 벗이로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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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권상호
* 차기 준비 자료

서리는 한자로 霜(상)이라 하고, 눈은 雪(설)이라 한다. 날씨와 관계되는 글자인데, 霜(상)은 늦가을과 관계있고, 雪(설)은 겨울과 관계 깊다. 24절후 중에 서리가 내린다는 ‘霜降(상강)’과 눈이 많이 내리는 ‘小雪(소설)’, ‘大雪(대설)’이 있다.

霜(상)은 雨(비우)+相(서로 상)으로 물방울이 서로 상대하여 있는 모습이다.


舌(설)은 千(일천 천->많다)+口(입 구->말하다) : 말이 많다. 곧 혀를 가리킨다. 예컨대 용설란(龍舌蘭)은 용의 혀처럼 생겼다. 장광설(長廣舌)은 말이 너무 많다는 뜻이다.

雪(설)은 손처럼 펼쳐져 있다. 又(우) 곧 손의 변형, 눈의 생김새가 손처럼 생겼다는 것을 알았다. 雪辱戰(설욕전), 雪膚花容(설부화용)은 미인을 가리킨다. 紅爐點雪(홍로점설)은 붉은 화로의 한 점의 눈이니까, 극히 미약한 힘, 보잘것없는 것을 가리킨다. 이치를 깨달아 눈 녹듯이 해결되다. 글에는 문리, 만물에는 물리, 하늘에는 천리, 땅에는 지리, 사람에게는 윤리, 몸에는 생리가 있다.

設(설) = 言(언->말, 글)+殳(수->몸뚱이, 도구). 베풀다는 만들다는 뜻, 글로된 설계도를 보고 도구를 이용하여 만들다. 附設(부설) 큰 것에 작은 것이 붙어있는 것, 敷設(부설)은 철도를 부설하다. 爲人設官(위인설관)은 어떤 특정한 사람을 위하여 관리를 만들다는 뜻.
說(말씀 설, 달랠 세, 기쁠 열) 兌(태)는 기쁘다, 바꾸다. 태도는 기쁘게, 내용은 분명하게 말하다. 遊說(유세)는 돌아다니면서 자기주장을 펼치는 일이요, 學而時習之不亦說乎(학이시습지불역열호), 橫說竪說(횡설수설) 가로로 눕혀 얘기하다가 세로로 세워 얘기하다.

申(신) 위 아래로 통할 곤, 연결 또는 분리, 거듭하다, 말하다. 아뢰다
內申(내신) 안으로 보고하다. 안으로 아뢰다.
申命記(신명기) 모세가 하늘이 명하는 바를 대신하여 아뢴 기록.
申申當付(신신당부) 거듭거듭 부탁하다.

臣(신) 家臣(가신)

新(신) 서있는 나무를 도끼로 자르면 뿌리는 살아 있으므로 내년에 새 순이 돋아난다. 新約(신약), 新藥(신약)은 새롭게 개발된 약
新沐者必彈冠(신욕자필탄관) 새 술은 새 부대에 담는다. 결심을 표현할 때,

失(실)은 손에 잡은 새(乙)를 놓치다. 早失父母(조실부모), 茫然自失(망연자실) 아득한 모양, 막막한 모양, 충격으로 멍한 상태.
室(실) : 宀(집 면) + 至(지) 일하고 돌아와 푹 쉬다. 아내. 小室(소실), 正室(정실), 溫室效果(온실효과)
爛商(난상)討論(토론) 宮(궁)商(상)角(각)徵(치)羽(우)
菜根譚(채근담)

謹賀新年(근하신년)
勤(근) 부지런하다. 堇(근)은 진흙, 조금의 뜻, 뒤는 力(력). 힘이 조금밖에 없다. 적은 힘이지만 쉬지 않고 일하므로 부지런하다의 뜻이 된다. 勤政殿(근정전) 부지런히 정치를 돌보는 대궐. 勤所稅(근소세) 勤勞所得稅(근로소득세)의 준말
賀(하)
新(신)
年(년)
加(가) 力(력)은 행동, 口(구)는 계획으로 볼 수 있다. 행동에는 계획을 더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