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문자료

노원신문 28 - 재미난 十二支(십이지)

재미난 十二支(십이지)

 

                                                   도정 권상호

  宇宙(우주)란 무엇인가. 나는 三間(삼간)으로 말한다. 三間(삼간)이란 時間(시간), 空間(공간), 人間(인간)을 가리킨다. 흔히 끝없는 시간과 있는 무한한 공간의 총체를 우주라고 하지만, 이 우주를 인식하는 주체인 인간을 빠뜨릴 수 없다. 人間이라고 할 때에 ‘間’ 자는 時間과 空間에서 따온 글자이다.

  서양 철학자들은 존재하는 모든 것을 우주로 보고, 동양 철학자들은 무한한 時空(시공)을 우주로 보고 있다. 동양의 우주관은 <淮南子(회남자)>에 가장 정확하게 표현되어 있는데, 여기에는 上下(상하)와 四方(사방)을 宇, 往古(왕고)와 來今(내금)을 宙라고 규정하고 있다. , 공간적으로 무한한 것을 宇, 시간적으로 끝이 없는 것을 宙의 개념으로 판단하고 있다.

  宇宙(우주)는 쉼 없이 돌고 있는데, 이 순환 원리를 표현하기 위해 인간은 干支(간지)를 만들어 사용하고 있다. 干支의 뜻은 幹枝(간지), 줄기와 가지를 가리킨다. 나무의 줄기와 가지는 서로 붙어서 하나로 살아가듯이 干()과 支()도 陰()과 陽()처럼 맞붙어 움직이는 것이다.

  인간이 느낀 하늘의 표상은 十干(십간), 땅의 표상은 十二支(십이지)였다. 하늘의 상징으로 十干, 땅의 상징으로 十二支를 창안했는데, 이를 문자화할 때에는 十干은 하늘을 바라보고 살아가는 식물의 모양으로, 十二支는 땅을 굽어보고 살아가는 동물의 모양으로 나타냈다.

  해는 陽()이고 달은 陰()이다. 年月日時(연월일시)에서 年과 日은 해를 중심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陽인 干이 중요하고, 月은 달을 중심으로 만들고 時와 같이 열둘로 나누었기 때문에 陰인 支가 중요하다.

  그리하여 일 년은 열두 달, 하루는 열두 때로 나누어, 十二支를 각각 붙였으니, 子丑寅卯辰巳午未申酉戌亥(자축인묘진사오미신유술해)가 그것이다. 이리하여 우리는 오늘날까지 이른바 12진법으로 시간 생활을 영위해 오고 있다.

  음력 11월은 음이 극에 달하고, 양이 싹트기 시작하는 ‘冬至(동지)’가 들어 있어서 동짓달이라고 부른다. 동짓달인 子月(자월)에서 출발하여 이듬해 음력 10월인 亥月(해월)에서 끝난다. 마찬가지로 하루 중에도 음이 극에 달하고, 양이 싹트기 시작하는 밤 12시를 子時(자시)라고 부른다. 子時에서 출발하여 다음날 10시인 亥時(해시)에서 끝난다.

  그리고 이 十二支는 十二支神像(십이지신상)으로 표현하여 쥐·소·범·토끼·용·뱀·말·양·원숭이·닭·개·돼지 등의 열두 가지 동물로 상징한다. 그리고 ‘나는 말띠다.’라고 할 때처럼 사람이 태어난 해를 十二支가 상징하는 동물들의 이름으로 이르는 것을 ‘띠’라고 부른다.

  十二支神像(십이지신상)은 머리는 동물이지만 몸은 사람의 형상을 하고 있는 神()의 형상으로서 실존하는 동물이 아니다. 띠를 나타내는 실제 동물의 한자는 鼠(쥐 서)·牛(소 우)·虎(범 호)·兎(토끼 토)·龍(용 룡)·蛇(뱀 사)·馬(말 마)·羊(양 양)·猿(원숭이 원)·鷄(닭 계)·犬(개 견)·猪(돼지 저)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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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쯤 하고 본론으로 들어가 볼까나.

  첫째는 子(첫째 지지 자, 동짓달, 쥐띠)이다. 子月은 음력 11, 子時는 오후 11시에서 오전 1시 사이의 두 시간을 가리킨다. 子時의 중간인 밤 12시를 子正이라고 하는데, 쥐들이 왕성하게 활동하는 때이다. 방위로는 北, 오행으로는 水, 동물로는 쥐에 해당한다. 연중 해가 가장 짧으니 날이 가장 어두운 달이며, 시로도 하루 중 해가 반대 방향에 있을 때니까 가장 어두운 때이다. 고양이[()]는 십이지에 들지 못했기 때문에 십이지의 첫째인 쥐만 보면 잡아먹지 못해 안달이다.

  원래 이 子는 ‘양팔을 벌린 '어린아이'의 모양을 본뜬 글자이다. 의미는 ‘아들, 남자, 스승, 접미사, 당신’ 등으로 쓰인다. 子息(자식), 男子(남자), 孔子(공자), 帽子(모자)로다. (어리석을 매)는 강보에 싸인 아이 모습, (지킬 보)는 강보에 싸인 아이를 어른이 옆에서 지키고 있는 모습이다.

  다음은 丑(둘째 지지 축, 섣달, 쥐띠)이다. 丑月(축월)은 음력 12, 丑時(축시)는 오전 1시에서 3시 사이이다. 손가락을 묶은 모양으로 사람이 하고자 하는 바가 있으나 곧바로 실행할 수 없음을 뜻한다. 丑月에는 추우며 농사를 지을 수 없고, 丑時에도 날이 새기를 기다려야 일을 할 수 있다. 다만 소는 이 시간에 편안히 되새김질하는 시간이다.

  (셋째 지지 인, 정월, 범띠)이라. 寅月(인월)은 음력 正月(정월), 寅時(인시)는 오전 3시에서 5시 사이이다. 범이 스트레칭 하는 시간이다. 사람()이 집() 안에서 두 손을 맞잡고 굳게 약속()하는 모습에서 본뜻은 ‘삼가다’이다. 정월은 바로 일 년을 설계하며 차례를 지내고, 삼가 근신하는 달이 아닌가.

  (넷째 지지 묘, 음력 2, 토끼띠). 卯時(묘시)는 오전 5시에서 7시 사이이다. 동요의 노랫말처럼 토끼가 새벽에 일어나 세수하러 왔다가 물만 먹고 가는 시간이다. 띠로 보면 앞에는 범이 가고, 뒤에는 용이 오고 있는 형국이므로 토끼는 지혜롭게 토끼지 않을 수 없다.  방위로는 東(동녘 동), 오행으로는 木()에 해당한다. 글자 형태는 양쪽 문짝이 열어젖힌 모양이다. 卯月(묘월)에는 겨울의 문이 열리고, 卯時(묘시)에서 하루의 문이 열린다. (버들 류)도 주렴처럼 가지가 열려 있기 때문에 꾀꼬리가 드나드는 것이다.

  (다섯째 지지 진, 음력 3, 용띠)이라. 辰時(진시)는 오전 7시에서 9시 사이로, 용이 햇살을 받아 걷히는 안개를 타고 승천하는 시간이다. 갑골문의 모양을 보면 ‘힘차게 뻗어 나가 떠는 모습’이다. ‘脣(입술 순)’은 몸의 위쪽에서 뻗어나 잘 떠는 부분이요, (애 밸 신)은 여자의 몸에서 뻗어 나와 진동하니 姙娠(임신)한 것이다. ‘振(떨칠 진)’은 손이 뻗어 나가 떠는 모습에서 振動(진동)하는 것이요, (욕될 욕)은 손마디가 떠니 욕된 일을 당한 것이다. (벼락 진)은 빗속에서 벼락이 쳐서 떠는 것이요, (놀랄 진)은 놀라서 입이 떠는 모습이다. (새벽 신)은 해가 뻗어 나올 때이며, ‘農(농사 농)’은 밭에서 곡식이 뻗어 나오길 바라는 豊(풍성할 풍)에 대한 소망이 담겨 있다. 日月星辰(일월성신)은 해와 달과 별을 뜻하는데, (별 성)은 밝게 돋는 별을, (별 신)은 바람에 스쳐 떠는 별을 가리킨다.

  (여섯째 지지 사, 음력 4, 뱀띠). 巳月(사월)은 四月(사월)이다. 巳時(사시)는 오전 9시에서 11시 사이로 날씨가 제법 따뜻해져서 뱀이 나올 시간이다. 巳는 뱀이 몸을 도사리고 있는 모양이다. 실제의 뱀도 같은 발음의 蛇(뱀 사)이다. 갑골문은 갓 태어난 어린아이 모양이고, 전서는 꼬물대는 뱀의 모습으로 나타난다. 巳와 비슷한 글자로는 已(이미 이)와 己(자기 기)가 있다. 신에 대하여 몸을 도사리고 있는 모양은 祀(제사 사)이다. 祭祀(제사)로다.

  (일곱째 지지 오, 음력 5, 말띠). 午月(오월)은 五月(오월)이다. 五時(오시)는 오전 11시에서 오후 1시 사이의 두 시간을 가리킨다. 午時의 중간인 낮 12시를 午正(오정)이라 하며 말이 초원을 힘차게 달릴 때이다. 하루 중 양기가 제일 활발한 때이며, 특히 양기가 하늘을 찌르는 5 5일을 ‘端午(단오)’라고 한다. 방위로는 南(남녘 남), 오행으로는 火()에 해당한다. 午는 본디 ‘절굿공이’의 상형이었는데, 지지로 쓰이자 본뜻을 살리기 위하여 杵(공이 저) 자를 만들었다. 그렇다. 午時(오시)에는 햇살도 대지를 향해 따갑게 절구질하는 시간이다. 그 결과 森羅萬象(삼라만상)이 태어나고 자란다. 얼씨구.

  (여덟째 지지 미, 음력 6, 양띠)로다. 未月(미월)은 六月(유월)이다. 未時(미시)는 오후 1시에서 3시 사이로, 모든 동물이 식곤증으로 오수를 즐길 때 순한 양은 평화롭게 풀을 뜯는다. 未 자는 본래 ‘나뭇잎이 무성하여 앞이 보이지 않는다.’라는 의미였는데, 지지로 쓰이자 본뜻을 살리기 위하여 昧(어두울 매) 자를 만들어 본뜻을 살렸다. (끝 말)은 나무 끝의 작은 가지를, (아닐 미)는 큰 가지를 뜻한다. 

  (아홉째 지지 신, 음력 7, 원숭이띠)이라. 申月(신월)은 七月(칠월)이다. 申時(신시)는 오후 3시에서 5시 사이로, 원숭이들이 재롱을 부릴 때이다. ()은 ‘번개’의 상형으로 電(번개 전)의 원형이었다. 음력 7월에는 천둥 번개가 연중 가장 많이 치는 달이다. 옛사람들은 번개 치는 일은 神(귀신 신)의 영역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므로 申月(신월)에는 身(몸 신)을 愼(삼갈 신)해야 한다. 그리고 번개는 매우 빠르므로 迅(빠를 신)과 통한다. 迅速(신속)이로다. 사람이 번개처럼 곧게 펴는 것은 伸(펼 신, 기지개 켤 신)이다. 輸出伸張(수출신장)이로다.

  (열째 지지 유, 음력 8, 닭띠)로다. 酉月(유월) 8, 酉時(유시)는 오후 5시에서 7시 사이로 닭이 홰에 올라 잠자는 시간이다. 방위로는 西(서녘 서), 오행으로는 金()에 해당한다. 酉月은 秋夕(추석)이 있는 달이다. 秋收(추수)를 하고 난 뒤에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秋收感謝祭(추수감사제)를 지내는 일이다. 秋夕(추석)이 바로 그날이다. 그리고 모든 씨알도 겨울잠을 준비하는 계절이다. 酉 자는 본디 술동이의 상형으로 ‘술’을 뜻한다. 이 글자가 지지로 쓰이자 본뜻을 살리기 위하여 酒(술 주) 자를 만들었것다. 酉가 있으면 類類相從(유유상종)하는 친구들과 유머를 나누며, 酉가 있는 곳에 留(머무를 유)하며 遊(놀 유)하고지고……. you me가 구분이 안 가네. 잘한다.

  추수감사절 때, 제사상에 술을 바치는 사람은 酋(추장 추), 제사는 奠(제사 전)인데 모두 酉() 자가 들어있다.

  (열한 번째 지지 술, 음력 9, 개띠)이로다. 戌月(술월) 9, 戌時(술시)는 오후 7시에서 9시 사이로 초저녁 개 짖는 소리가 귀에 따갑다. 戌 자는 지지 외에는 사용되지 않는 자로서 (도끼 월) 자와 통하며, 돌도끼 모양에서 출발한다. 戌月에 왕은 술을 담가 놓고 사냥을 하며 지방 巡禮(순례)를 한다. 진흥왕의 순수비도 戌月에 완성되었다나.

  마지막으로 亥(열두 번째 지지 해, 음력 10, 돼지띠)이다. 亥月(해월) 10, 亥時(해시)는 오후 9시에서 11시 사이이다. 이 亥時에 돼지처럼 먹는 돼지에게 먹을거리를 한 번 더 주어야 꿀꿀하는 소란 없이 편안히 잠이 들 수 있다. 놀랍게도 亥는 豕(돼지 시)와 비슷하게 생겼다. 亥 자는 ‘(머리 두)+人人(두 사람)+(사정함)’의 구조로 一男一女(일남일녀)가 陰陽和合(음양화합)하여 ‘씨’를 주고받는 의미였다. 그 결과 孩(어린아이 해)가 태어나고, 지지로 쓰이자 核(씨 핵) 자를 만들어 본뜻을 살렸다. ‘씨’처럼 중요한 것을 새기는 것을 刻(새길 각)이라 한다. 兒孩(아이), 核心(핵심), 篆刻(전각)이로다.

 

  선조들은 十二支(십이지)를 손바닥의 열두 마디에 얹고 살았다. 여기에 十干(십간)을 붙여가며 六十甲子(육십갑자)를 암기하고 나선 唐四柱(당사주)와 四柱八字(사주팔자)를 보면서 운명을 점쳤다.

  “世上萬事(세상만사) 喜怒哀樂(희로애락)이 내 손 안에 있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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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권상호
음양에 대하여
http://rohss66.com.ne.kr/5haeng.html
권상호
우주에 관하여
http://blog.sina.com.cn/s/blog_5b1b21af0100buny.html
권상호
한자에 세상이 담겼어요 : 양동숙 교수님이 들려 주는 한자 이야기 1

내 몸이 한자래요

내 몸에 한자가 숨었어요

하늘에 한자가 달렸어요

땅에는 한자가 굴러다녀요

사람들은 한자 속에 살았대요

동물원에 한자들이 다녀요

농사도 한자로 지었어요

음식도 한자에 담았어요

싸움도 한자로 했어요

옷도 한자로 만들었어요

조상님도 한자로 만나요

글방에 한자가 쌓였어요

맺음말